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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는 개미들?…주식 대신 211조원 뭉칫돈 몰린 곳은
증권 증권일반 2023.04.14 12:06:11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총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유럽 은행권 뱅크런 사태, 글로벌 금융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시중 유동 자금이 MMF에 몰렸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1분기 펀드시장 동향’을 통해 MMF 순자산총액이 지난 2월6일 기준 211조 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1분기 순자산총액 평균액은 194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157조 8000억 원)보다 23.4% 늘었다. 전체 유형 펀드에서 MMF 순자산총액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8%로 가장 컸다. 펀드 자금 유입도 MMF가 주도했다. 1분기 증권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소폭 순유출됐지만 MMF에 25조 원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와 전체 펀드시장에 30조 1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했다. 1분기 전체 펀드의 순자산은 909조 1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56조 6000억 원(6.7%) 증가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주식형 펀드는 1분기 1조 7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출됐지만 연초보다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며 운용자산(AUM)은 전 분기 말보다 9조 3000억 원 증가해 100조 7000억 원을 나타냈다. 채권형 펀드는 1분기 2조 1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출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당국이 내놓은 회사채 안정화 정책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운용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1조 8000억 원 늘어난 118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투협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 해외 은행권 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 충격은 비교적 양호했다”며 “2차전지 관련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며 코스닥지수가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보여 증권형 펀드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1분기 공모펀드는 28조 4000억 원이 순유입돼 운용자산이 전 분기 말 대비 44조 4000억 원 늘어난 327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는 1조 7000억 원 자금 순유입으로 운용자산이 581조 5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2조 3000억 원 증가했다. -
이창용 "한국서 'SVB사태' 나면 예금인출 100배 빠를 것"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4.14 10:08:47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만약 한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같은 파산 사태가 벌어지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보다 앞선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은행 위기 시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뱅크런’(예금 대량인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이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유럽 은행 혼란과 관련한 질문에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젊은 층의 디지털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속도도 빠른 만큼 이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매일 이뤄지는 차액 결제의 담보 비율을 높여야 하고,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았을 때 수일 내 예금을 돌려줬지만 이제 수 시간 내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감독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고, 금융통화위원회의 입장도 매우 강한(긴축적) 것 같은데, 언제쯤 이런 기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데이터에 달렸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연말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망대로 (물가 흐름이) 진행된다고 확신하게 되면 우리의 태도(긴축기조) 변화를 생각하겠지만, 확신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 요소로는 산유국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과 SVB 사태 이후 미국의 통화정책 등을 꼽았다. -
금감원장 "해외 투자자 위한 제도 개편·불합리한 규제 발굴할것"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3 10:35:17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해외 금융기관과 투자자의 수요에 부응하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해 신뢰받는 감독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대상 'FSS SPEAKS 2023' 행사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행사에는 외국계 금융사 한국 대표 및 임직원, 주한 외국 대사관, 주한 외국 상공회의소,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 금감원 임직원 등 약 240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등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신뢰와 혁신에 역점을 두고 감독정책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합리한 규제 발굴을 위한 혁신 추진조직 설치 등 감독업무 쇄신을 통해 보다 신뢰 받는 감독기관이 될 수 있도록 먼저 변화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등록의무 폐지, 외국펀드 심사 전담체제 구축 등 해외 금융기관과 투자자의 수요에 부응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편 중이며, 가상자산 규율체계를 마련해 혁신이 촉발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금융회사를 대상으로는 “한국 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자국의 모범적인 사례와 시스템을 국내에 적극 전파해 달라”고 당부하며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토록 하고, 부동산 PF 등 잠재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 강조 이날 행사 주제발표자로 나선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은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제 연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올해 글로벌 경제를 견인할 것이며, 한국의 국제수지 개선 및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는 해당 은행에만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며, 아시아 은행은 미?