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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ELS…발행액 석달만에 2.3조 급증
증권 재테크 2023.04.04 17:58:21주가 하락으로 지난해 급감했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올 1분기 들어 전 분기보다 2조 3500억 원이나 급증했다. 주가가 반 토막이 나지 않는 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ELS의 특성상 당분간 증시가 폭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 업계는 2분기에도 ELS 조기 상환이 원활해지면서 발행 금액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LS 원화·외화 발행 금액은 6조 75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4조 4000억 원보다 2조 3500억 원(53.4%) 늘었다. 특히 올해 2월과 3월에는 각각 2조 3900억 원, 2조 7009억 원 규모의 ELS가 발행되면서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ELS 월별 발행 금액이 2조 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ELS는 계약 만기일까지 주가지수, 특정 종목의 주가 등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원금까지 잃을 수 있는 녹인(원금 손실) 구간은 통상 기준가의 45~50%로 설정된다. ELS 발행 시장 확대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준금리 인상 우려의 와중에도 주가나 지수가 원금 손실 지점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LS 발행 금액이 급증한 것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가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조기 상환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ELS 조기 상환 금액은 8조 7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6조 1400억 원 대비 31.5% 증가했다. 3월 ELS 조기 상환 금액은 4조 1344억 원을 기록해 2월(2조 2565억 원)보다도 2배가량 더 늘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2300포인트를 웃돌면서 조기 상환이 꾸준히 이어진 결과”라며 “특히 올 3월 1차 조기 상환 대상 물량의 경우 주가 하락으로 기준 가격 자체가 낮았던 지난해 9월에 발행된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40~3.53% 수준으로 하락한 점도 ELS 발행 시장의 호재로 꼽혔다. 10%대에 이르는 ELS 상품의 쿠폰금리(예상 수익률)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한국투자증권의 ‘TRUE ELS 15873회(만기 3년)’는 연 11.01%의 쿠폰금리로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홍콩H지수·유로스톡스50지수·코스피200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은 미래에셋증권의 제33587회 ELS(만기 3년)는 쿠폰금리를 10%로 제시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ELS 상품들의 원금 손실 위험성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데다 예금금리도 많이 떨어져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이 ELS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한동안 횡보하면서 2분기 이후에도 ELS 발행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2분기 시장 여건은 1분기보다 더 좋다”며 “코스피가 2분기 중 2350포인트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한 지난해 4분기에 발행한 ELS도 대부분 조기 상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ELS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중·고위험 상품인 점을 감안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의성 미래에셋증권 반포WM지점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상업용 부동산 침체 우려 등 시장 변수가 있음에도 금융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ELS는 발행사가 제시한 상품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위험 상품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기초자산이 개별 주식인 종목형 상품보다 주가지수인 지수형 ELS가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
ECB의 경고 "CRE펀드 대규모 환매 노출"
국제 경제·마켓 2023.04.04 15:18:59상업용부동산(CRE) 펀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나왔다. 은행 등 금융권이 지난달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 위험 지대로 지목되는 CRE의 문제점을 당국도 자각하고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ECB는 3일(현지 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거시건전성 관련 보고서를 올려 투자자가 언제든 환매 가능한 ‘개방형 CRE 펀드’가 “대규모 환매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CRE 시장은 물론 넓은 범위의 금융 안정성에도 위험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개방형 CRE 펀드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결할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펀드의 구조적 취약성이 불거지는 징후로 꼽힌 사례는 거시 금융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통화 긴축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고 가격이 조정을 받는 상황 등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환매에 나서면 펀드가 투자하는 CRE는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펀드의 유동성에 심각한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유동성 관리 도구가 없으면 펀드가 환매 자금 마련을 자산 매각에 의존해야 하며 이는 시장의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펀드가 유동자산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ECB의 주문이다. 