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대목동병원 사고, 곪은 게 터진 것"…신생아중환자실 의사의 한숨

수도권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

"의사 1명이 미숙아 15명 24시간 전담"

일본은 3~4배 인력…근무여건 개선돼야

신생아중환자실./연합뉴스




“신생아중환자실을 지키는 의사는 자기 시간이 없습니다. 올해 단 하루도 휴가를 못 갔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터지고 비난이 쏟아지니 정말 너무나 힘듭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소아청소년과) A(40)씨의 말이다. A씨와 같은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신생아의 입원에서 퇴원까지 전체적인 관리를 담당한다.

A씨가 담당하는 신생아중환자실에는 현재 30명의 미숙아가 입원 중이다. 이들을 돌보는 건 사실상 전문의 2명이다. A씨 혼자서만 15명이 넘는 아이를 온종일 돌봐야 하는 셈이다.

A씨는 “밤에도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신생아실로 달려가야 하는 24시간 근무체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쉬지 않고 일해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별도의 당직비도 없다”면서 “진료수가가 인상되고 정부 지원금도 늘었지만 병원의 이득일 뿐 의사한테 돌아오는 것은 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대목동병원에서 4명이 신생아가 숨진 데 대해 “곪을 대로 곪아 있던 게 터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여러 아이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된 구호조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 1명이 신생아 4∼5명을 돌보고 A씨가 일하는 정도의 신생아중환자실에는 전문의만 8명이 넘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A씨는 “신생아 치료에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일본만큼은 아니더라도 희망이 보여야 후배들도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려 할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에게도 초등학생 아이가 둘 있다. 하지만 미숙아를 챙기느라 자신의 아이들은 ‘알아서 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미숙아가 건강해져도 사람들은 의료진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는지 생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삶을 팽개치고 헌신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도 봐줬으면 좋겠다”며 말을 마쳤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