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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베큐' 반한 1020 북적 "한국 온듯"

[하노이 '진로 BBQ' 식당 가보니]

테이블마다 환기구 설치하고

한글 간판으로 실내 벽 장식

"한국드라마서 본 고깃집 친숙"

입소문에 현지인 발길 이어져

진로, 개점 후 매월 매출 경신

뽑기 이벤트로 할인 등도 인기

29일 오후 8시경 진로바베큐에서 베트남 현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고 있다/허세민 기자




“한국인이 운영하는 고깃집이라는 얘기를 듣고 친구랑 찾아왔어요. ‘고기 하우스’ 같은 베트남 사람들이 운영하는 한국식 바베큐(BBQ) 식당을 가본 적 있는데 그곳보다 고기가 기름지지 않고 양념도 적당해 더 맛있어요.”

29일 오후 8시경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동다구 힌투캉 지역에 자리 잡은 하이트진로의 ‘진로 BBQ’는 10~20대 베트남 젊은이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추첨 이벤트에 당첨된 23세 대학생 찌와 화는 한국 고깃집을 떠올릴 수 있는 환기구가 설치된 좌석에 앉아 여느 한국 대학생과 다름 없는 모습으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초 시범 운영으로 문을 연 진로 BBQ는 현재까지 매월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베트남 1020세대의 입소문에 힘입어 이날도 예약석을 포함해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한글로 도배된 벽. ‘순길 이발관’, ‘사진관’ 등 사장님이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한글 간판이 복고 스타일의 트렌디한 분위기를 풍겼다. 10여 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맞춰 입은 티셔츠에 쓰인 ‘아끼면 망한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 왔다. 한국의 여느 고깃집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것이 ‘코리안스타일’이었다.

29일 오후 8시경 진로바베큐에서 손님들을 대상으로 추첨 이벤트를 열고 있다/허세민 기자




진로 BBQ는 베트남에서 불고 있는 한국식 바베큐 문화 열풍을 타고 최근 문을 열었다. 앞서 베트남 프랜차이즈업계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골든 게이트’와 ‘레드 썬’은 이미 2011년부터 한국식 바베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골든게이트는 ‘고기 하우스’와 ‘K-PUB 포장마차’, 레드썬은 ‘King BBQ’, ‘Dolpan Sam’, ‘Seoul Garden’, ‘Buk Buk’ 등의 한식 브랜드를 앞세웠다. 이들은 한국인 주방장을 채용하고 광고하며 마치 정통 한국 브랜드인 것 마냥 한류를 적극 활용 중이다.

베트남인들에게 바베큐 문화는 낯설지 않다. 긴 해안선을 갖춘 나라답게 해산물 구이 문화가 발달했고, 염소·소고기·가리비 등을 불판에 구워 먹는다. 다만 한국처럼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는 없어 베트남인들에게 한국식 바베큐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간다. 고깃집 광경이 한국 드라마에 배경으로 자주 나오는 까닭에 한류 문화에 젖은 베트남인들에게 익숙하기도 하다.

진로 BBQ는 로컬 기업보다 한국적 요소를 강화하며 젊은 층을 적중했다. 베트남어가 가능한 한국인 직원을 일부 고용해 젊은 고객과도 원활히 소통한다.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호응이 높은 뽑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진로 BBQ를 운영하는 정경모 사장은 “한국에서 이런 걸 하면 소란스럽다고 하지만 베트남인들은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뽑기 이벤트를 좋아한다”면서 “1·2·3등 팀을 뽑아서 할인을 해주거나 무료로 소주를 나눠주며 한국 소주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한식당과도 차별화했다. 한인 거주 지역에 문을 여는 대신 유동인구가 많은 로컬 오피스 상권에 자리를 잡은 것. 베트남 현지인들이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도록 기존 한인 식당보다 가격도 낮췄다. 정 사장은 “한인 타운에서 운영되는 한식당은 베트남인들이 식사를 하러 올 수 없는 그들만의 분위기가 있지만 이곳은 베트남인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라면서 “한인타운의 식당은 소주 한 병에 6,000~7,000원이지만 이곳에선 참이슬 클래식을 4,5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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