투자자가 환매 가능한 빈도를 줄이고 환매 의사 표시부터 실행까지 간격을 두거나 최소 보유 기간을 유지하는 조치 등도 제안했다. 유로존 내 CRE 펀드의 순자산가치는 2012년 4분기 3230억 유로(약 460조 원)에서 지난해 4분기 1조 400억 유로(약 1482조 원)로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이 중 80%가 개방형 펀드이며 이들이 유로존 CRE 시장의 40%를 차지한다. 반면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유로존 CRE 거래 건수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4%나 감소했다. 실제로 가격 조정 상황도 드러나고 있다. 유럽 내 중대형 부동산 자산관리사와 리츠 등의 시가총액을 알 수 있는 MSCI 유럽부동산지수는 3월 한 달에만 14% 하락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CB는 존스랑라살의 통계를 인용해 유로존 내 고급 CRE 가격도 지난해 한 해 2·3분기의 하락세 때문에 14%나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미국에서는 부동산 펀드의 대량 환매가 발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이 700억 달러 규모로 운용 중인 리츠에 3월 한 달 동안 전월 대비 15% 증가한 45억 달러의 환매 요청이 들어왔다고 이날 보도했다. 블랙스톤 측은 인출 한도 때문에 이 중 6억 6000만 달러만 지불했다. FT는 “조너선 그레이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지난달 초 투자자 200여 명 앞에서 금융 격변 속의 새로운 투자 기회라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높았다”고 평가했다. 블랙스톤 경영진은 설명회에서 금융위기가 신규 부동산 건설을 위한 은행 자금 조달 제한으로 시장에 공급 압박을 높이고 이는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오후시황] 2480선 머무는 코스피…“종목 장세 지속”
증권 국내증시 2023.04.04 13:41:36코스피가 2480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리려 하지만,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상방이 제한된 모습이다. 4일 오후 1시 40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11.14포인트(0.45%) 오른 2483.4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3포인트(0.14%) 오른 2475.87에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623억 원을 순매도했다. 오전부터 순매도세를 나타낸 외국인의 전체 순매도 규모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64억 원, 1379억 원을 사들이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005930)(0.79%)는 상승 중인 반면 2조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SK하이닉스(000660)(-2.29%)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2차전지 업종 중에서도 LG화학(051910)(3.09%)은 크게 상승 중이지만, 포스코홀딩스(-4.72%)는 급락 중이다. 단기간 주가가 치솟은 영향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중 체감상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였던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권 유동성 위기는 3월 말 이후 소강상태에 진입했다”며 “매크로상 인플레이션, 경기 등 기존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구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중에는 2차전지주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관련주들 내에서도 차별화된 종목 장세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전날보다 4.29포인트(0.50%) 오른 859.17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장보다 1.04포인트(0.12%) 내린 853.92에 출발했다. 코스닥에서는 지금까지 개인이 1356억 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01억 원, 281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2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에코프로비엠(247540)(-2.80%), 에코프로(086520)(-3.20%), 엘앤에프(066970)(-1.22%) 등 2차전지 3대장이 모두 하락세다. 이 밖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3.05%), HLB(028300)(1.79%), 카카오게임즈(293490)(1.09%), 셀트리온제약(068760)(4.10%) 등은 강세다. -
[오전시황] 외국인 순매도 속 2490 탈환 노리는 코스피
증권 국내증시 2023.04.04 10:12:16코스피가 249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4일 오전 10시 8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6포인트(0.47%) 오른 2483.9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3포인트(0.14%) 오른 2475.87에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916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711억 원, 1112억 원을 사들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005930)는 0.48% 상승한 6만 3400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2조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SK하이닉스(000660)는 3.1% 급락한 8만 4500원에 거래 중이다. 2차전지 관련 종목들도 주가 향방이 갈리고 있다. LG화학(051910)은 4.07% 급등 중인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1.15% 하락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중 체감상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였던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권 