유럽 은행보다 회복 탄력성이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도이치은행은 향후 경영환경 변화를 가져올 3대 요인으로 △거시경제적 변화 △기후 위기 △급속한 기술발전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기반 금융서비스 제공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향후 간담회, 소통협력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국계 금융회사와의 소통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유가 하락에도 환율 오르자 수입물가 0.8% 올라…두 달째 상승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3 06:00:00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불확실성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전월 대비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다만 기저효과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하락했다. 13일 한국은행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입물가지수는 138.86(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올해 2월(1.9%)에 이어 두 달째 상승이다. 주요 품목을 살펴보면 돼지고기(6.8%), 화학첨가제(4.8%), 과일(2.9%) 등이 주로 올랐다. 수입물가가 오른 것은 국제유가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2월 평균 배럴당 82.11달러에서 3월 78.51달러로 4.4%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2월 평균 1270.74원에서 3월 평균 1305.73원으로 2.8%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하락해 두 달 연속 내렸다. 두바이유가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2% 하락했기 때문이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 흐름을 보기 때문에 이와 비교해서 보려면 수입물가지수를 전년 동월 대비로 보는 것이 좋다”며 “다만 최근 산유국 감산 등이 수입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변화 흐름을 보려면 전월 대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지수는 117.52로 전월 대비 2.0% 상승해 두 달 연속 올랐다.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도 환율이 오른 영향이다.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8.2%), 자일렌(4.2%), 열연강대 및 강판(2.6%), 디램(2.0%) 등이 상승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6.4% 하락해 3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
3월 FOMC 회의록 “불확실성 고조…통화정책 유연해야"”
국제 경제·마켓 2023.04.13 04:12:27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참석 위원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에 따른 경제 둔화 가능성에 주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 참석자 중 여러 명(several)이 추후 유연한 통화 정책을 주문했으며, 참가자들이 은행 위기로 인해 연말 금리 전망을 낮췄다고 회의록은 전했다. 12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3월 FOMC 회의록은 “참가자들은 앞으로 나올 경제 활동이나 고용시장, 인플레이션 정보 뿐 만 아니라 신용 여건과 흐름, 금융여건 등에 대한 향후 정보를 검토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며 “여러 명의 참가자들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자세를 유연하고 선택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기·속도 조절기·유지기 등 그동안 견지했떤 원칙적인 자세보다 경제가 언제 급변할지 모른다는 점을 고려해 회의 별로 상황에 맞게 대응하자는 목소리다. 사실상 필요할 경우 5월부터 동결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FOMC 위원들이 은행 위기를 후추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의록은 “참석자들은 최근의 은행 부문의 흐름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이 악화되고, 이는 경제 활동과 채용, 인플레이션을 누르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며 “참석자들은 이런 영향이 어느정도 수준으로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며 지속해서 인플레이션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회의록은 그러면서 “참석자들은 지난 12월 회의와 3월 회의 사이에 발생한 은행 위기가 경제에 대한 그들의 시각과 정책 전망,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며 “그동안 올린 기준 금리의 영향과 이번 은행 부문의 상황 전개가 맞물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장기 추세 이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일반적으로(generally) 전망했다”고 기술했다. 참석 위원들은 당시 경제 상황에 대해 △소비와 생산이 소폭 성장하고 있고, 동시에 △고용 과열과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 시장 불안과 관련해서는 “미국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건강하고 회복력을 갖추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agreed)”고 봤다. 추후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활동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지만 당시에도 시스템 붕괴 요인으로는 판단하지 않았다. 연준 내부 직원들(내부 연구)은 연내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내부 직원들은 “최근 은행 부문의 흐름이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고려할 때 올해 말부터 경미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
확 꺾이는 인플레… 美 연준 '스텝' 멈추나
국제 경제·마켓 2023.04.12 22:15:48미국의 인플레이션이 9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1년 9월 이후 처음 전년 동월 대비 기준 5%대에 진입했다.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지만 추세적 하락세는 확인됐다. 여기에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신용 경색, 경기 둔화 우려까지 맞물리며 연준이 통화 긴축 사이클을 다음 달로 마무리하리라는 이른바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통계국은 12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변동률이 전년 동월 대비 기준 5.0%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똑같이 5.0%를 기록했던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제시했던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전년 동월 대비 5.1%와 큰 틀에서 부합한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금리 인상 행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하며 전월(5.5%)보다 더 올라갔다. 노동시장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연준이 피벗을 감행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돌아가려면 한참 멀었다는 점도 연준에는 부담이다. 스티브 블리츠 TS롬바드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PI가) 연준의 바늘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높은 실업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둘러싼 연준 인사들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공격적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반면 연준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한 차례 금리를 더 올리고 유지하는 방안이 “합리적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5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확률을 75.8%, 동결 확률은 24.2%로 보고 있다. -
