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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대출 적격담보증권 범위 확대' 3개월 추가 연장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1 10:53:48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시행한 대출 적격 담보 증권 범위 확대 조치의 종료 기한을 이달 말에서 7월 말로 3개월 추가 연장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현재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차등 적용되는 중소기업 대출 비율도 50%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먼저 한은은 대출 적격 담보 증권, 차액 결제 이행용 담보 증권, 공개시장 운영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대상 증권 등에 대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 안정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동성 안전판 역할을 위해 단행했다. 한은은 향후 금융시장 상황이나 이번 조치의 효과 등을 감안해 필요한 경우 재연장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대출비율제는 신용도와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은행 자금 이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1965년 4월 도입된 제도다. 은행의 원화 자금 대출 증가액 중 해당 비율만큼을 중소기업에 대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시중은행은 45%, 지방은행은 60% 등으로 차등 적용돼 지방은행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돼왔다. 한은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면서도 중기 대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이를 50% 수준에서 절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대상 은행들의 자금 운용 계획에 미리 반영될 수 있도록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
금리 인상 멈춘 금통위, “물가 상승률 둔화 이어진다” 공식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1 10:45:37기준금리를 3.50%로 2회 연속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진다”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물가 둔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2월에 발표한 1.6%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한 만큼 금리 인상 사이클을 사실상 종료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도 상승률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한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주요국의 금융부문 리스크가 증대돼 세계 경제의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제는 수출이 정보통신(IT) 경기 부진 심화로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그간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상반기까지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만큼 2월 성장률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물가는 당초 전망보다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2분기 이후 3%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한 3.5%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 3.0%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금통위는 이번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
4%대 물가에 SVB 사태로 금리 연속 동결…사실상 금리 인상 종료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1 09:56:10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금리 연속 동결은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대로 4% 초반으로 떨어진 데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한 금융 불안, 경상수지 적자로 대표되는 경기 둔화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동결로써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사상 최초로 7회 연속 금리를 인상하다가 올해 2월에서야 1년 만에 처음으로 동결을 선택했다. 이달까지 포함해 2회 연속 동결은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로 진입한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 자체는 2008년 12월(4.00%)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정책금리(4.75~5.00%)와의 금리 격차도 역대 최대인 1.50%포인트로 유지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동결로 금통위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한은이 정책 목표로 삼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4.2%로 2월(4.8%) 대비 큰 폭 하락한 것이 근거다. 앞서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저효과 등으로 상당 폭 낮아진 이후 연말까지 3% 초반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흐름이 한은 전망에 부합한다면 그동안의 금리 인상 파급 효과를 더 지켜보기 위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두 번째 이유는 SVB 사태 이후 나타난 글로벌 은행 부문의 불안 확산과 이로 인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다. 2월 금통위 당시까지만 해도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최종금리를 3.75%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약 한 달 만에 금리 동결로 급격히 기운 것은 3월 SVB 사태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도 향후 1회 인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통위로서도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포인트까지 벌어질 부담을 덜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1.50%포인트까지 벌어졌어도 환율이 크게 튀어 오르지 않은 점도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환율 변동성 자체는 커졌으나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변수는 여전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자체는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0%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근원물가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근원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국가 협의체인 OPEC+의 깜짝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게 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튀어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아직 4%대인 소비자물가가 목표 수준인 2%에 안착됐다고 보기 이른 만큼 금리 연속 동결에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 총재의 간담회에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해석을 경계하면서 물가 상황에 따라 언제든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발언이 예상된다. 금리 동결에 반대하면서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을지도 주목된다. 2월 금리 동결 결정 당시엔 조윤제 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
서유석 "공모펀드, ETF 상장해 시장 축소 위기 뚫겠다”
