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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 Talk! Talk!] 강호경 애플파이스튜디오 대표

"모바일 가상 애완견 '헬로펫'으로 현대인의 메마른 감성 다독여요"

▶현대사회는 각박하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면서도 감정적 고립에 힘들어한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절대로 어색하지 않다. 현대인들은 메마른 감정을 채워주는 무언가를 갈구한다. 반려동물은 이럴 때 아주 좋은 해결책이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우리는 반려동물을 키우며 모자란 감정선 1%를 채운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 타인과 함께 거주하는 주거문화에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스타트업 애플파이스튜디오의 모바일 가상 펫(Pet·애완동물) 서비스 ‘헬로펫’은 스마트폰 공간에서 사이버 펫과 감성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신개념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강호경 애플파이스튜디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애플파이스튜디오가 개발한 헬로펫은 스마트폰 어느 화면에든 나타나 사용자와 함께 하는 가상 펫 서비스다. 강호경 애플파이스튜디오 대표는 헬로펫이 사용자의 삶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서비스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혹시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 허(Her)’를 보셨나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강호경 대표가 기자에게 불쑥 질문을 던졌다. 보지는 못했지만 잘 알고 있는 영화였다.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목소리 출연만으로 전 세계 남성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녀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관능적인 음색은 남성팬들에게 ‘ 듣는 즐거움’ 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개인적 팬심(心)은 잠시 접고 영화 내용을 떠올려보았다.

반려동물의 감성을 모바일에 구현

영화에서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OS) ‘사만다’ 로 등장한다. 아내와 별거 중인 남자 주인공은 외롭고 공허한 삶 속에서 사만다와 소통하며 조금씩 행복을 되찾는다.

강 대표는 모바일 가상 펫 서비스 ‘ 헬로펫’이 영화 속 사만다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단순하고 정형화된 대화가 아니라 사용자와의 감정 공유와 소통을 위해 탄생한 서비스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말한다. “헬로펫은 개발과정에서부터 스마트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을 인식해 스마트하고 감성적인 반응을 보이는 펫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딱딱한 대화를 나누는 매개체를 넘어 펫의 감성을 구현하려고 노력했죠. 영화 속 사만다라는 OS처럼 프로그래밍 언어 이상의 가상 애완견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애플파이스튜디오가 개발한 헬로펫은 스마트폰 어느 화면에서든지 나타나서 사용자와 함께하는 가상 펫 서비스다. 사실 과거부터 이와 유사한 서비스는 꾸준히 시장에 출시 되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헬로펫과의 대화는 꽤 사실적이다. 예를 들어 실제 일기예보를 자동으로 인식해 ‘내일은 비가 오니 우산을 꼭 챙기세요’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바로 1990년대 후반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휴대용 전자 애완동물 사육기 ‘다마고치’다. 일본에서 개발된 다마고치는 국내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학생들의 소유욕구를 자극했다. 2000년대 들어서며 다마고치 열풍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의 활성화는 모바일 속 ‘다마고치’로 다시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마고치에서 모티브를 딴 가상 펫서비스는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지금도 꾸준히 유통되고 있다.

‘취향 저격’ 제대로 한 헬로펫

그렇다면 과연 헬로펫은 다마고치, 그리고 유사 서비스와 무엇이 다를까? 강 대표는 말한다. “저희가 생각하는 헬로펫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항상 함께한다는 것’, ‘다양한 재미가 있다는 것’, ‘소셜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으로의 확장’이죠. 이 중 저는 ‘항상 함께 한다는 것’ 을 타 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가상 펫 서비스들은 아무래도 앱을 실행하는 동안에만 기기 안에서 한정적으로 운용됩니다. 하지만 헬로펫은 다릅니다. 모든 화면에 항상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강 대표의 말처럼 헬로펫에 등장하는 반려견 캐릭터는 따로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등장한다. 캐릭터는 화면을 뛰놀며 쉴 새 없이 사용자와의 대화를 유도한다. 대화는 실제 상황을 반영해 꽤 구체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내용이 반영된다. 예를 들어 내일 날씨가 우천(雨天)이라면 ‘ 내일은 비가 오니 우산을 꼭 챙기세요’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또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전송되면 ‘ 문자가 왔으니 확인하세요. 저희는 잠시 나가서 놀고 있을게요’라며 센스 있는 문자 알림을 선보인다.

이 같은 독창성은 우후죽순 쏟아지는 가상펫 앱 간의 경쟁에서 헬로펫을 선두권에 올려놨다. 현재 헬로펫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주요 앱 마켓에서 소셜 분야 5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20만 건, 이 중 실제 사용자는 약 8만 명 수준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인위적인 홍보 마케팅 활동 없이 오로지 사용자들의 입소문만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점이다. 강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기자에게 한 가지 퀴즈를 던졌다.