유동성 위기는 3월 말 이후 소강상태에 진입했다”며 “매크로상 인플레이션, 경기 등 기존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구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중에는 2차전지주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관련주들 내에서도 차별화된 종목 장세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전날보다 3.32포인트(0.39%) 오른 858.2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장보다 1.04포인트(0.12%) 내린 853.92에 출발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1063억 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34억 원, 130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대부분 약세다. 엘앤에프(066970)(4.42%), 에코프로비엠(247540)(0.43%)을 제외하고 에코프로(086520)(-0.7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04%), 카카오게임즈(293490)(-0.97%) 등 상위권 종목에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
“美금융 불안한 지금이 기회” 위안화 영토 넓히는 中[뒷북 글로벌]
국제 국제일반 2023.04.04 07:00:00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각국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실리콘벨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 불안까지 더해지자 중국이 그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중동·아프리카·남미 등을 대상으로 위안화 사용을 권유하며 달러 패권에 전방위적 도전장을 내밀고 나섰다. 2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안화 사용을 늘리는 협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과 양국 간 무역 거래에서 달러가 아닌 서로의 통화를 쓰기로 합의하고 SWIFT 대신 CIPS를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는 중국 정유 회사 룽성석유화학의 지분 10%를 위안화로 매수하기로 했다. 중국은 세계 각국에 대한 구제금융을 늘리고 있는데 2021년 기준 긴급 대출의 90%를 위안화로 내줬다. 아울러 2021년부터 아프리카에 대외 위안화 센터를 세워 현지 금융기관에 1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원유 등 상품 시장에서도 위안화 결제를 늘리며 ‘페트로 달러’에 대항하고 있다. 미국은 197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군사 지원 등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원유를 달러화로만 거래하자고 제안했다. 세계 각국이 석유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비축해야 하는 ‘페트로 달러’ 시대의 개막이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원유와 천연가스의 위안화 결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페트로 위안’ 띄우기에 나섰다. 현재 전 세계 유전의 40%를 차지하는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는 이미 원유를 위안화로 거래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무역·금융 결제 시장에서 위안화 사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이 달러 중심의 전 세계 무역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대항해 만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의 이용 금액은 지난해 96조 7000억 위안(약 14조 1000억 달러)으로 전년보다 21.48% 급증했다.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분기 60.8%에서 지난해 4분기 58.4%로 감소했지만 위안화 비중은 같은 기간 1.9%에서 2.7%로 상승했다. 세계 외환 상품 시장 결제통화 비중에서도 지난해 4월 현재 달러화가 88.5%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지만 위안화도 7.0%로 호주 달러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단 신흥국의 수요가 높아진 결과다. 지나친 달러 패권에 신흥국에서도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원자재가 대부분 미국 달러화로 결제되다 보니 달러의 가치 변동에 따라 신흥국 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령 원자재 가격에 변동이 없더라도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수입 비용은 늘어나 무역적자와 국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미국은 이번에 러시아를 제재할 때 러시아 은행을 달러 결제망인 SWIFT에서 배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SWIFT가 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목도한 신흥국은 과도한 달러 의존도가 결국 자국 운신의 폭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대체재로서 위안화 사용을 늘리고 있다.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창시한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달러가 세계 금융에서 너무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신흥국에 그들의 달러 의존 리스크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위상이 이전만 못한 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무역수지는 블룸버그에서 비교 가능한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30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계속되는 재정적자로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주기적으로 상향하지 않으면 정부가 쓸 예산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하는 ‘디폴트’ 리스크도 되풀이되고 있다. 만성적인 ‘쌍둥이(무역·재정) 적자’다. 