[시그널]'금리 동결'에 비우량 A급 회사채 쏟아진다
증권 IB&Deal 2023.04.12 18:15:434월 들어 순 발행액이 수백억 원 규모에 불과할 정도로 한산했던 회사채 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불거진 시장 불확실성 때문에 눈치 보기를 하고 있던 A급 이하 비우량채들이 속속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계획 중인 기업들은 15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발행 규모도 1조 5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을 보면 신용등급 ‘AA-’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13일 1200억 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A등급과 A+등급으로 신용등급 ‘스플릿(신용평가사 간 등급 불일치)’이 난 현대엘리베이(017800)터도 같은 날 차입금 상환 목적의 1200억 원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현대엘리베이터를 포함해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신용등급 A급 이하 회사들은 6곳 이상으로 파악된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AA-’ 미만을 비우량채로 분류하고 있다. 현대케피코(600억 원·A+)를 필두로 KCC건설(021320)(900억 원·A-)과 동원시스템즈(014820)(700억 원·A+), 현대건설기계(267270)(모집 금액 미정·A-) 등이 이달 중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보험(A)은 7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등급 A인 HD현대일렉트릭과 평택에너지서비스 등이 신용평가 결과 대기 명단에 올라 있다. 시장 상황이 호전되자 지난달까지 자취를 감췄던 ‘BBB+’급 기업도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된 대한항공은 1500억 원 조달을 목표로 17일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A급은 물론 BBB급 회사까지 공모채 시장으로 복귀하는 건 한은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얼마간 해소된 때문이다. 회사채 투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용 스프레드(‘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수치)도 확대 폭을 줄여가고 있다. 3월 초 67.9bp(1bp=0.01%포인트)에서 한 달 만에 80.4bp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신용 스프레드는 이날 80.9bp를 기록하며 최근 7거래일간 80~81bp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회사채 가격 하락을 의미해 결국 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 심리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한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용 스프레드가 안정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시장금리의 변동성이 축소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지표금리 및 매크로 변수의 동향을 추종하면서 신용 스프레드는 횡보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인 금리 하향 기대감이 커지면서 2분기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증권사 채권발행시장(DCM) 부서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 A급의 회사들은 몸이 달아 있지만 여전히 기관투자가들은 보수적”이라며 “(기관들이)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상단을 확인하고 나면 투자를 좀 더 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
삼성·미래에셋운용 '비트코인 ETF', 美·홍콩서 '질주'
증권 증권일반 2023.04.12 16:20:29암호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도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계기로 전통 금융자산에 대한 불신이 확산한 데다 글로벌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는 상장 날인 올 1월 1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55.79% 상승했다. 이 ETF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ETF는 운용 자산도 3개월여 만에 40억 5000만 원까지 불렸다. 올 들어 승승장구하는 비트코인 관련 ETF는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 주가 역시 올해 1월 3일부터 같은 날까지 홍콩 증시에서 25.87%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 상품은 지난해 6월 상장해 운용 자산을 141억 8000만 원까지 늘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X 블록체인 ETF’와 ‘글로벌X 블록체인 앤 비트코인 전략 ETF’도 올해 1월 3일(현지 시간)부터 이달 11일까지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각각 91.91%, 84.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인 글로벌X가 운용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한국에 암호화폐 관련 제도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연계 ETF들을 미국·홍콩 등 해외시장에만 상장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관련 ETF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미국·유럽발(發) 은행 파산 위기, 주요국 금리 인상 속도 완화 흐름 등을 꼽았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로 한동안 외면받던 비트코인이 대체자산으로 재부상하면서 관련 ETF도 힘을 받았다는 진단이다. ETF는 비트코인 현물 직접투자와 달리 암호화폐거래소 파산·해킹 등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박성진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은 “최근 미국·유럽 은행들의 파산 위기로 기존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자산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재조명받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달러화에 대한 대체자산으로 시장에서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은 “美, 물가·금융 리스크에 동시 노출…최악 땐 성장률 0.5%P↓”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2 12:00:00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미국 실물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반면 금리에 민감한 은행·부동산 등 일부 부문엔 긴축 영향이 반영돼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와 같은 금융 불안이 발생하고 있다. 