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린 정부의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 회의에 기업·채권자는 물론 국민 대다수의 관심이 쏠린 데는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사즉생(死卽生)’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구조조정의 원칙, 구조조정자금 마련 방안, 실업대책 등은 빠진 두리뭉실 대책이라는 감을 지울 수 없다. 이날 정부가 밝힌 구조조정 계획을 보면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 주채무계열 및 개별기업, 공급과잉 업종 등 3개 트랙으로 나눠 각각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도가 고작이다.
지금 시급한 것은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피도 눈물도 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하는 일이다. 외환위기 때 정부가 강압적으로 추진한 빅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구조조정을 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자금은 결국 국민 혈세로 충당된다. 이를 어떤 방법으로 마련할지에 대해 정부는 구체안을 내놓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실업대책 역시 정책대응 병행, 지속 모니터링 등 추상적인 말 대신 확실한 방안을 제시했어야 맞다.
구조조정은 올해를 넘기면 실패한다. 정부는 이 점을 명심하고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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