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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페인과 그리스의 다른 길…한국의 선택은

한때 남유럽 재정위기국가(PIGS)로 불릴 정도로 골칫덩어리 취급을 받았던 스페인과 그리스 경제가 최근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고 있다. 최고 26.9%까지 치솟았던 스페인 실업률은 6월 기준으로 20%까지 떨어졌고 연초 2.7%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던 경제성장률도 3%를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그리스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6월 176.9%까지 상승했다. 4년 전 두 나라가 모두 경제위기로 구제금융까지 받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전문가들은 결정적 요인으로 노동개혁을 꼽는다. 스페인은 2012년 노동시간과 해고 규제를 완화하는 대대적인 노동개혁을 단행했다. 그 덕분에 스페인 공장의 시간당 인건비가 유로존의 73% 수준으로 낮아졌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등 각국 기업들이 투자할 여건이 된 것이다. 지난해 스페인 자동차 산업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 규모는 50억유로로 전년의 2배에 달했다.

이에 반해 그리스는 강성 노조의 반대로 민영화와 개혁법안 추진이 겉돌고 있다. 5월에는 그리스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대중교통 등 기본 서비스마저 전면 중단됐을 정도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법인세 등 세금도 대폭 올려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꺾었다. 2012년 20%였던 법인세가 29%로 높아지면서 수많은 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옮겼다. 한때 4%대였던 실업률이 25%까지 급등한 이유다.



지금 우리 경제도 재도약의 갈림길에 서 있다. 주력 제조업체마다 높은 인건비 부담에다 낮은 고용 유연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타개하지 못하면 언제 그리스와 같은 처지로 떨어질지 모른다. 자명한 것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로 경제회복의 돌파구를 찾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더 이상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늦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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