증권 증권일반 2023.04.11 07:00:00“모험자본 공급·고용창출 효과가 큰 사모펀드 육성이 절실합니다.”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다음 목표는 뚜렷했다. 사모펀드 인식 제고였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연초부터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부터 올해 들어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의 초고속 뱅크런 사태 등 금융투자 업계는 혼돈 속을 지나는 중이다. 이 모든 사태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런 때 먼저 끊어지는 건 약한고리부터다. 스타트업, 벤처 업계는 일찌감치 돈줄이 끊겼다. 이런 때 동아줄 역할을 하는 게 사모펀드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은 서 회장과 취임 100일 소회와 다음 목표를 주제로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 회장은 최근 침체에 빠진 공모·사모펀드 시장을 되살릴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그는 펀드의 국내 자본시장 기여분을 새삼 강조하면서 이르면 내년 말 출범할 대체거래소(ATS), 증권사 법인 지급 결제 허용, 국내 기업 해외 진출 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사모펀드, 모험자본 공급·고용 창출 측면서 육성 이유 충분” 서 회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정치 이슈 등으로 사모펀드가 우리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이 평가절하되고 있다”며 “모험자본 공급과 고용 창출 측면에서 사모펀드를 육성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사모펀드는 쇼트(매도)도 많이 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주가를 안정시킨다”며 “사모펀드의 한 종류인 행동주의 펀드도 지배구조 개선,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을 이끌어내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형 자산운용사가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일은 언감생심”이라며 “사모펀드는 이와 달리 고위험·고수익의 벤처·비상장기업을 발굴해 메자닌·지분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 성격을 모두 지닌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등을 뜻한다. 위험도는 낮으면서 회수는 쉬운 투자 방법이다. 운용 실적을 축적 하려는 신생 운용사나 높은 위험 회피 성향을 추구하는 운용사가 적극 활용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사모펀드를 통해 메자닌과 비상장기업 지분증권에 투입된 자금은 각각 9조 원, 22조 8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 회장은 사모펀드를 더 육성해야 할 이유로 미래산업 성장, 고용 증진도 들었다. 그는 “IT가 발달하며 전통 금융인 은행은 고용이 계속 주는 데 반해 자산운용 업계 고용은 전문 사모운용사 창업 급증 효과로 꾸준히 늘어났다”며 “고용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사모펀드 쪽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관련 인력은 2015년 말 4309명에서 지난해 말 6361명으로 늘어나는 사이 사모펀드 관련 인력은 같은 기간 986명에서 6359명으로 더 많이 증가했다. 올해에는 사모펀드 임직원 수가 공모펀드를 뛰어넘었을 것이라는 게 자산운용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설정액 규모도 사모펀드(569조 2000억 원)가 머니마켓펀드(MMF)·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공모펀드(283조 1000억 원)의 두 배 수준이 됐다. 서 회장은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세제개편안도 5월 내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금융투자소득세 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사모펀드 투자자의 펀드 수익이 배당소득으로 일원화돼 최대 49.5%의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금융투자협회는 공모·사모운용사, 사무관리사, 판매사 등 총 20여 곳이 참여한 금투세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그는 “사모펀드 수익을 모두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하는 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와 금투세로 할지, 소득 원천별로 세금 부과를 달리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업계 의견을 모아 소득세법 개정을 위한 최종안을 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모펀드 16년만에 100조원 밑으로…"ETF 전환 상장이 답" 공모펀드는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서 회장은 고비용·저효율로 일반 투자자가 외면하는 기존 공모펀드 활성화 방식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급속한 정보기술(IT) 발달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공모펀드의 역할은 사라지고 있다”며 “공모펀드 시장구조 자체를 ETF 중심으로 전환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투자자들은 최근 공모펀드에서 자금을 빼 ETF에 쏟아붓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공모펀드 설정액(머니마켓펀드·ETF 제외)은 2월 6일 기준 99조 8892억 원을 기록해 200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00조 원 밑으로 내려갔다. 반면 ETF 시장은 2020년 말 52조 원에서 2021년 말 74조 원, 지난해 말 82조 7000억 원으로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서 회장은 공모펀드의 ETF 전환이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2021년 처음 공모펀드의 ETF 전환 사례가 나온 후 올해까지 총 40개 공모펀드가 ETF로 상장됐다”며 “이제 그 규모도 순자산 기준 총 400억 달러(약 52조 6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서 회장은 나아가 ETF 전환 상장이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성장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구도인 국내 ETF 시장을 깨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서 회장은 “유명 공모펀드를 ETF로 전환하는 게 경쟁력 강화의 최선책”이라며 “브랜드 가치가 있고 일정 규모 이상의 공모펀드가 ETF로 상장하면 운용사가 판매사에만 의존하는 현 구조를 타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3000억~4000억 원 규모의 공모펀드가 ETF로 상장되면 중소 운용사가 가장 힘들어 하는 유동성공급자(LP) 확보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며 “LP를 구하지 못해 신규 ETF를 상장하지 못하는 중소 운용사에 유용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TS, 이르면 내년 말 본격 가동…동남아서 금융투자 지도 넓혀야” 서 회장은 한국거래소와 경쟁하게 될 ATS 출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ATS 준비 법인인 넥스트레이드가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며 “앞으로 1년가량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내년 말 영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TS를 통한 토큰증권(ST) 거래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서 회장은 “ST는 장외에서 거래되는 상품인 데 반해 ATS는 장내거래에 대한 인가를 받는 것”이라며 “장외거래 전용 ATS 인가를 추가로 받거나 별도 장외거래 플랫폼을 통해 ST를 거래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증권사에도 월급 통장 개설 등 지급 결제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기대를 완전히 놓지 않았다. 증권사 지급 결제 업무 허용은 업계의 숙원인 까닭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지급 결제망을 총괄하는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비은행권의 지급 결제 허용을 위한) TF가 6월 말 정도에는 논의를 정리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서 회장은 증권사의 수수료·이자 장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금융투자 업계, 금융 당국과 함께 TF를 구성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이를 빨리 반영하는 구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민 경제 차원에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수료·이자 장사 논란과 맞물려 정부가 독려하는 금융투자 업계의 해외 진출 사업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부담감을 모두 내비쳤다. 