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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대표 "하이브와 美합작사 계기로 두나무 실력 세계서 입증할것“

[CEO & STORY] 이석우 두나무 대표

-세계적 기업 꿈꾸다

코인·NFT·메타버스 기술력 승부

글로벌 종합 거래 플랫폼으로 도약

-고난 딛고 업계 선두로

규제·후발 주자 불리함 극복하고

작년 3분기까지 2.8조 역대급 매출

-암호화폐 생태계 구축

자본시장법으로 시장 재단 우려

사회적 논의 통해 함께 풀어가야

이석우 두나무 대표./오승현 기자




“올해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와 미국에서 조인트벤처(JV)를 론칭하는데 이 해외 도전이 성공해서 두나무가 글로벌 기업이 됐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에서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후배들도 열심히 창업할 테고 좋은 회사로 만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언젠가 한국이 본사인 세계적 기업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정의하는 글로벌 기업은 활동 무대나 시장이 세계적인 회사다.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기술력으로 자웅을 겨루는 것은 그가 NHN(현 네이버)이나 카카오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품어온 오랜 꿈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회사 IBM의 한국 지사에 근무하면서 설움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 있는 두나무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이 대표는 숙원인 해외 진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업비트 플랫폼 역시 사실상 해외 판로가 막혀 있어 내수 시장을 전전하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다. 해외 투자자가 국내 은행에 실명 계좌를 트고 업비트에 가입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는 “우리 실력은 정말 글로벌 수준인데 인구 5,000만 명의 작은 시장의 한계 때문에…”라며 거듭 안타까워했다. 그간 두나무의 해외 진출은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해외 송금을 거부하는 은행들에 의해 번번이 무산됐다. 일찌감치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도 현지 거래소들과 협력 관계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올 상반기 미국서 하이브와 NFT 합작사 설립


BTS,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를 보유한 하이브와 글로벌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이라는 해외 진출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이 대표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두나무와 하이브는 합작 자회사 설립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각각 7,000억 원, 5,000억 원을 상호 투자해 지분을 섞었다. 그는 “예컨대 주식회사로 할 것이냐, 유한회사로 할 것이냐 이런 협의들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며 “엔터티(Entity·법인 실체)부터 세팅이 된 다음에 언어 문제, 국내외 NFT 플랫폼 간 연동 여부 등이 정해진다”고 했다.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국내에서 업비트NFT,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세컨블록 등을 베타 서비스 중이다.

추가 진출을 계획 중인 국가를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리소스(자원)가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라서 지금은 미국에 ‘올인’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생각을 못 해봤지만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여력이 된다면 다른 나라도 진출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두나무가 해외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어(구매자)와 셀러(판매자)가 있고 중간에서 프라이스(가격)를 매칭(연결)시켜주는 그런 형태의 모바일 서비스는 우리(두나무)가 세계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이 대표는 향후 3년간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이고 관심의 공통분모가 되는 자산의 적정 가치가 발견되며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종합 거래 플랫폼을 키우겠다는 목표하에 ‘2025년 세계 속의 두나무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3분기까지 매출 2.8조…지난해 역대급 실적


