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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론에 춤추는 대입제도개편, 후유증 걱정된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16일 대학입시제도 개편과 관련한 공론화 추진방안을 심의·의결했다. 50만여명에 이르는 수험생의 대학 가는 길을 사실상 여론으로 결정하는 초유의 정책실험이 진행된 셈이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가 8월 초 제시한 권고안을 토대로 8월 말 2022학년도 대입제도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공론화를 통한 입시제도 개편은 외형적으로는 지난해 원자력발전 중단 결정 과정과 엇비슷하다. 하지만 원전 공론화는 단순히 찬반 의견을 묻고 결과를 도출하는 데 불과했다. 이번에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대입제도를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전 공론화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교육부가 의뢰한 주요 논의사항을 조합하면 입시제도 개편모형이 수십~수백개에 이른다. 더구나 입시제도만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제각각인 것도 없다. 제도마련의 공론화 과정에서 초래될 사회적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일단 입시제도 확정까지 일정부터 촉박하다. 4개월 남았다지만 공론화 범위 설정과 입시제도 모형 추리기 등 사전준비 절차를 빼면 결정의 키를 쥔 국민참여형 숙의 기간은 사실상 2개월밖에 안 된다. 확정시기를 미룰 수도 없다. 8월은 지금의 중학교 3학년이 고교입시를 앞둔 시점이어서 대입제도를 확정해야 할 물리적 시한이다. 교육당국은 국민참여형 공론화 절차의 운영방안에 대해 아무것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문가 참여비율과 적정표본 선정 같은 기술적 애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탓이다. 숙의 참가자 선정을 두고 이런저런 논란이 불거지면 결과에 대한 시비로 이어질 공산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로 인한 혼란은 고스란히 교육현장의 피해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책이 여론에 춤추기 시작하면 제대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정책 결정이 입시제도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데 있다. 국민들이 민감한 정책 현안마다 공론화에 부치자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는 이에 대한 대답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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