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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용창출은 못하고 방치된 청년희망펀드의 교훈

청년 일자리 창출에 쓰일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한 청년희망펀드가 존폐기로에 처했다는 보도다. 23일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운용된 청년희망펀드 889억원의 90%가량인 810억원이 1%대 은행 정기예금에 예치돼 있다. 해외취업이나 면접 컨설팅 지원 등 당초 취지에 맞게 쓰인 것은 10%가 채 안 되는 80억원에 불과하다. 청년 일자리 지원에는 쥐꼬리만큼 사용되고 대부분이 예금통장에 방치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해 펀드 모금에 동참했던 국민들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태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우니 아예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 지경이 된 것은 정부의 자업자득이다. 펀드를 어떻게 운용할지, 자금을 어떻게 써 실업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돈 모으기에만 급급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무엇보다 청년실업 문제를 펀드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난센스다.

예산과 입법을 수반한 정책으로 다뤄야 할 사안을 ‘관치펀드’로 해결하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한 발상이었다. 정권의 치적을 쌓는 데 이용한 전시행정이나 캠페인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코드가 반영된 관치펀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통일펀드, 상생·동반성장펀드, 기술금융펀드, 녹색펀드, 자원개발펀드 등 수두룩하다. 여기에 맞춰 금융권에서는 상품을 우후죽순 쏟아내곤 했다. 이들이 계속 유지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전 정부의 정책이나 코드 상품은 슬그머니 사라지기 일쑤다. 거의 고질병 수준이다. 지금 상태라면 청년희망펀드도 이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악순환은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자 국력낭비다. 새 정부는 ‘코드 맞추기’의 폐해를 직시하고 과거 정부와 같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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