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으로 '민주 여신'이라 불린 아그네스 차우(周庭·27)가 캐나다로 떠난 사실을 알리면서 현지에 망명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명보 등에 따르면 차우는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석사 학위 과정을 밟은 지 3개월 됐다면서 "원래는 국가보안법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출두하기 위해 이달 말 홍콩에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나의 안전과 정신적·육체적 건강 등을 신중히 고려한 끝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평생 (홍콩으로) 안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우가 공개 발언을 한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차우는 고등학생 때부터 홍콩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며 특히 2019년 6월 약 100만명이 참여했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 등에서 리더 역할을 했다. 2020년 불법 집회 선동죄를 적용 받아 조슈아 웡 등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징역 10개월형을 선고받았던 차우는 약 7개월만인 이듬해 6월 석방됐다.
경찰은 그가 징역을 마치고 석방된 후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경찰에 출두할 것을 명령했다.
차우는 올해 토론토에 있는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후에야 경찰이 중국 선전을 방문하는 조건으로 여권 반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차우는 캐나다로 유학 올 때 홍콩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끊어왔지만 돌아갈 경우 경찰이 자신의 이동에 또 다른 조건을 내걸까 두려워 캐나다에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차우는 일본에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민주 여신’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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