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월 말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꾸준한 주택거래와 집단대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여전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4,000억원으로 지난 8월보다 6조1,000억원(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8월(8조6,000억원) 보다는 다소 낮지만, 2010년에서 2014년 9월 평균 증가 규모인 1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정부가 가계대출의 소득 심사를 강화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집단대출 보증 비율을 낮추는 등의 억제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음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한 셈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분할상환 △차주(대출 받는 사람)별 소득심사 강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집단대출 보증 한도와 건수 제한 등 대출관련 규제대책을 연이어 내놨다. 지난 8.25 대책에서는 HUG가 보증해주는 집단대출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췄다.
은행도 이에 발맞춰 8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를 8개월 만에 올린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견조한 주택거래, 꾸준한 집단대출 취급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56가구로 전년 대비 23.0%(2,2067가구) 늘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의 증가세는 한 풀 꺾였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등 기타 대출 잔액은 169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000억원 늘었다. 추석상여금 유입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 대비 증가 폭이 축소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9월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2조7,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8,000억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3,000억원 준 164조원이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2조1,000억원 늘어난 58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56조원으로 전월보다 2조2,000억원 증가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