사실상 물가와 금융 리스크가 동시에 나타나는 셈이다. 어떤 방향이든 미국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질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엔 0.5%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2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금융인상 이후의 미국 경제 상황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SVB 사태 이후에도 금융 불안 리스크와 함께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 기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병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먼저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미국 경제가 양호한 원인부터 살펴봤다. 이는 금리가 큰 폭 상승했으나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할 뿐만 아니라 재정 기조도 완화적인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기업이 고정금리 부채 비중을 크게 높였고, 가계소득도 초과저축과 노동 공급 부족 등으로 뒷받침돼 금리 인상 파급 효과가 제약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높은 물가상승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은행이나 부동산 등 금리에 민감한 부문에선 금리 인상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금리 인상 리스크를 가계·기업 대신 은행 등 금융 부문이 대부분 부담하고 있어 취약한 금융기관·업종에선 유동성 리스크나 신용 리스크가 언제든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SVB 파산도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중소형 은행 부문의 문제가 먼저 불거진 결과라는 해석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금융 불안으로 신용공급이 제약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미국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이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신용 위축이 발생하진 않는다는 전제다. 반대로 금융 불안이 확산돼 실물경제까지 일부 전이되는 금융 불안 심화 시나리오에선 미국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까지 하락한다. 만약 금융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돼 미국·중국 경제 회복세가 강화된다면 그것도 문제다. 두 나라의 경제 회복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 연준의 긴축 정책 기조가 한층 더 강화돼 미국 성장률은 다시 0.2%포인트 떨어진다. 금융 불안이 해소되든 아니든 미국 성장률 0.2%포인트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미국 성장률 하락은 글로벌뿐만 아니라 우리 성장에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한다. 금융 불안이 확산하는 경우나 연준이 긴축 기조를 다시 강화하는 경우에도 우리 성장·물가, 외환·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다. 이를 반영해 전날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1.6%보다 소폭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
IMF, 3개월만에 0.2%P 낮춰…국내외 주요기관 전망치 중 '최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4.11 22:00:00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합심해 돈 풀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살얼음판이다. 무역적자는 올 4월까지 14개월째 지속되고 있고 수출도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다. 그 결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국제통화기금(IMF)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로 1.5%를 제시했다. 올 1월 전망 대비 0.2%포인트를 낮췄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2.9%에서 2.8%로 조정했지만 우리 경제가 더 가파르게 악화한다고 본 것이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는 험난한(rocky) 회복 과정을 겪을 것”이라며 “부채 관리를 위한 긴축재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IMF는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월 전망치를 2.0%에서 1.7%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0.2%포인트 낮춘 셈이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1.8%),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놓은 전망치 중 가장 낮다. IMF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분절화 심화, 인플레이션 등 불안 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지나치게 높은 공공·민간부채 수준, 신흥국 중심의 신용 스프레드 상승 등도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IMF는 한국 경제를 더 심각하게 봤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9%에서 2.8%로 낮췄지만 한국이 속한 선진국 그룹의 전망치는 1.2%에서 1.3%로 높였다. 자세히 뜯어보면 미국은 1.4%에서 1.6%로, 유로존은 0.7%에서 0.8%로 올려 잡았다.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중국은 5.2%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 흐름보다 더욱 빠르게 악화한다는 것으로 대내에 잠재된 불안 요인이 그만큼 많음을 의미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의 경기 상황은 나아지고 있는데 한국의 경기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며 “점점 심각해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와 여전히 부진한 수출 실적이 대표적인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의 반등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한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가 개선되며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띨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회복세가 주춤해 ‘상저하중’ 흐름에 그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IMF 역시 내년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3.1%에서 3.0%로, 한국 전망치는 2.6%에서 2.4%로 낮췄다. 