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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드 사외이사'로 입맛 안맞는 CEO 손보겠다는 건가

정부와 노조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통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주 사외이사를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에 CEO가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개편안을 내놓았다. CEO가 사외이사·감사를 추천하고 그들이 다시 CEO를 선출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임추위에서 CEO가 빠지는 대신 사외이사를 3분의2 이상 포함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금융위는 ‘셀프 연임’을 막으려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3년 전 금융당국이 만들었던 지배구조 모범규준과는 정반대 논리여서 이해하기 힘들다. 2014년 KB금융의 전산 시스템 기종 선정과정에서 이사회 의장이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자 당국은 대안으로 CEO의 이사회 참여를 허용했다. 금융권에서 “독려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손바닥 뒤집듯 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문제는 사외이사의 권한이 비대해지는 부작용이다. 그렇잖아도 금융지주 이사에 정부와 인연 있는 인사들이 잇달아 추천되면서 ‘코드 사외이사’ ‘관치’ 논란이 불거지는 판이다. 노조 사외이사 추천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KB금융지주 노조는 23일 주총에 근로자 사외이사 선임안을 올렸다.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가 반대 권고를 해 통과가 불투명하지만 경영에 간섭하려는 노조의 시도가 계속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



지배구조 개편이나 노조 사외이사가 금융사 신뢰 제고로 이어진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입맛에 맞지 않는’ 인사를 손보기 위해서라면 다른 문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후자에 가깝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코드 사외이사를 투입해 경영에 개입하고 CEO를 흔드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회 제출 전까지 개편안 재검토 등이 필요하다. 경영진에 대한 평가는 실적 등 경영성과에 따라 주주들이 결정하도록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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