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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재고 심상찮다] 인건비 뛰고 생산성 급락…"예고된 위기"

노조 눈치에 생산량 못 줄이고

車산업 고비용구조 한계 직면

노사 합의로 생산성 향상 꾀한

르노 스페인 공장 교훈 삼아야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쌍용차의 상황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2016년 쌍용차는 재고가 판매로 이어지는 재고기간이 20일로 전년에 비해 6일이나 줄었다. 2014년 7만여대에 불과하던 내수 판매는 10만대를 넘어섰고 수출도 5만2,200대로 전년대비 16% 이상 뛰었다. 차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2,600억원 수준에서 2,000억원대로 확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요 수출시장이던 카자흐스탄 등 신흥 시장 수출이 줄면서 재고자산은 다시 2,600억원대로 불었고 쌓인 재고를 내보내기 위해 판매관리비와 인건비는 뛰면서 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엄혹한 환경에 처해 있다.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가 40% 넘게 급감했고 미국 시장에서도 전략차종 투입이 늦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시장 부진으로 현대차의 재고기간은 2014년 30일에서 58일, 기아차는 46일에서 87일까지 길어졌다. 재고자산도 현대차는 11조원을 넘어섰고 기아차는 10조원에 육박했다.

더욱이 미국 시장 부진은 한국 생산법인까지 흔들고 있다. 현대차 국내 사업장의 경우 재고기간은 2014년 18일에서 지난해 28일, 기아차는 15일에서 24일로 늘어났다. 해외 생산은 늘고 판매는 줄었는데 국내 생산은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다. 현대차는 2014년 국내 생산이 187만대에서 165만대로 22만대, 기아차는 171만대에서 152만대로 19만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감소 폭은 현대차 23만대, 기아차는 27만대에 달했다. 해외 생산 증가를 감안하면 ‘수출 감소 폭+해외 생산 확대 폭’만큼 국내 생산량이 줄어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출 감소 폭만큼도 생산을 줄이지 못했다. 업체 관계자는 “노조와 협의한 생산 목표량도 있고 공장 유지를 위해 생산해야 하는 물량도 있어 판매와 생산에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 감소-생산 유지-재고 상승-인건비 및 판관비 상승-이익률 저하’의 한계 상태로 내몰렸다.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생산이 동시에 줄었지만 노조와의 매년 협상으로 임금은 오른다. 자동차산업협회가 추산한 2016년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2%로 일본 도요타(7.8%), 독일 폭스바겐(9.5%)을 한참 웃돈다. 반면 생산성은 정반대다. 자동차 1대 생산시간은 2016년 현대차 국내 공장의 경우 26.8시간이다. 현대차 체코 공장(21시간)은 물론 혼다 캐나다 알리스톤(22.7시간), 포드 독일 쾰른(16.7시간)보다 길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비용 문제가 더 쌓이면 산업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위기 상황을 맞자 노사가 합의해 비용은 줄이면서 생산성은 세계 수준으로 높인 르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위원은 “판매가격 대비 높은 임금을 해결하고 경쟁사보다 소홀히 한 미래투자를 더 늘리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경우·조민규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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