경기 회복세가 생각보다 늦게 나타나 내년 경제 반등도 밀릴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의 충격을 막을 재정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IMF는 “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며 “생계비 부담 완화를 위한 재정 지원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재정적자와 부채 규모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한 쓴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용 선심성 정책으로 대규모 지출을 하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석 교수 역시 “하반기 경기 반등 없이는 최소 20조 원대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표심 잡기용 공약 남발은 자제해야 한다”며 “재정지출 최소화, 세수 확보를 위한 노력이 없다면 경기 침체 흐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전채 계속 발행되면 문제…전기료 인상으로 대응해야"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4.11 17:45:40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자금시장의 블랙홀’로 떠오른 한국전력 회사채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많은 물량이 발행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대응할 것으로 본다”며 공공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전채 발행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우려에 대해 “발행 물량의 부담도 컸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 전체가 경직되면서 시장에 주는 충격이 더 컸다”며 “지금은 시장이 안정화된 상태로, 지난해만큼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계속 많은 물량이 발행되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결국 (한전채 발행) 시기와 폭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기요금 동결로 한전에 재무 부담을 키울 경우 또다시 한전채 발행이 늘어 자금시장의 블랙홀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도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면 경상수지 적자와 환율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한전채 발행 증가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전은 올 1분기에만 8조 1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6조 8700억 원)보다 17% 늘어난 것이다.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의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진 것은 좋은 신호”라며 “특히 연체율도 과거나 해외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아직 감내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금융사의 부실이 전체 금융기관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여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파급효과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채권 만기도 짧아 충격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디지털뱅킹 발전에 따른 위기관리와 감독 문제는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
시장선 연내 '피벗' 전망 커지지만…이창용 "과도한 기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1 17:43:30기준금리를 연속으로 동결한 이번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는 ‘앞으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금융통화위원회와 ‘더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극명한 시각차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이제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시장 평가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를 꺾으려 애썼다. 절대다수의 금통위원도 최종금리를 3.75%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며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그렇지만 시장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금리 동결이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진 데다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그대로 두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은 소폭 하향 조정을 시사한 탓이다. 극심한 수출 부진과 소비·투자 타격에 한은이 점차 국내 경기 상황을 신경 쓸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맞아떨어졌다. 국제 유가나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칠 영향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시장은 연내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이 총재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시장의 금리 인상 종료 또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금융시장 반응에 대해 많은 금통위원이 기대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논의는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불확실성이 많아 올해 하반기 끝까지 가기 전에 금리 인하에 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도 이날 최종금리를 3.75% 이상으로 열어놓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남겨두는 데 의견을 모았다. 2분기 중 물가가 3%대로 떨어지는 등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하반기까지 안심하기에는 여러모로 상황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산유국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이나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유보를 변수로 거론했다. 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한은과 시장의 의견이 이토록 갈리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한 진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1.6% 달성이 어렵다고 보면서도 주요국 성장률과 비교했을 때 낮지 않다고 평가했다. 낮아져도 금리로 대응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민간에서 전망하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낮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9개 투자은행(IB)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다. 