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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도심 속 낡은섬' 핫플레이스로 다시 숨을 쉰다

익선동·성수동·을지로 등 서울 구도심

때타고 부서진 한옥·건물 살려 인테리어

이색숍·예술 넘치는 젊은이의 공간 부상

신흥상권 정착 '젠트리피케이션'이 변수





# 서울 종로3가역과 낙원상가 사이. 어른 둘이 지나가기에도 빠듯한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종로구 익선동. 지난 1920년대에 지어진 120여채의 한옥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이곳은 북촌 가회동보다 더 이른 시기에 만들어져 올해 3월 서울의 마지막 한옥마을로 지정됐다. 당초 재개발이 예정돼 있던 익선동이 한옥마을로 지정된 것은 익선동이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신흥 번화가로 각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낡은 한옥에 ‘힙’한 카페나 수제맥주 펍, 사진관 등 개성 있는 숍들이 들어차면서 금요일 밤이나 주말에는 걷기 힘들 만큼 많은 이들이 이 거리를 찾는다. 특히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한 한옥이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도 손꼽힌다.

# 1970년대 자동차부품, 철공 공장, 수제화 공방 등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성수동은 오랫동안 도심 속 준공업지역으로 이름을 날렸다. 산업 고도화로 공장들이 침체를 겪고 주변부로 밀려나면서 활기를 잃었던 성수동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기름때 묻은 독특한 풍경과 저렴한 임대료, 편리한 접근성에 매료된 젊은 예술가들이 찾아들면서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오래되고 낙후된 구도심이 신흥 핫플레이스로 재조명받고 있다. 종로구 익선동과 을지로·성수동·삼각지 등 서울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동네들이 바로 그곳이다. 홍대 인근의 상수동과 합정동·연남동 그리고 압구정과 가까운 가로수길. 가로수길에서 또다시 파생된 세로수길이나 이태원 인근의 경리단길까지. 지금껏 이름을 날렸던 신흥상권은 대부분 대형상권 근처에 조성돼 유동인구를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명성을 얻기 시작한 신흥상권들은 기존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공업지역이나 업무지구·주택가 등 대형상권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 둥지를 트는 것이다. 무엇보다 낡고 오래된 곳일수록 더 큰 환영을 받는 분위기다. 허름할수록 임대료가 저렴해 자본이 부족한 청년층도 창업할 수 있고 오래된 것에 새것을 가미해 독특한 분위기도 자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옥이나 때 타고 부서진 건물을 그대로 살려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신흥 핫플레이스들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특징 덕택에 신흥 핫플레이스는 기존에 그 지역에서 살아온 토박이, 한 자리를 오래도록 지켜온 가게들과도 조화를 이뤄내며 자신만의 신선한 매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물론 새로운 상권이 생겨날 때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기존 주민들이 쫓겨나기도 하고 초창기 지역을 개척했던 가게들마저 임대료 부담으로 어쩔 수 없이 짐을 싸기도 한다. 과연 신흥 핫플레이스들은 이런 부작용을 극복하고 과거와 현재, 원주민과 외지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새로운 상권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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