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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텐서플로, AI의 '안드로이드' 될까

김인중 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교수

개방해 성공한 안드로이드처럼

구글, 딥러닝 오픈소스SW 넘어

범용 AI 플랫폼 확장 가능성

韓기업 '나눔' 통해 세계 공략을





얼마 전 구글은 자사의 인공지능(AI) 엔진 ‘텐서플로 버전1’을 전격 공개했다. 텐서플로는 구글 검색, 구글맵, 구글 번역 등 구글의 주요 서비스에 탑재돼 AI 기능을 담당한다.

지난 2015년 11월 텐서플로의 초기 버전이 공개됐을 때 많은 이는 구글이 자사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무료로, 그것도 소스코드까지 공개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구글은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해 텐서플로를 개선하고 더 나아가 많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텐서플로 전에도 딥러닝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는 많이 나와 있었다. 그럼에도 텐서플로는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머신러닝의 제국’이라 할 수 있는 구글이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텐서플로는 다른 딥러닝 오픈소스 SW보다 우수한 추상화 및 시각화 기능을 제공하는 등 탁월한 완성도를 보였다.

이후 1년이 지나 정식 버전이 공개된 지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텐서플로의 영향력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텐서플로의 다운로드 수는 4만4,000회에 이른다. 2위인 ‘카페(버클리대)’의 다운로드 수 1만6,000회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번에 발표된 정식 버전에서는 학습속도 등 다른 딥러닝 오픈소스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된 지점에 대한 대폭적인 개선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내부구조 역시 많이 개선됐다. 이 같은 발전은 텐서플로의 지향점이 단순한 딥러닝 오픈소스 SW를 넘어서 범용 AI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사실 이러한 행보는 안드로이드의 초기 상황을 연상시킨다.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생태계를 석권한 구글이 텐서플로를 앞세워 AI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지배하기 위해 한 걸음 내디딘 것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지금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범용성과 잠재력이 있지만 수학적으로 복잡해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적었다. 딥러닝의 성능과 잠재력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실제로 현실적인 문제에 딥러닝을 적용하는 것은 소수의 전문가들만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러한 딥러닝이 다양한 현실적 문제에 적용될 수 있게 된 데는 선두 그룹의 연구자들이 공개한 오픈소스의 공로가 매우 크다. 그럼에도 기존의 오픈소스들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상당한 기술적 이해를 요구한다.

만약 모바일 생태계의 안드로이드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플랫폼이 출현한다면 기술 장벽이 낮아질 것이다. 더 나아가 AI 기술이 대중화하면서 막대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구글의 텐서플로는 범용 AI 플랫폼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오픈소스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텐서플로가 지속적인 발전으로 대중성을 갖는 AI 플랫폼으로 완성된다면 구글은 수많은 개발자가 참여하는 생태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며 그 효과는 실로 막대할 것이다.

구글의 이 같은 행보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교훈을 준다. 스마트폰 출현 후 세계의 정보기술(IT)은 플랫폼을 제공하고 생태계를 가꾸는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은 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선진 IT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기술을 공개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자와 이용자를 끌어당기고 있다. 기술 공개는 우수한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필수적이다. 우리 기업들도 가진 것들을 나누는 ‘개방적 문화’를 가꿈으로써 AI 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한편 세계 무대를 향해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인중 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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