그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인수합병(M&A) 방식으로,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은 직접 진출 방식으로 공략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진출 희망 업체가 있다면 당국 대 당국으로 규제·인허가 문제를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을 금융허브로 만드는 구상을 두고는 “해외 투자은행(IB)을 국내로 유치해 홍콩·싱가포르처럼 만들자는 구상이 있었지만 영어·세제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글로벌 IB는 여러 국가 가운데 유리한 곳을 찾아가는데 우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은 글로벌 IB 국내 유치에 매달리기보다는 우리가 비교 우위를 갖는 베트남·태국·인도 등으로 금융투자 지도를 넓히는 편이 빠르다는 판단이었다. 서 회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투자 업종이 다른 업권에 비해 악영향이 적다고 짚었다. 대신 “SVB나 크레디트스위스(CS) 붕괴 과정에서 ‘모바일 뱅크런(스마트폰을 통한 대규모 예금 인출)’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예상하지 못한 새 위험 요인은 없는지 협회와 당국 모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 회장은 올 한 해 국내 증시 흐름에 관해서는 긍정론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말만 해도 애널리스트의 올해 전망이 대부분 비관적이었지만 1분기에 주가가 기대 이상으로 오르면서 증권사도 대체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며 “증시에 경기 둔화 우려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이제는 바닥을 찍고 언제 올라갈지를 모색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퇴직연금 수익률 높이려면 금투업계 비중 높여야…고수익 상품 논의 중” “이익이 난 것은 다 팔았고 이제 남은 건 소위 ‘물린’ 것밖에 없네요. 코스닥 레버리지와 게임 상장지수펀드(ETF) 등 한때 유행했던 상품에도 투자했는데 손실이 꽤 큽니다(웃음).”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개인 재테크는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금융투자의 대가답지 않게 이처럼 소탈하게 답했다. 증권·운용사에서 만 34년간 몸담은 베테랑도 항상 수익을 볼 수는 없었던 셈이다. 서 회장도 재테크에서는 일반 투자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역시 최근 대세를 따르며 공모펀드보다는 거래가 쉬운 ETF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 회장은 “프라이빗뱅커(PB) 등의 도움도 받아봤지만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다 보니 답답하더라”고 전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대표로서 서 회장은 국민들의 퇴직연금 관리 전략에 깊은 고민의 흔적을 내비쳤다. 그는 “1%대 수익률로는 30년이 지나도 노후 자산을 못 모은다”며 매년 덩치를 키우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금융투자 업계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2021년 기준으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총 77.4%를 점유한 은행(50.6%)과 보험(26.8%) 업종의 연간 수익률은 고작 1%대였다. 반면 시장점유율이 21.3%에 불과했던 금융투자 업종의 수익률은 3.17%로 가장 높았다. 최근 당국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금융회사 갈아타기를 쉽게 하려는 움직임도 증권사들에는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서 회장은 “원금 손실을 꺼려 예적금을 고수하는 투자자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다만 수익률이 낮은 은행·보험 상품에만 노후 대비를 맡길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금융투자 업계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방안으로 ‘자산배분펀드’ 도입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자산배분이란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분산투자해 시장 변동성에 따른 등락 폭을 최소화하는 투자 전략이다. 국민연금도 이를 통해 최근 10년간 평균 4.7%의 수익률을 올렸다. 서 회장은 자산배분펀드를 업계 대표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최근 대형 운용사들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잠정적인 상품 이름도 투자자들이 금융투자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하자는 의미에서 ‘디딤돌펀드’라고 붙였다. 그는 “민간 업체들에는 국내 자산 비중 30% 이상 유지와 같은 제약이 없는 만큼 국민연금 수익률을 2~3%포인트 웃도는 상품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취임 100일 동안 가장 보람을 느낀 성과로 기획재정부의 증권사 외국환 업무 확대 결정, 국회의 하이일드펀드(비우량채 45% 이상 포함) 과세특례법 통과 등을 꼽았다. 펀드 경쟁력 강화와 증권사 법인 지급 결제 도입, 금융투자소득세 제도 보완, 대체거래소(ATS) 출범 등 앞으로 남은 과제들도 차분히 추진하면 업계의 숙원들이 하나둘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회장은 “회원사·정부·국회 등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일정이 밀리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업계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뛰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다짐했다. -
바이낸스US, 고객 현금 보관 은행 찾지 못해 난항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3.04.10 15:09:33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고객의 현금을 맡길 은행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8일(현지 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이낸스 미국 지점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뱅크 등 잇따른 주요 은행의 폐쇄 이후 고객 현금을 맡길 은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바이낸스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고객이 달러 예금을 맡기기 위해 시그니처뱅크나 실버게이트 등의 은행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낸스는 거래소와 직접 거래할 은행을 찾지 못해 임시로 하나 이상의 중개 회사를 이용 중이다. 직접적인 은행 서비스 없이 은행을 대신해 자금을 보관하는 중개 기관에만 의존한다는 말이다. 바이낸스 측은 “향후 몇 주간 새로운 은행 및 지불 서비스 제공업체를 찾기 전까지 일부 달러 예금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에 있는 다양한 은행, 결제 제공업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추가할 것”이라며 “내부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해 안정적인 플랫폼을 만들고 각종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 투자자 등 관련 고객이 있는 은행에 대한 규제 단속도 가상자산 거래소가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됐다. -
"실적은 이미 침체"…S&P500 기업들, 2분기 연속 순이익 감소할듯
국제 국제일반 2023.04.10 12:15:52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순이익이 2분기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금융 정보 업체 팩트셋의 자료를 인용해 S&P500에 상장된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순이익이 32%나 급감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앞서 팩트셋은 S&P500에 상장된 기업이 지난해 4분기 4.1%의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에릭 고든브라운 어드바이저리 주식책임자는 “기업 실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이미 침체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짚었다. 1분기 S&P500 기업의 매출도 1.8% 증가에 그쳐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인한 금융 혼란 등 악재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S&P500지수는 올 들어 6.9%나 올랐다. 이에 대해 애나 래스번 CBIS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는데 기술주가 오름세를 보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실적이 나오기 시작하면 (시장이) 현실 점검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실적이 부진할 경우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 발표되는 JP모건·씨티그룹·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들의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