여기에 최근에는 은행발(發) 금융 불안도 가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현상이 달러 자산을 덜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미국 달러의 위상이 워낙 공고해 단기간에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만큼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중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당국이 매일 정하는 고시환율이라는 것 등 위안화가 갖고 있는 약점도 만만치 않다. 다만 유럽의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중국의 낮은 수준의 자본 개방도에서 역외 위안화 시장은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며 “향후 몇 년 안에 다극 통화 체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유가 80달러 돌파 복잡해진 연준”…“美 제조업 거의 3년 만 최저”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증권 해외증시 2023.04.04 06:42:00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자발적인 감산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27%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7%, 0.98% 올랐는데요.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연 3.54% 선까지 뛰었다가 미국 제조업이 생각보다 약한 것으로 나오면서 3.40%대로 내렸습니다. 2년 물도 4.12%까지 올랐다가 3.97%까지 하락했는데요.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개장 후 한때 8%까지 폭등했다가 배럴당 6%(4.57달러) 오른 80.2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7%(4.56달러) 상승한 84.45달러를 보였는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머리가 복잡해지게 됐습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추가 차량 가격 인하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우려에 6.12% 빠졌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내일 법원 출석을 위해 이날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했다고 하죠. 오늘은 국제유가와 금리, 증시 전망을 알아겠습니다. “국제유가, 6월께 배럴당 100달러 vs 큰 영향 없어”…“미 휘발유 값 갤런당 4달러 넘을 수 있다 분석도” 어제 OPEC+의 깜짝 116만 배럴 자발적 감산 발표 이후, 이날도 유가 전망이 분분했는데요.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수석 원유 애널리스트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중국의 수요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으며 OPEC+의 감산에 석유 가격이 100달러로 치솟는 일이 2분기 후반을 포함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빠르면 이번 분기에도 100달러를 찍을 수 있다는 건데요. UBS도 암리타 센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UBS는 이날 “중국의 원유 수입이 3월에 강세를 보였으며 최근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해 강한 소비와 탄력적인 투자를 기대하게 한다”며 “석유 가격은 OPEC+의 감산 발표로 2분기를 급등으로 시작했다. 우리는 6월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 씨티의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인 에드 모스는 “OPEC+는 점점 더 약해지는 가격을 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 포지셔닝과 숏커버링(환매수)을 고려하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장은 훨씬 약하다”며 “배럴당 100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더 많은 원유의 생산 감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 시장의 유가 예측에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어제오늘 주요 업체 전망을 모아보면 △UBS 브렌트유 6월까지 100달러 △골드만삭스 올해 90달러→95달러, 내년 95달러 100달러 △캐피털 이코노믹스 85달러→90달러 인상 △ANZ 연말 전 100달러 △씨티 단기 급등 불가피하나 100달러 되려면 상당한 추가 생산 감축 필요 △JP모건체이스 실제 감축량 80만 배럴 수준 유가 전망치 유지(9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실제 감축량 불분명 전망치 90달러 이상 유지 등인데요. 더 오른다는 쪽과 현수준 유지가 엇갈리는 거죠. 어쨌든 월가에서는 OPEC+가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높은 가격을 원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10월 나이지리아 석유자원부 장관은 “OPEC가 약 90달러의 가격을 원한다”고 한 적이 있죠. 개리 로스 블랙 골드 인베스터스의 오일 컨설턴트는 “OPEC+는 확실히 높은 가격을 바라고 있다”고 짚었는데요. 사우디의 움직임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면 안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경제적 요인이 크다는 거죠. 마켓워치는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SPR)를 올해도 채우지 않기로 하면서 OPEC+ 국가들이 불만을 갖게 됐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2021년 9월부터 올 1월까지 2억5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시장에 방출했는데 올해 유가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음에도 미국이 이를 채우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 거죠. 블룸버그는 OPEC+의 감산은 유가 하락을 점치는 공매도 세력을 겨냥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유가 급등 시 미국이 셰일 오일을 더 많이 생산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데요.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OPEC가 100만 배럴의 깜짝 감산을 했다. 