“혹시 ‘취적십덕사’라는 말 아세요?” 처음듣는 단어였다. 흡사 외계어를 연상시키는 ‘취적십덕사’ 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강 대표는 말한다. “취적십덕사는 10~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은어입니다. ‘ 취향을 저격당해 죽은 덕후’의 줄임말이죠. 덕후는 아시다시피 한 가지에 빠져 있다는 뜻의 일본어 ‘오타쿠(otaku)’의 한국어 버전입니다. 쉽게 말해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취향에 너무 빠져죽었다는 일종의 감탄사라고 하더군요. 요즘 헬로펫 사용자들 사이에서 ‘취적십덕사’라는 단어가 통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죠.”

‘취적십덕사’라는 단어에서 보듯 헬로펫은 입소문을 타고 덕후들을 양산해내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강 대표는 이러한 성공의 요인으로 펫이라는 대중적 소재에 주목했다. “내부적으로는 대중적 소재인 펫을 선택했기 때문에 인기몰이가 가능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펫의 동작, 말풍선 같은 콘텐츠들을 자연스럽고 귀엽게 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이러한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헬로펫은 ‘잊혀지지 않는 서비스’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는 쉬워도 막상 성공하기는 어려운 분야가 바로 모바일 앱 시장이다. 그리고 성공의 달콤함을 오랜 기간 맛볼수 없는 시장 역시 모바일 앱이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앱 사이에서 장기간 인기를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강 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사실 애플파이스튜디오 창업 전, 또 다른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업에서 서비스 기획담당으로 근무했다. 그곳에서 그는 어학, 여행,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해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결코 새로운 콘텐츠는 아니었다. 기존에 히트를 했던 콘텐츠를 따라가는 후발주자이다 보니 인기는 금방 시들해지기 일쑤였다. 강 대표는 여기서 자신만의 확고한 기획 철학을 확립하게 된다. ‘잊혀지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자’ 는 것이었다. 강 대표의 기획 철학은 헬로펫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사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은 세상이죠. 그런 가운데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내려면 서비스의 첫인상, 그리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우와 신기하다’, ‘이런 기능이 있다니’ 등의 깜짝 놀랄 만한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죠. 신기함은 금방 시들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저는 ‘ 잊혀지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사실 내용은 아주 단순해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든 순간에 함께할 수 있는 서비스죠. 지겹다는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생활 속에 스며드는 서비스를 구현해내고 싶었습니다. 저는 헬로펫이 바로 그러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외출했다고 집에 있는 반려동물을 까마득히 잊지는 않잖아요. 헬로펫도 잊혀지지 않는, 잊을 수 없는 생활 속 친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실 강 대표에게 창업은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다. 그는 우연히 찾아온 창업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고민조차 없었다. 헬로펫이라는 콘텐츠의 성공에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저와 공동창업자 2명은 애플파이스튜디오 창업 전부터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6개월간 휴식기간을 가졌죠. 어느 날 회사 대표님에게 연락을 받고 한자리에 모이게 됐어요. 근황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대표께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주시더니 개발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시더군요. 그 몇 가지 아이디어 중 저희가 선택한 모델이 바로 헬로펫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발성 프로젝트 성격으로 만들어볼까 했죠. 그런데 기획과 개발에 들어가면서 ‘아 이거 성공할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고 망설임 없이 창업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막연한 기대도 아니었어요. 기획한 대로 콘텐츠가 잘 나오면 망하려야 망할 수는 없는 아이템이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헬로펫은 감정 고립에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감성적 콘텐츠를 탑재하고 있다.



자신 있게 개발에 돌입한 강 대표였지만 개발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다. “개발 초기에 기획이 두 번 정도 완전히 엎어졌어요. 나름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현했다고 생각했는데 테스트 모델은 저희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했죠. 주변 의견과 피드백을 들어가며 기획했던 방향을 완전히 수정했는데 솔직히 맥이 빠지더라고요. 기획을 갈아엎는 게 반복되다 보니 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강호경 대표는 포기 대신 확신을 불어넣는 데 집중했다. 팀원들을 다독여가며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다행히 팀원들도 대표의 믿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서로를 독려하며 개발에 매진했고, 서비스 기획 개시 후 불과 4개월 만에 헬로펫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뛰노는 헬로펫을 꿈꾼다

강 대표는 최근 들어 해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국적, 인종, 나이, 성별과 상관없이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확신 때문이다. 현재 애플파이스튜디오는 북미,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현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반가운 소식도 날아들었다. 중국 유명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서 러브콜이 온 것이다.

강 대표는 “얼마 전 중국의 유명 모바일 회사에서 저희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진출 여부를 떠나서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헬로펫의 가능성을 인정해줬다는 점은 향후 해외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에게 헬로펫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물어봤다. “당면과제는 헬로펫이 가진 다양한 장점들을 극대화시키려고 합니다. 감정의 고립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감성적 콘텐츠를 추가하려고 해요. 궁극적으로는 사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앱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헬로펫의 가상 펫들이 일상생활에서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친구가 됐으면 하는 게 저와 애플파이스튜디오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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