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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랠리' 코스피 2800 돌파…외국인 이틀간 2조 쓸어담았다

2700선 돌파 하루 만에 2800선

외국인 삼전·SK하닉 집중 매수

태광산업은 3년만에 황제주 등극

환율마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

BNP “대만보다 한국이 강세일 것”

단기 급등에 변동성 확대는 유의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이틀 동안 코스피지수가 110포인트 상승하면서 11개월 만에 2800선을 돌파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환율 안정과 맞물리면서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결과다. 한국 증시 체질 개선이 본격화한 만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지만 단기 변동성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21포인트(1.49%) 오른 2812.0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넘은 것은 블랙먼데이 충격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18일(2824.35)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 취임 2거래일 만에 110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2700선에 이어 2800선마저 단숨에 돌파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6.02포인트(0.80%) 오른 756.23으로 마감했다.

이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증시 활성화 정책, 내수 부양 등의 기대감이 외국인투자가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9162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4일(1조 549억 원)에 이어 1조 원 규모로 사들였다.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9개월간 38조 4969억 원을 순매도하며 ‘셀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당선 이후 이틀간 약 2조 원 현물을 순매수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4~5일 SK하이닉스(5820억 원), 삼성전자(4028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21억 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2.25%) 주가는 장중 5만 9900원으로 ‘6만전자’ 턱밑까지 올라섰고 SK하이닉스(3.22%)도 22만 4500원까지 주가를 회복했다. 또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8.10%) 주가가 크게 오르고, 체코 신규 원전 수주 확정 소식에 두산에너빌리티(7.62%)와 한전기술(19.80%) 등 원전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수급 여건이 개선되자 시장이 호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태광산업은 전일보다 5만 3000원(5.32%) 오른 105만 원에 거래를 마치며 2022년 5월 9일(100만 1000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황제주 자리에 등극했다.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인 태광산업은 주가 부양 노력에 대한 기대감에 투심이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5일 기준 태광산업의 PBR은 0.22배다.

외국인투자가 유입이 확대되는 것은 새 정부 출범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당장 해외 투자은행(IB)부터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을 시장 친화적으로 평가하면서 당분간 주가·환율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골드만삭스는 “전략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 등이 한국 증시에 오랫동안 지속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BNP파리바도 “미국 무역 협상 관련 불확실성에 주식시장 매도 압력은 있겠으나 중기적으러는 대만 증시보다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때마침 미국 달러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 것 또한 외국인 수급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1원 내린 1358.4원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왔다. 중국 경기 회복, 원화 가치 절상 등 국내 증시가 회복될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춰진 만큼 미국 주식만큼이나 국내 주식을 주목할 시기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낙원 NH농협은행 파생전문위원은 “선거 전후 원화 강세 폭이 주요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두드러졌기 때문에 새 정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추가경정예산안 논의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 추세라면 이르면 7월, 늦어도 3분기 중에는 코스피 3000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약세 현상이 시작된 가운데 지배구조 개혁이 단기간에 끝날 이슈가 아닌 만큼 유의미하게 반등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대선 전 코스피지수가 2600 수준이었기 때문에 3000까지 오르는 것은 기본적인 변동성 수준으로 최종 목표치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국내 증시 강세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단기간 내 주가가 급등한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 데다 기업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 개선 없이 정책 기대감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증시 활성화 정책이 구체화될수록 증시 상승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 또한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최근 증시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서 쉬어가는 과정이 있을 수 있지만 수급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 실적 흐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도 “단기간 급등한 만큼 변동성 장세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상법 개정 이슈로 주가가 많이 오른 지주사나 저PBR주 투자엔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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