텍사스는 100만 배럴 증산으로 이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 투자를 줄여온 탓에 단기간 내 큰 폭의 생산량 증가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은데요. 미국 최대 셰일 생산지역인 페르미안 분지의 경우 올해 하루 50만 배럴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하죠. 피터 맥낼리 서드 브릿지의 에너지 글로벌 헤드는 “미국이 OPEC의 감산량을 조만간 메울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습니다. 유가 상승 시 미국 휘발유 값이 갤런당 4달러 이상으로 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케빈 북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징 디렉터는 “OPEC의 조치로 미국 내 휘발유값이 갤런당 50센트 이상 오를 수 있다”고 했죠. 미국의 현재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이 3달러50센트입니다. “불러드, 금리인하 원하는 시장 내 말 들어야만 해”…“유가가 띄어 놓은 미 국채금리 제조업 둔화가 내려” 이렇다 보니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골칫거리가 다시 생긴 셈인데요. 월가의 유가 전망이 갈리는 만큼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죠. 리스타드 에너지의 빅터 폰스포드는 “자발적 감축으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인플레를 부채질 할 수 있고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매파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연준도 예외는 아닌데요.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가는 항상 중요하며 나는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와 유럽이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점, 미국에서 강한 경제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높은 유가를 점쳤었다”면서도 “OPEC의 결정이 시장 입장에서는 놀라웠을 것이며 유가가 출렁이고 있어 연준의 임무를 좀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10분 현재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확률이 52.7%로 하루 전보다 4.3%p 올랐습니다. 이날 불러드는 금리에 관해 더 직접적인 발언도 했습니다. 그는 “시장은 제 말을 들어야만 한다(should listen to me). 인플레이션은 끈적끈적하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크게 많이 내려오지 않았으며 인플레이션 타깃의 2배 이상”이라며 “기준금리가 5%를 넘을 필요가 있다”고 못 박았는데요. 이는 연말까지 0.75%p가량의 금리 인하를 원하는 시장에 ‘그럴 일 없다’고 경고한 것과 같습니다. 물론 시장은 불러드의 경고(?)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는데요. 5월 금리인상 확률은 좀 바뀌었지만 연말까지 0.75%p의 인하 확률은 그의 발언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죠. 어쨌든 불러드는 “80% 정도의 가능성으로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잠잠해질 것이며 그 뒤의 기본 가정은 낮은 성장과 여전히 강한 노동 시장, 그리고 낮아지는 인플레이션”이라며 “다른 가능성은 금융 상황이 계속 어려워지는 것인데 시장은 이 가능성이 너무 많은 확률을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자신이 생각하는 80%의 확률이 많게는 85%까지 오를 수도 있다며 시장도 이쪽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죠. 은행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의미의 “껌을 씹으면서 걸을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좀 더 꿈틀댈 수 있는 신호가 주택 시장에서 나왔는데요. 미국 부동산 정보 업체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2월 전미 주택가격이 모기지 금리 하락에 힘입어 전월 대비 계절조정 기준 0.16% 상승했다고 합니다. 지난 해 5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하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신시내티와 콜럼버스, 오하이오 등 중서부의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쌌던 지역과 마이애미가 계속해서 값이 오르는 반면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뛰었던 오스틴과 라스베가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며 “신규 봄 수요에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는데요. 이날 나온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PMI가 46.3으로 나왔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7.5보다 낮은데요. 2020년 5월(43.5)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월보다도 1.4p 떨어졌는데요. 신규 주문은 44.3으로 한 달 새 2.7p 하락했습니다. 고용지수는 46.9로 2.2p 내려갔고, 구매물가도 49.2로 월가 예상치 51.1을 하회했습니다. 예상을 밑돈 제조업 수치는 경기침체 우려를 키워 유가로 올라간 국채금리를 떨어뜨릴 정도였는데요.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고용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간 고용시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블랙스톤, BREIT 3월에 또 환매 제한 15%만 허용”…“골드만, 금리 인상 중단 후 증시 상승 예전 같지 않을 것” 은행 위기에 유가 상승 요인, 여기에 생각보다 나쁜 제조업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우려를 높이는데요. 구글만 해도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의 노트북 교체 주기를 연장하고 피트니스 클래스와 스태플러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폴 갬블스 MBMG 그룹의 공동 창업자는 “우리는 아마도 짧은 침체에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했는데요. 시장 상황 더 보죠. 