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익선동에는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19일 문을 연 ’독닙료리집’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신한희망재단에서 기획한 이 가게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 등의 독립운동가들이 생전에 즐겨 드신 음식을 직접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습니다.
100년 전 분위기를 재현한 그곳, 서울경제썸과 한번 떠나보실까요? |
메뉴들은 모두 독립운동가들이 남긴 과거 자료나 후손들의 증언을 참고해 철저한 고증을 거친 후 재현됐다고 합니다. 다만 맛은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약간의 변형 과정을 거쳤다고 하네요. 신한과 함께 손잡고 ‘독립료리집’을 시작한 김영진 셰프(르블란서 대표)는 “5월 중순께 고증 자료를 넘겨 받았고 약 한 달 간 메뉴 개발을 했다”며 “사실 독립료리집을 운영하면 저희 메뉴를 한 달 간 낼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임시정부 수립 백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을 되새기고자 하는 취지가 좋아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당시 시대와 상황을 고려할 때 음식이 더 소박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도 많았지만, 여러모로 상의한 결과 모양은 유지하되 맛은 현대화해서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독립료리집은 음식 뿐 아니라 독특한 외관과 분위기로도 눈길을 끕니다. 윤심덕의 ‘사의 찬미’ 등 개화기 시절의 음악이 가게를 채우는 가운데 멜빵과 중절모로 멋을 낸 종업원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재미있죠. 다양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는데, 임무(?)를 받아 동지들에게 전달하면 작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거나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이 가득 찬 포토존에서 열사들의 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의미를 담아 문을 연 식당은 연일 만석을 이루고 있으며 방문한 고객들의 만족도도 아주 높다고 합니다. 황대건 점장은 “다들 어떻게 알고 하루에도 전화 문의만 250통 가까이 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기존 고객층이 20~30대 초반이었다면 독립료리집을 오픈한 후부터는 40~50대는 물론 진짜 어르신들도 찾아오신다”며 “당시 시대를 기억하는 어르신들 가운데는 쫑즈를 드시고 눈물까지 흘리며 만족하는 경우도 있어 저희도 뿌듯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신한희망재단과 프랑스 가정식 전문점 ‘르블란서’가 함께 문을 연 ‘독립료리집’은 7월 21일까지 딱 한 달 간만 운영됩니다. 관심이 생기신다면 서두르시길!
/영상제작·연출=박원희·송윤지·정민수·정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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