외국인 주식자금 6개월 만에 순유출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0 12:00:00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외국인 주식 투자 자금이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전 세계 통화 가운데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식 투자 자금이 17억 3000만 달러 빠지면서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식 투자 자금이 나간 것이다. 반면 올해 3월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은 18억 1000만 달러 유입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채권 투자 자금의 유출이 이어지다가 4개월 만에 순유입 전환한 것이다. 차익 거래 유인 확대 등으로 일부 기관에서 채권 매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1~3월 누적으로 주식 투자 자금은 39억 3000만 달러 순유입, 채권 투자 자금은 40억 1000만 달러 순유출로 집계됐다. 1~3월 누적 증권(채권·주식) 투자 자금은 8000만 달러로 순유출에 따른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1322.6원에서 이달 6일 1319.1원으로 0.3% 절상됐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2.9%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와 미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으나 해외 은행 부문의 불확실성, 미중 갈등,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하락 폭이 제한됐다. 환율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면서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 크게 나타났다. 3월 변동률은 0.66%로 2월(0.62%) 대비 확대됐다. 브라질(0.67%)을 제외하면 러시아(0.60%), 일본(0.59%), 영국(0.55%), 유로(0.54%), 인도네시아(0.31%), 중국(0.27%) 등 대부분의 국가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
3월 국고채 금리, 긴축 완화 기대에 0.5%P 이상 급락
증권 정책 2023.04.10 11:12:38올 3월 국내 채권 금리가 글로벌 긴축 기조 완화 전망에 큭 폭으로 하락했다. 채권 발행 시장엔 여전이 훈풍이 불며 그 액수가 2월보다 5조 6000억 원 더 증가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10일 ‘2023년 3월 장외 채권 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국내 채권금리가 대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3월 말 국고채 1·2·3·5년물 금리는 2월 말보다 각각 0.427%포인트, 0.558%포인트, 0.527%포인트, 0.555%포인트 내린 3.274%, 3.341%, 3.270%, 3.274%를 기록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 피인수 등 금융 시장 불안의 영향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긴축 강화 발언 영향으로 상승했다가 미국 2월 실업률(3.6%) 상승,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6.0%) 하락으로 긴축기조 완화 기대감이 번졌다”며 “3월 중순 이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는 평가 속에 국내 채권 금리도 하락세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3월 채권 발행규모는 국채·특수채 등의 증가로 2월 71조 5000억 원에서 77조 1000억 원으로 5조 6000억 원 증가했다. 발행잔액은 특수채·통화안정증권·회사채 등의 순발행이 10조 8000억 원 증가하면서 총 2643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은 연초 효과가 소멸되면서 2월보다 3조 1000억 원 감소한 10조 2000억 원에 그쳤다. 크레디트 스프레드(국고채 금리와 개별 회사채 금리 차이)도 확대됐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은 전월 대비 4조 3324억 원 증가한 8조 4942억 원어치가 발행됐다. 3월 장외 채권 거래량은 2월보다 56조 2000억 원 증가한 446조 5000억 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전월 대비 8000억 원 증가한 20조 3000억 원에 이르렀다. 3월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총 26건, 1조 7850억 원으로 지난해 3월(1조 2800억 원)보다 5050억 원 증가했다. 수요예측 전체 참여 금액은 5조 406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조 8080억 원 늘었고 참여율도 302.9%에 달해 21.8%포인트 상승했다. 수요예측 미매각은 AA등급 이상에서 2건, A등급에서 2건 발생했다. 전체 미매각율은 5.4%를 기록했다. AA등급 이상의 미매각율은 0.6%, A등급은 26.7%를 보이며 비우량 회사채의 미매각율이 여전히 높게 유지됐다. 양도성 예금증서(CD) 수익률은 2월과 같은 3.59%에 머물렀다. 3월 적격기관투자가(QIB) 채권을 등록한 건수는 없었다. -
예전만 못한 美 증시 성적에…유럽·아시아로 '머니 무브' [뒷북글로벌]
국제 국제일반 2023.04.10 07:00:00한때 글로벌 자금을 ‘블랙홀’처럼 흡수했던 미국 증시에서 올 들어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돈은 주로 유럽과 중국 등의 해외 증시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최근의 은행권 혼란이 미국 내 민간 투자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 주식형 펀드, 올 들어 340억 달러 유출…"美 증시 약세에 투자 다변화 필요성 ↑"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 시간) 데이터 제공 업체 EPFR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340억 달러(약 44조 8640억원)가 순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과 중국의 주식형 펀드에는 각각 100억 달러, 160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달 3일부터 31일까지 최근 한 달로 범위를 좁혀도 추세는 같다. 이 기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103억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신흥 시장 주식형 펀드에는 55억 달러가 들어왔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 향한 자금은 40억 달러로 약 7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 증시가 빅테크 기업이 주도한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자금을 대거 거둬들였던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미국 증시가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우려 등의 영향 탓에 예전 같지 않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는 지난해 11월 5.38% 오르는 데 그쳐 유럽·동아시아·호주 지역 주가를 추종하는 ‘MSCI EAFE 지수’의 상승률(11.09%)을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S&P500 지수는 5.9% 떨어진 반면 MSCI EAFE 지수는 0.01%만 감소해 낙폭 차이도 컸다. FT는 “‘스톡스유럽600 지수’의 수익률은 최근 4분기 연속으로 S&P500 지수를 앞질렀으며 이는 2008년 이후 최장 기간”이라며 “10년간 이어진 미국 증시의 성장세에 올라탔던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다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짚었다. 