블랙스톤의 대표적인 비상장 부동산투자회사(REITs)인 ‘BREIT’가 3월에 또 환매제한 조치를 했다고 하는데요. 3월 환매요청액이 45억 달러였는데 이중 15%인 6억6600만 달러만 허용했다는 겁니다. 블랙스톤은 지난 해 11월부터 인출 요청 규모가 월 한도(순자산 대비 2%)와 분기 기준(순자산 대비 5%)을 넘을 경우 이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블랙스톤 사례를 언급하며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지난 10년 간 3배 이상 증가한 1조 유로(약 1조1000억 달러)”라며 “투자자들이 돈을 인출할 가능성이 늘고 있는 반면 자산 자체가 상당히 유동적이지 않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더 넓은 금융시스템과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금리인상이 끝나도 과거 같은 랠리가 없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은 “1983년 이래 금리인상 중단 후 S&P가 평균 8% 상승했지만 우리는 올해 연말 S&P 전망치를 4000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추가적인 상승이 없다는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예상하지는 않지만 S&P500의 밸류에이션과 어닝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강한 단기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웰스 파고도 어려운 어닝 시즌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크리스 하비 웰스 파고 주식 전략 헤드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뚜렷해지고 있으며 다가오는 어닝 시즌은 어려움이 시작되는 첫 분기가 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대출 접근이 조금 더 어려워질 것이며 이것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대표적인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 미국 주식전략가는 기술주가 20% 상승하는 상황은 지속 가능하지 않아 안전한 피난처가 아닐 수 있다며 의료와 유틸리티 등 전통적인 방어주를 추천했습니다. 웰스 파고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월마트가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했는데요. 별도로 금 선물은 0.7% 상승한 온스당 2000.4달러로 1년 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는데요. 다우지수가 1950년 이래 4월에 1.9% 상승했는데요. 선거 전 해 4월은 3.9%로 특히 더 좋았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MKM 파트너스는 “시장에 여러 복합적 신호가 많지만 S&P500이 나스닥의 최근의 움직임을 따라가 준다면 4200을 넘을 수도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다만, 반등이 있더라도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지금의 거시적 환경은 주식시장 랠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비는 약화하고 있고 대출은 나빠질 것이며 유가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는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이 또 나올 수 있다고 보기도 했는데요.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로우 JP모건체이스 전략가는 “은행에서 머니마켓펀드(MMF)로 빠져나가는 자금 수준이 은행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만약 이 같은 흐름이 더 이어진다면 더 많은 미국 은행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O)이나 시그니처뱅크처럼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겉으로 잠잠해진 유동성 문제조차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뜻인데요. 유가 문제가 갑자기 튀어나왔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 상승 시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지만 안 그래도 복잡한 일이 더 복잡해지는 건 사실인데요. 미국 경제 상황을 더 잘 알기 위해서는 미 동부시간 내일 오전에 나올 2월 구인건수(블룸버그 1050만 개 전망)와 5일 발표될 3월 ISM 서비스업 PMI를 잘 들여다봐야겠습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월가와 미국 경제, 연준에 관한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해외칼럼]예금보호 불확실성 걷어내야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04.04 06:00:00이제 은행예금은 전액 보호받나. 이건 간단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연방 관리들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 자넷 옐렌 재무부 장관은 지난 달 청문회에서 또 다시 말 바꾸기를 이어갔다. “파산한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뱅크의 예금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는 다시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는 것이 가장 최근의 입장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이보다 하루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금은 안전하다”는 그의 발언이 “예금 전액에 대한 보호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말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규제당국은 이전에 가동한 도구들을 다시 사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상당한 불확실성을 남겨뒀다. 어떤 경우에 이런 도구가 재사용될 수 있다는 건가. 더 많은 구제금융의 필요성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취하고 있는 감독조치는 어떤 것인가. 모든 예금주는 SVB 혹은 시그니처뱅크의 거래인과 동등한 취급을 받는가. 벌써 일주일 넘게 입법자와 언론인 및 투자자들은 이 문제에 관한 당국의 명확한 답변을 찾고 있다. 특히 예금주들은 은행에 맡긴 그들의 예금이 온전히 보호받을지 여부에 대한 당국의 확답을 원한다. “예금은 안전하다”는 관리들의 연이은 발언은 예금을 한도 없이 보호해주겠다는 듯한 어감을 풍긴다. 