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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와 따로 노는 대출금리]"국고채금리 떨어졌다더니 이자 더 올라"...'변동형' 차주들 부글

최근 몇달사이 금리 내려간 '혼합형 주담대'와 대조

"국고채와 코픽스,디커플링 당연" 전문가 설명 불구

"코픽스, 현실 반영 못해" 새 대출기준 요구 목소리도





시장금리를 보여주는 국고채 3년물이 지난 1년간 상대적으로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년째 오르면서 변동형 주담대 차주들이 느끼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두 금리 간 갭이 커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차주 입장에서는 ‘내 대출 금리만 올라간다’는 불만이 쌓이는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이달 공시한 지난 8월 잔액 기준 코픽스는 1.89%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오르며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만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80%로 0.01%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씨티·SC제일 등 8개 은행이 자금을 모을 때 든 비용을 평균적으로 산출한 것으로 정기예금 비중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다음이 금융채와 정기적금이다. 국고채는 코픽스를 산출할 때 포함되는 대상이 아니어서 단기적으로 방향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국고채 금리와 코픽스 금리는 사실상 상관관계가 전혀 없지만 차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현실과 반대인 것이다. 더구나 금리 상승기에 변동형 주담대를 한 차주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코픽스 금리가 공시되면 즉각 가산금리를 더해 변동금리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결정한다. 코픽스는 크게 ‘신규 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신규 코픽스는 은행이 전달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므로 그간의 자금조달비용을 모두 반영하는 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신속하게 시장금리가 반영된다.

이 때문에 대출을 받을 때 금리 상승기에는 잔액이, 하락기에는 신규가 통상 유리하다. 신규 코픽스가 6월 1.84%에서 8월 1.80%로 하락한 것도 최근 내리막을 탔던 시장 금리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뒤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잔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해 변동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은 시장 금리와의 갭 때문에 원리금 상환 부담이 훨씬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잔액 기준 코픽스가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은 과거 조달한 저금리 자금이 만기도래하고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자금이 신규 반영된 데 따른 태생적인 영향”이라며 “은행들이 소매고객 특판상품을 앞세워 고객 유치 경쟁을 했고 이것이 조달금리 상승이 돼 변동형 대출금리가 오르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에 대비해 은행들이 대출자금을 미리 확보해두기 위해 수신경쟁을 벌이다 보니 잔액 기준 코픽스가 연일 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금융당국의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의 비율) 규제에 대비해 은행들이 5월까지 특판예금을 쏟아내면서 코픽스가 급등했다는 분석도 있다. 6월 금융당국이 새로운 예대율 규제 시행을 내년 하반기로 1년 유예하겠다고 밝힌 후에는 특판예금이 크게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상승은 수신금리에 서서히 반영돼 은행 조달금리 개념인 코픽스 금리에도 시차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은행은 예대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같이 규제에 대응해 운영하는 조달 이슈가 있다”며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는 시장금리와는 별개인 예수금 금리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LCR은 금융위기 시 자금인출 사태 등 심각한 유동성 악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은행이 당국의 지원 없이 30일간 자체적으로 견딜 수 있도록 대비하기 위해 정한 규제다. LCR은 2015년에 도입된 후 단계적으로 5%포인트씩 높아져 내년에는 100%를 맞춰야 하는데 LCR을 관리하기 위해 은행들은 비교적 이탈이 적은 소매 예수금을 적극 늘렸다.

게다가 변동금리 대출자가 전체 대출자의 70%에 달하는 만큼 내 금리만 올라간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일각에서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높아져 은행이 예대마진을 취한다는 시각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조달금리 역시 은행의 비용이므로 의도적으로 높일 필요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같은 복잡한 내면의 산식에도 불구하고 차주들은 당장 코픽스가 시장 금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느냐는 의문을 보이고 있다. 과거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해 매기던 대출금리 기준을 담합 논란 이후 코픽스로 교체했지만 이제는 이마저 실물금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변동형 주담대와 시장금리가 별개로 움직이는 현상이 단기적으로 나타나더라도 코픽스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그나마 CD 금리와 코리보 두 가지 정도가 거론되는데 CD 금리는 발행 자체가 많지 않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완충지대 금리 기준으로 탄생한 코픽스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사실상 다른 대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시 CD 금리를 기준으로 회귀하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코리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은행 간 거래가 거의 없는데다 조작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통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은행별로 다르고, 만기도 다양하기 때문에 일부 시장금리 수준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조달과 코픽스 금리 산정 간 시차도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코픽스 금리가 시차를 두고 같은 방향으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차주들의 금리 부담 착시도 저절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정원·서일범·김기혁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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