유럽 증시, 금리 영향 덜한 업종 비중 높아…亞, 경제성장 기대감에 금리 동결까지 유럽·아시아 증시의 호조세는 미국 내부 경제 상황으로 인한 것만은 아니다. FT는 “유럽 증시에서는 높은 금리의 영향을 덜 받는 금융 서비스 등의 업종 비중이 높다”며 “따뜻한 겨울 덕에 유럽 경제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에너지 위기에서 잘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경우 호주·한국·인도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통화정책 전환(피벗) 움직임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 점,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점 등이 투자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의 경제성장 전망도 밝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46개 아시아 회원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4.8%를 기록해 지난해(4.2%)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 이하, 1.7%로 전망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동시에 ADB는 회원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4.4%, 올해 4.2%, 내년 3.3%으로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아시아가 투자처로서 지닌 매력이 적지 않은 만큼 투자 기관들은 현재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크리스 이고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올해 내내 미국 이외 지역의 주식 수익률이 미국을 웃돌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유럽과 아시아 주식은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비싼 미국 주식보다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블랙록투자연구소(BII),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 바클레이스, HSBC은행 등도 최근 유럽과 신흥 시장 증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美, 은행불안발 신용경색 시작됐나…"3월 대출액 감소폭, 1973년 이후 최대" 반면 미국은 최근 금융권 혼란까지 겹치며 민간 투자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타트업 시장조사 업체인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에서 조달한 자금은 370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825억 달러)의 45%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시장의 압박은 은행 불안 이전부터 심각했다”면서도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가 시장에 또 다른 압박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들은 SVB 파산 이후 대출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시중은행의 대출 금액이 3월 15~29일 1050억 달러 가까이 줄어 1973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신용경색이 이미 시작됐다는 경고가 제기되는 가운데 2025년 이전에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채가 1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모건스탠리의 분석이 나오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서경이 만난 사람]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수요 급감 공모펀드, ETF로 전환상장…중소사 활로 뚫어줄 것"
증권 증권일반 2023.04.09 18:02:00올해 1월 2일 취임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11일로 벌써 취임 100일을 맞게 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쉼 없이 달려온 서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도 증권·자산운용 업계의 미래를 준비하려는 고민에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최근 침체에 빠진 공모·사모펀드 시장을 되살릴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그는 펀드의 국내 자본시장 기여분을 새삼 강조하면서 이르면 내년 말 출범할 대체거래소(ATS), 증권사 법인 지급 결제 허용, 국내 기업 해외 진출 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본지와 만난 서 회장은 취임 100일 소회를 묻자 “회사 사업만 하면 됐던 자산운용사 대표 때와 달리 지금은 증권사·운용사 등 전체 회원사를 다 아울러야 하는 측면에서 균형 잡는 게 어렵다”고 운을 뗐다. 말은 어렵다고 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증권사와 운용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는 부담감 못지않게 금융투자 업계 전체 발전을 위해 뛴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는 “증권사에 23년, 자산운용사에 11년간 몸담은 만큼 금융투자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일하라는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해 12월 23일 65.6%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됐다. 업계에서는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만 해도 후보자 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봤으나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출신의 서 회장은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그는 “증권사와 운용사를 모두 거친 경험을 토대로 금융투자 업계를 균형감 있게 이끌겠다”는 취임 일성처럼 어느 업권에 치우치지 않게 업무를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해외 진출, 비은행권의 지급 결제 허용, ATS 예비 인가 등의 사업을 취임 직후부터 빠르게 진행했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 사모펀드 인식 제고 등 펀드 사업 육성에 힘을 쏟았다. 복잡다단한 문제를 풀어나가면서도 서 회장은 구태의연한 틀에 갇히지 않았다. ‘실용’을 중심에 두고 해결 가능한 대안에 집중했다. 서 회장이 구상하는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 대책은 그의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는 고비용·저효율로 일반 투자자가 외면하는 기존 공모펀드 활성화 방식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급속한 정보기술(IT) 발달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공모펀드의 역할은 사라지고 있다”며 “공모펀드 시장구조 자체를 ETF 중심으로 전환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투자자들은 최근 공모펀드에서 자금을 빼 ETF에 쏟아붓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공모펀드 설정액(머니마켓펀드·ETF 제외)은 2월 6일 기준 99조 8892억 원을 기록해 200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00조 원 밑으로 내려갔다. 반면 ETF 시장은 2020년 말 52조 원에서 2021년 말 74조 원, 지난해 말 82조 7000억 원으로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서 회장은 공모펀드의 ETF 전환이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2021년 처음 공모펀드의 ETF 전환 사례가 나온 후 올해까지 총 40개 공모펀드가 ETF로 상장됐다”며 “이제 그 규모도 순자산 기준 총 400억 달러(약 52조 6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서 회장은 나아가 ETF 전환 상장이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성장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구도인 국내 ETF 시장을 깨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서 회장은 “유명 공모펀드를 ETF로 전환하는 게 경쟁력 강화의 최선책”이라며 “브랜드 가치가 있고 일정 규모 이상의 공모펀드가 ETF로 상장하면 운용사가 판매사에만 의존하는 현 구조를 타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3000억~4000억 원 규모의 공모펀드가 ETF로 상장되면 중소 운용사가 가장 힘들어 하는 유동성공급자(LP) 확보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며 “LP를 구하지 못해 신규 ETF를 상장하지 못하는 중소 운용사에 유용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회장은 민관이 모두 사모펀드에 대한 색안경을 벗었으면 한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정치 이슈 등으로 사모펀드가 우리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이 평가절하되고 있다”며 “모험자본 공급과 고용 창출 측면에서 사모펀드를 육성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사모펀드는 쇼트(매도)도 많이 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주가를 안정시킨다”며 “사모펀드의 한 종류인 행동주의 펀드도 지배구조 개선,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을 이끌어내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형 자산운용사가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일은 언감생심”이라며 “사모펀드는 이와 달리 고위험·고수익의 벤처·비상장기업을 발굴해 메자닌·지분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 성격을 모두 지닌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등을 뜻한다. 