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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파 小화랑들 '서촌 시대' 열다

효자로·자하문로 따라

최근 2~3년새 속속 둥지

다양한 현대미술가 소개

'뜨는 동네' 부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경복궁 서쪽 마을을 가리키는 ‘서촌’으로 실력파 작은 화랑들이 몰리고 있다.

1980년대까지 서울 화랑가의 중심은 인사동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청계천 북쪽을 일컫는 경복궁 동쪽 일대의 ‘북촌’이 급부상했다. 국제·현대·학고재·아라리오 등 대형 갤러리와 금호미술관·아트선재센터가 포진한 데다 지난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까지 개관해 ‘북촌 전성시대’가 열렸다.

그러던 것이 최근 2~3년 통의동을 비롯한 통인동·옥인동·효자동·창성동 일대 ‘서촌’으로의 갤러리 이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 조선시대 집권층 사대부가 살던 북촌의 대형미술관과 화랑을 고급 부티끄샵에 비유한다면 전문직 중인과 예술가들이 살던 서촌의 갤러리는 개성있는 소규모 디자이너샵에 빗댈 수 있다.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이헌정, 성태훈 작가의 2인전으로 개관한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 전시 전경 /사진제공=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


이헌정,성태훈의 2인전으로 개관한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의 박소정 디렉터 /사진제공=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


지난달만 해도 효자로 영추문 맞은편에 인디프레스갤러리, 자하문로 안쪽에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가 새로 문을 열었다. 소규모 갤러리지만 확보한 작가군이 막강하다.

젊은 기획자 박소정 디렉터의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는 지난달 7일 거물급 중진작가 성태훈·이헌정의 2인전으로 개관했다. 성태훈은 전통 옻칠기법을 수묵화에 접목한 신작을, 이헌정은 현대미술로 지평을 넓힌 도자작품을 선보였다. 통인시장과 인접한 이 지역은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화가 이중섭, 시인 이상과 윤동주 등이 살았던 곳이다. 지난해 인사동에서 옮겨온 사진전문 갤러리룩스를 비롯해 한옥갤러리 서촌재, 갤러리291 등이 둥지를 틀었고 인근에 시인 이상의 집터를 개보수한 ‘이상의 집’과 박노수미술관이 있다. 박 대표는 “유서 깊은 곳에 위치한 갤러리인 만큼 국내외 동시대의 다양한 현대미술가를 소개할 것”이라며 “미술을 일상에, 나아가 다양한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발전적 공간으로 꾸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달 초 경복궁 영추문 맞은편 효자로에 개관한 인디프레스갤러리


화가 최진욱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김정대 인디프레스갤러리 대표


김정대 인디프레스갤러리 대표는 부산 기반으로 근대미술을 주로 소개해오다 서울까지 진출했다. 신학철·황용엽 등 원로 거장들과 교분을 이어왔고 주재환·박이소·최정화의 3인전인 ‘쓰리 스타쇼’도 기획했다. 개관전으로 최진욱 추계예대 교수의 개인전을 열었다. 홍익대 예술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상업화랑의 정체성을 지키되 학예적 고찰을 거친 전시기획을 통해 학계가 시장과 대적하게 하는 게 목표”라며 “11월에는 설치작가 박찬경씨, 12월에는 이영욱 교수 등 외부기획자를 적극 영입해 전시하면서 신진작가도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신생공간 사이, 즉 효자로와 자하문길 사이에는 서촌에 먼저 뿌리내린 대림미술관과 진화랑이 있고, 갤러리시몬과 아트사이드·리안갤러리가 자리잡고 있으며 아트팩토리, 통의동보안여관, 갤러리그리다 등 15개곳 가량의 전시장들이 들어차 있다. 이처럼 인사동,북촌에 이어 서촌으로의 쏠림은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소규모 화랑의 생존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화랑들의 이주는 이른바 ‘뜨는 동네’ 현상과 맞물려 돌아가는데 이미 북촌의 삼청로는 물론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로와 경리단길, 한남동 등이 전철을 밟았다. 때문에 대규모자본에 의해 지역의 문화정체성이 잠식당하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부터 서촌을 지키려는 커뮤니티 공간 ‘혁이네’ 등 자생적 노력도 활발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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