성장률 전망이 낮을수록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도 “경기 둔화 때문에 올해 말에는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자리 잡고 있는데 경기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만약 시장이 맞으면 한은보다 예측을 잘한 것이지만 우리가 가진 데이터상으로는 하반기에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나 물가 흐름에 대해서 (시장과 한은 중) 누가 더 맞는지는 사후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금통위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매파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연내 물가 하락 기조가 유지되면서 하반기 경기 하강과 금융 불안으로 시선이 옮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물가와 언제 또 변할지 모르는 연준의 통화정책이다. 이날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더딘 만큼 기존 전망치(3.0%)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국내 물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국제 유가 전망도 불투명하다. 산유국들의 기습 감산으로 국제 유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SVB 사태로 인한 주요국 경기 둔화로 수요가 크지 않다는 반대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2월에 ‘안개가 짙으면 멈췄다 가야 한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던 이 총재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물가 경로는 명확해진 반면 SVB 사태 등으로 새로운 불확실성이 더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
美 신용경색, 예상보다 클 가능성…은행원 94% "침체, 이미 시작"
국제 국제일반 2023.04.11 16:39:39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소규모 은행까지 잇따라 무너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우려하는 신용 경색이 예상보다 더 큰 규모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지난 1년간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온 연준이 신용 경색과 대출 감소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보통 기준금리가 오르면 소비자, 기업은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이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줄여 물가를 끌어내린다. 관건은 이 같은 신용경색과 대출 감소가 얼마나 빨리 나타날 것인지와 파급력이 얼마나 클지다. 연준은 신용경색이 발생하지 않고 수요도 서서히 감소해 경제가 연착륙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연준이 지난해 4분기 은행 대출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은행 중 45%가 상업·산업 대출 기업 기준을 강화하고 있었다. 로이터는 이 수치가 이미 경기침체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미 은행감독협의회(CSBS)가 최근 지방 은행원 3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94%가 “경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고 응답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붕괴한 후 실시된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댈러스 지역의 대출 기준이 계속 강화되고 있었고 반대로 대출 수요는 줄어들고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은 이미 수익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슈 루제티 도이체방크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다음에 실시하는 은행 대출담당자 설문조사에서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는 응답이 10%포인트 상승하면 미국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갉아먹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이는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지게 만들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
코스피 올랐는데…외국인은 3월 주식 팔고 채권만 샀다
증권 정책 2023.04.11 12:17:16코스피지수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25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상장주식을 2조 1420억 원어치나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대신 상장채권에 3조 640억 원을 순투자했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3월 국내 상장주식을 2조 1420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로 돌아선 건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만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2월 28일 2412.85에서 3월 31일 2476.86으로 오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식시장 강세에 외국인이 기여한 부분은 적었던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조 266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8760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1조 원), 영국(9000억 원) 등에서 매도폭이 컸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 중인 상장주식 규모는 649조 7000억 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26.4%였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국내 상장채권에는 3조 640억 원 순투자했다. 종류별로는 통화안전채에 3조 4000억 원, 국채에 7000억 원씩 순투자했다. 회사채는 1000억 원어치를 순회수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 잔액은 223조 7000억원으로 전체 상장잔액의 9.3%였다. 외국인이 지난달 국내 주식은 팔고 채권에 투자한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창용 "아직 금리 인하 말할 단계 아냐"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4.11 12:13:49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중장기목표 수준(2%)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상반기 물가 경로는 확신이 있는데 하반기 불확실성이 많아서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말씀드리면 금리 인하를 아직 고려할 단계가 아니며, 물가 불안 요인이나 이런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시장 반응에 대해 금통위원 중 많은 분이 '시장의 기대가 과도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은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나머지 1명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 중 5명이 3.75%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하나는 물가(상승폭)가 예상한대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앞으로 산유국 추가 감산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과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 물가 경로에 주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두번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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