위험도는 낮으면서 회수는 쉬운 투자 방법이다. 운용 실적을 축적 하려는 신생 운용사나 높은 위험 회피 성향을 추구하는 운용사가 적극 활용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사모펀드를 통해 메자닌과 비상장기업 지분증권에 투입된 자금은 각각 9조 원, 22조 8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 회장은 이와 함께 사모펀드를 더 육성해야 할 이유로 미래산업 성장, 고용 증진도 들었다. 그는 “IT가 발달하며 전통 금융인 은행은 고용이 계속 주는 데 반해 자산운용 업계 고용은 전문 사모운용사 창업 급증 효과로 꾸준히 늘어났다”며 “고용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사모펀드 쪽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관련 인력은 2015년 말 4309명에서 지난해 말 6361명으로 늘어나는 사이 사모펀드 관련 인력은 같은 기간 986명에서 6359명으로 더 많이 증가했다. 올해에는 사모펀드 임직원 수가 공모펀드를 뛰어넘었을 것이라는 게 자산운용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설정액 규모도 사모펀드(569조 2000억 원)가 머니마켓펀드(MMF)·ETF를 포함한 공모펀드(283조 1000억 원)의 두 배 수준이 됐다. 서 회장은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세제개편안도 5월 내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금융투자소득세 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사모펀드 투자자의 펀드 수익이 배당소득으로 일원화돼 최대 49.5%의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금융투자협회는 공모·사모운용사, 사무관리사, 판매사 등 총 20여 곳이 참여한 금투세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그는 “사모펀드 수익을 모두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하는 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와 금투세로 할지, 소득 원천별로 세금 부과를 달리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업계 의견을 모아 소득세법 개정을 위한 최종안을 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한국거래소와 경쟁하게 될 ATS 출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ATS 준비 법인인 넥스트레이드가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며 “앞으로 1년가량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내년 말 영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TS를 통한 토큰증권(ST) 거래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서 회장은 “ST는 장외에서 거래되는 상품인 데 반해 ATS는 장내거래에 대한 인가를 받는 것”이라며 “장외거래 전용 ATS 인가를 추가로 받거나 별도 장외거래 플랫폼을 통해 ST를 거래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증권사에도 월급 통장 개설 등 지급 결제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기대를 완전히 놓지 않았다. 증권사 지급 결제 업무 허용은 업계의 숙원인 까닭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지급 결제망을 총괄하는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비은행권의 지급 결제 허용을 위한) TF가 6월 말 정도에는 논의를 정리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서 회장은 증권사의 수수료·이자 장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금융투자 업계, 금융 당국과 함께 TF를 구성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이를 빨리 반영하는 구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민 경제 차원에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수료·이자 장사 논란과 맞물려 정부가 독려하는 금융투자 업계의 해외 진출 사업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부담감을 모두 내비쳤다. 그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인수합병(M&A) 방식으로,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은 직접 진출 방식으로 공략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진출 희망 업체가 있다면 당국 대 당국으로 규제·인허가 문제를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을 금융허브로 만드는 구상을 두고는 “해외 투자은행(IB)을 국내로 유치해 홍콩·싱가포르처럼 만들자는 구상이 있었지만 영어·세제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글로벌 IB는 여러 국가 가운데 유리한 곳을 찾아가는데 우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은 글로벌 IB 국내 유치에 매달리기보다는 우리가 비교 우위를 갖는 베트남·태국·인도 등으로 금융투자 지도를 넓히는 편이 빠르다는 판단이었다. 서 회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투자 업종이 다른 업권에 비해 악영향이 적다고 짚었다. 대신 “SVB나 크레디트스위스(CS) 붕괴 과정에서 ‘모바일 뱅크런(스마트폰을 통한 대규모 예금 인출)’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예상하지 못한 새 위험 요인은 없는지 협회와 당국 모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 회장은 올 한 해 국내 증시 흐름에 관해서는 긍정론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말만 해도 애널리스트의 올해 전망이 대부분 비관적이었지만 1분기에 주가가 기대 이상으로 오르면서 증권사도 대체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며 “증시에 경기 둔화 우려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이제는 바닥을 찍고 언제 올라갈지를 모색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
美 주식형펀드서 340억弗 이탈…中·유럽에 260억弗 '머니무브'
국제 국제일반 2023.04.09 16:39:34독보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증시에서 올 들어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돈이 주로 향하는 곳은 유럽과 중국 등의 해외 증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최근의 은행권 혼란이 미국 내 민간 투자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 시간) 데이터 제공 업체 EPFR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340억 달러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과 중국의 주식형 펀드에는 각각 100억 달러, 16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3일부터 31일까지 최근 한 달로 범위를 좁혀도 추세는 같다. 이 기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103억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신흥 시장 주식형 펀드에는 55억 달러가 들어왔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 향한 자금은 40억 달러로 약 72%를 차지했다. 미 증시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빅테크 기업이 주도한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자금을 ‘블랙홀’처럼 흡수했던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이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던 미국 증시가 급격한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우려 등의 영향으로 최근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는 지난해 11월 5.38% 오르는 데 그쳐 유럽·동아시아·호주 지역 주가를 추종하는 ‘MSCI EAFE 지수’의 상승률(11.09%)을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S&P500 지수는 5.9% 떨어진 반면 MSCI EAFE 지수는 0.01%만 감소해 낙폭 차이도 컸다. FT는 “‘스톡스유럽600 지수’의 수익률은 최근 4분기 연속으로 S&P500 지수를 앞질렀으며 이는 2008년 이후 최장 기간”이라며 “10년간 이어진 미국 증시의 성장세에 올라탔던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다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짚었다. 