빼어난 실적은 이 같은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두나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조 8,209억 원, 영업이익 2조 5,939억 원, 당기순이익 1조 9,9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92%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기준 업비트 누적 가입자 수는 890만 명이나 된다. 아이지에이웍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업비트 애플리케이션 이용 시간은 5,193만 시간으로 대형 증권사 앱(키움증권 영웅문S 1,666만 시간, 삼성증권 mPOP 1,262만 시간)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 대표는 “결국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선택해줘야 하는 것”이라면서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차별화가 통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2012년 4월 설립된 두나무는 2014년 2월 증권플러스, 2017년 10월 업비트, 2019년 11월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차례로 출시했다. 특히 업비트는 국내 최초의 모바일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후발 주자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왔다. 그러나 두나무의 여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4년 전에 갑자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들을 다 없앤다고 해서 굉장히 긴 겨울이 찾아왔다”고 회고했다. 2018년 1월 이 대표가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암호화폐거래소의 전면 폐쇄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급속도로 열기가 식었다. 모두에게 힘겨운 시기였지만 두나무에는 유독 혹독했다. 정부 방침이 거래소 폐쇄 대신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도입으로 선회했음에도 업비트의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의 유보적인 태도에 사실상 신규 고객 유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성장 가도에서 벗어나 업비트는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2년 반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두나무는 2020년 6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손을 맞잡으며 정상화의 초입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랬던 두나무가 지난해 말 우리금융지주의 소수 지분(1%)을 인수했다는 소식은 두나무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대표는 “사실 우리금융 쪽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면서 “서로 교류해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뜻이 맞았다”고 했다. 이어 “기존 전통 금융사와 관계를 계속 넓혀가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위험자산 투자 심리 급랭


누구보다 길고 긴 겨울을 견뎌본 적 있는 이 대표는 ‘긴축의 계절’이 왔음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그는 “긴축 재정에 들어가고 금리가 올라가니 투자 심리가 위축돼 빠지는 장세가 됐다”면서도 “모든 게 다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할 수는 없다. 투자자들이 (옥석을) 잘 (가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코인 전부가 계속해서 내리지는 않을뿐더러 하락장 속 진주를 골라내는 투자자의 안목도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커지면 커질수록 수요가 생기니까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다만 생태계가 무엇을 지향하고, 백서에서 밝힌 프로젝트가 마일스톤(이정표)대로 이행돼야 의미 있는 가격”이라고 조언했다.

실적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 이 대표는 “잘 알다시피 (암호화폐 시장은) 변동성이 되게 심하다. 트래픽이 폭증할 때를 대비해서 항상 다 세팅이 돼 있는 상태”라며 “우리가 뭘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기다린다”고 했다. 단기적인 수익성 제고를 위해 거래 수수료를 높일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리면 엄청나게 욕을 먹을 테고 그렇다고 내리면 안 그래도 독점이라고 비난받고 있는데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거라서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제일 맞지 않나 한다”고 했다. 구독제 서비스 등 과금 체계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자본시장법으로 암호화폐 재단 안 돼”


이 대표는 암호화폐업권법 제정 논의에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법을 전공했지만 법이 만들어진다고 다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식선에서 자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을 차용한 법안들을 가지고 이쪽 산업을 재단하게 되면 여러 가지가 현실과 맞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단적인 게 공시 문제다. 프로젝트들이 직접 플랫폼에 보도 자료 등을 올리도록 시범 운영해봤더니 이를 (시세조종에) 악용하는 케이스도 나타났다고 한다. 해당 서비스는 곧바로 중단됐다.

그는 “자본시장법상 공시의 주체도 (검증의 주체도) 없을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한테 어떻게 하면 정확한 정보를 제때 줄 수 있느냐가 사실은 포인트”라며 “거래소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제 사회적으로 같이 논의해봐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업비트는 이 같은 자발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취급하는 암호화폐의 3년 유통량 계획표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정부나 국회에 대한 설득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을 부르는 곳이 있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달려가 장시간 설명했다. 그는 “각 당의 가상자산 조직이나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 하는 의원들을 쫓아가서 설명하고 의견을 줬다”면서 “특히 장려할 것은 장려해야 이 산업이 살아난다고 수차례 말했다”고 했다. /사진=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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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서울 △1984년 서울대 동양사학 학사 △1991년 미국 하와이주립대 대학원 사학 석사 △1992년 중앙일보 기자 △1997년 미국 루이스앤드클라크대 법학 박사 △1999년 한국IBM 고문변호사 △2004년 NHN(현 네이버) 법무 담당 이사 △2010년 NHN 미국 법인 대표 △2011년 카카오 공동대표 △2015년 조인스 공동대표 △2017년 12월~ 두나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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