유럽·아시아 증시의 호조세는 미국 내부 경제 상황으로 인한 것만은 아니다. FT는 “유럽 증시에서는 높은 금리의 영향을 덜 받는 금융 서비스 등의 업종 비중이 높다”며 “따뜻한 겨울 덕에 유럽 경제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에너지 위기에서 잘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경우 호주·한국·인도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통화정책 전환(피벗) 움직임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 점,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점 등이 투자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투자 기관들은 현재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크리스 이고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올해 내내 미국 이외 지역의 주식 수익률이 미국을 웃돌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유럽과 아시아 주식은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비싼 미국 주식보다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블랙록투자연구소(BII),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 바클레이스, HSBC은행 등도 최근 유럽과 신흥 시장 증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미국은 최근 금융권 혼란까지 겹치며 민간 투자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타트업 시장조사 업체인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에서 조달한 자금은 370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825억 달러)의 45%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시장의 압박은 은행 불안 이전부터 심각했다”면서도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가 시장에 또 다른 압박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시중은행의 대출 금액이 3월 15~29일 1050억 달러 가까이 줄어 1973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은행 불안발 신용경색이 이미 시작됐다는 경고가 제기되는 가운데 2025년 이전에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채가 1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모건스탠리의 분석이 나오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
[국제경제캘린더] 인플레 둔화세 가늠케 할 3월 CPI 발표
국제 국제일반 2023.04.09 11:00:20이번 주 국제금융시장의 시선은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집중돼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3월 신규 고용(23만 6000명)은 전달보다는 크게 줄었음에도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에 이어 이번 주 3월 CPI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한 추가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3월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5.1% 올라 각각 0.4%, 6%를 기록했던 2월보다 상승세가 둔화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상대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경우 연준이 받는 추가 금리인상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불안 심리가 확산했던 금융권 기업 실적도 잇따라 발표된다. -4월 10일 월요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회의 주간 미국: 2월 도매 재고 전월 대비 0.2% (0.2) 유로존: 소매판매 전년 대비 -3.5% (-2.3%) -4월 11일 화요일 IMF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 미국: NFIB 소기업 낙관지수 89.3 (90.9) 중국: 3월 CPI 전년 대비 1% (1%) -4월 12일 수요일 미국: 3월 CPI 전년 대비 5.1% (6%) FOMC 의사록 일본: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전년 대비 7.1% (8.2%) -4월 13일 목요일 미국: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 23만 5000건 (22만 8000건) 3월 PPI 전년비 3.5% (4.4%) 중국: 3월 수출 전년비 -7.3% (-9.9%), 수입 전년비 -6.9% (-7.5%) -4월 14일 금요일 미국: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61.9 (62) JP모건·웰스파고·블랙록·씨티그룹·PNC 파이낸셜 실적 ※수치는 블룸버그 전망(괄호 안은 이전치) -
상품수지 5개월째 적자…이대론 상반기 최악, 하반기도 회복 쉽잖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07 18:00:02대외 건전성 핵심 지표인 경상수지가 1월(-42억 1000만 달러)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데 이어 2월(-5억 2000만 달러)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경상수지 적자는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인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언급하며 하반기에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이 서비스업 중심으로 회복해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수출 회복이 어려워진 만큼 정부와 한국은행은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서비스수지의 회복을 기대하지만 해상 운임 하락, 해외여행 증가 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최악을 보낸 뒤 하반기에나 간신히 벗어나는 ‘상최저하중(上最低下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자료에서 주목할 것은 2월 상품수지가 13억 달러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라는 점이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계속 적자면 다른 부문에서 흑자를 내더라도 전체로는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 상품수지는 무역수지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해외 가공, 중계무역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범위가 더 넓은 데도 적자다. 실제 수출입으로 달러를 얼마나 주고받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상품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올 2월 수출은 505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억 8000만 달러(-6.3%) 감소한 반면 수입은 518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억 7000만 달러(4.6%) 증가한 것이 상품 수지 적자에 직격탄이 됐다. 특히 반도체(-41.5) 부진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로도 비중이 큰 동남아(-25.0%), 중국(-24.3%) 등에서 대폭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가스(72.5%) 등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이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서비스수지도 20억 3000만 달러 적자인데 10개월 연속 적자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차질로 해운 운임이 급등하고 해외여행도 전면 봉쇄돼 흑자를 냈지만 서비스수지는 원래 만성 적자였다. 코로나19가 지나고 해운 운임이 제자리를 찾고 해외여행도 재개되자 다시 적자가 늘고 있다. 특히 여행수지는 10억 1000만 달러 적자다. 다만 이자·배당 등 본원소득수지만 31억 2000만 달러 흑자로 전체 경상수지 적자 폭을 간신히 줄이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서비스수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월 이후 외국인 입국자가 증가하고 있고 무역수지도 시차를 두고 완만히 개선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며 연간 200억 달러 수준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 차관은 다만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여행수지 개선 효과를 얼마만큼 창출할지가 올해 경상수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600억 원 규모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부장도 “상품수지는 기초 자료인 통관 기준 무역 수출입 적자 규모가 줄어서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문제는 서비스수지인데 1~2월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화물 운임이 하락하면서 운송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은 정부보다 더 보수적이다. 2월 기준으로 내국인 해외여행객 출국자 수는 172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74%까지 회복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서비스수지의 경상수지 흑자 잠식률이 최근 14.7%까지 떨어졌으나 코로나19 이전인 44%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던 수출 회복도 쉽지 않다. 중국이 중간재 중심의 무역이 아닌 내수 중심으로 회복 중이기 때문이다. 3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1.9로 전월 대비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 PMI는 58.2로 12년 만에 최고치다. 중국 핑안증권은 “서비스업 회복 속도가 크게 높아진 반면 제조업은 수출 둔화와 상품 소비 부진 등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는 등 산업별로 회복세가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 만성 적자인 동시에 상품수지에만 흑자를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성으로 수출 부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며 “가장 큰 적자 항목인 여행수지 개선을 위한 관광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
10년 돈풀기 출구전략 고심…국채금리 개입도 자제할 듯 [Global Who]
국제 정치·사회 2023.04.07 16:43:23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BOJ) 총재가 역대 최장 임기를 마친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뒤를 이어 일본 경제를 이끌 조타수 자리에 오른다. 단연 주목되는 점은 우에다 총리가 10년간 이어진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전환할지 여부다. 금융 완화 정책의 장기화가 초래한 부작용이 작지 않은 만큼 정책 기조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금융시장을 자극하지 않고 어떻게 안전한 ‘출구전략’을 실행할지가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BOJ 수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우에다 총재는 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로서 학문적 깊이를 갖춘 동시에 정책 경험 역시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2005년 BOJ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지낸 그는 BOJ 사상 최악의 선택 중 하나로 거론되는 2000년 마이너스 금리 해제 당시에도 끝까지 반대표를 던지고 이후 2001년 양적완화 정책 도입 때도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경제 상황에 대한 탁월한 분석력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과정 당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과 동문수학한 우에다 총재에 대해 “국제파인 그가 총재가 되면 주요국 중앙은행 및 시장 관계자와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우에다 총재는 일찍이 대규모 금융 완화책으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지적해왔다. 그는 지난달 열린 청문회에서 일본 통화 완화책의 중심축 중 하나인 수익률곡선통제(YCC)에 대해 “부작용을 일으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며 “논의를 통해 바람직한 모습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BOJ가 장기 국채금리를 통제하기 위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온 방식에 대한 수정을 암시한 대목이다. 우에다 총리는 지난해 인터뷰에서도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다양한 구조적인 문제로 일본의 성장력이 떨어지면서 중립금리 수준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현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일본에서 10년간 이어진 금융 완화 정책의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는 점 역시 우에다 총리가 통화정책 노선을 변경할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해 11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명목임금 상승 폭이 물가 상승 폭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금융 완화 장기화의 역효과로 분석된다. 전임인 구로다 총재가 “2년 내 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행한 대규모 국채 매입,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이 엔화 가치 절하와 고물가 상황을 초래했다는 평가다. 실질임금 하락세가 지속되면 가계 구매력이 떨어져 경기 하방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 역시 BOJ와 재무성 인사를 통해 대규모 금융 완화를 마무리하기 위한 판을 깔아주는 모습이다. 한편 갑작스러운 통화정책의 전환이 금융 불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돼 안전한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우에다 총재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BOJ가 금리 인상에 급하게 나설 경우 미 연준의 긴축에 따른 국채 가격의 폭락으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미 마무리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상황 역시 뒤늦게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야 할 일본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전문가 83% "한은 11일 기준금리 동결할듯
증권 국내증시 2023.04.07 10:06:58채권 전문가의 83%가 한국은행이 이달 11일 개최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는 7일 5월 채권시장지표(BMSI)를 발표하면서 채권 보유·운용 관련 51개 기관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조사(3월 29일~4월 3일)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전체의 83%로 직전 조사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인상을 점친 비율은 17%로 직전 34%에서 반 토막이 났다. 5월 종합 BMSI는 90.8로 전월 93.6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BMSI는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시장 인식에 대한 조사로 100 이상이면 채권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이 많은 것이고 100 이하면 채권 투자 심리의 위축을 뜻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 전망이 확산되고 있으나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이 고조돼 5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소폭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금리 전망 BMSI는 91.0으로 4월(61.0) 대비 개선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주요국의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5월 금리 하락 응답자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하락 응답자 비율은 23%로 4월(8%)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금리 상승 응답자는 32%로 4월(47%)과 비교해 15%포인트 하락했다. 물가 BMSI는 120.0으로 4월(106.0) 대비 개선됐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두 달째 4%대를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율 BMSI는 90.0으로 역시 4월(63.0) 대비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미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약세 재료로 작용해 5월 환율 상승 응답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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