이렇듯 확정된 틀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바뀌는 고위관리들의 공개성명에 따라 시장은 그네 뛰듯 큰 폭으로 움직였다. 모호성은 금융시스템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그럼에도 관리들이 명료한 대답을 꺼리는 이유는 무얼까. 사실 연방정부가 모든 예금의 손실보전을 보장해주지 않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두려움이다. 예금보호한도가 없어질 경우 손실 위험이 없다는 생각에 은행 매니저들이 예금을 이용해 더 큰 도박을 하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발생할까 두려워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예금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예금 전액보장을 전제로 산정되는 게 아니다. 따라서 연준은 충분한 수수료를 징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예금보호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법적인 문제도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장하는 은행예금보호 한도액은 의회의 결정에 따라 예금주 1인당 25만 달러로 정해졌다. 특정 기관에 예외를 두려면 (대통령과의 협의를 거친) 연방재무장관의 지원과 FDIC와 연준 이사들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SVB와 시그니처뱅크 전체 예금의 대략 90%는 보호한도에서 벗어나 있다. 관리들은 궁리 끝에 ‘조직적 리스크 예외조항’을 만들었다. 위험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예금전액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희망은 빗나갔다. 다른 소형 혹은 중형 은행 예금이 예금대량인출사태 발생 때 완전히 보호될 것인지가 여전히 모호해지자 퍼스트리블릭을 비롯한 소형은행 예금주들은 JP모건체이스와 시티그룹 등 이른바 ‘대마불사’ 은행으로 대거 이동했다. 정부가 고의적으로 모호한 접근법을 취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비전략적인 모호성은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최악의 상태로 밀어 넣을 수 있다. 옐런 장관을 비롯한 관리들이 보다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중소형 은행의 고객들은 예금 손실 위험을 피해 대량인출을 시도한다. 행정부의 애매한 태도를 더 큰 이윤을 얻기 위한 ‘도박’의 청신호로 해석하는 은행 매니저들의 도덕적 해이도 커진다. 이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어려운 지경에 빠진다. 한마디로 서로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돌아간다. 한 개의 문제를 고치면 다른 문제가 불거진다. 예컨대 상업부동산 분야에서의 잠재적 채무불이행과 기타 거품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대두된다. 바로 이것이 예금보호를 둘러싼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제거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은 모호함이 아니라 명료성이 요구되는 시기다. 행정부는 예금보호 문제에 더욱 분명한 방향성을 제공하도록 의회를 압박해야 한다. 보호대상은 무엇이고 비보호 대상은 또 무엇인지, 예금보호는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 확실히 정해야 한다. 적법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리스크를 감안할 때 관리들이 말을 아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정부의 확실한 입장표명을 통해 금융시장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할 때다. -
[투자의 창] 불확실한 장세, 저변동성 자산에 집중하라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04.03 19:33:02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3월 17일 긴축 사이클에 닻을 올린 후 지난달까지 누적으로 기준금리를 4.7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3.00%포인트를 올렸다. 기준금리 출발점이 각각 0.25%와 0.50%로 한국이 조금 더 높았지만 지금은 1.50%포인트의 격차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다. 금리를 올린 이유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함이다. 고금리는 경기 침체를 부를 수도 있지만 이를 불사할 만큼 물가 안정은 중요한 문제다. 중산층 이하 국민의 의식주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는 유지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 3월 초 시작된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투자자들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위기 이전보다 개선된 위험 선호 심리와 떨어진 시장금리는 지속성이 의심된다. 은행이라는 심장이 경제에 돈이라는 피를 골고루 순환시켜야 하는데 이제는 확실하고 안전한 대출처만이 피를 공급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발 위기로 성장률은 타격을 입게 됐고, 경기 침체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당분간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은행은 대출을 늘리지 못할 것이다. 경제 생태계에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는 것이 은행이 처한 입장이나 기업과 소비자는 힘들 수밖에 없다. 미국은 특히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신용 경색 우려가 꾸준히 거론되는 실정이다. 미 정부와 연준은 자본 확충이 어려워진 은행과 대형 은행으로 예금을 옮기는 투자자, 중소은행의 위기 탈출 등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여전히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고 미국은 서비스 물가도 문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5% 상승해 금리 하단보다 0.75%포인트나 높다. 신흥시장은 이제 선진국 경제와 궤를 달리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의 경기 회복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시킬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은행들의 위기처럼 연준의 긴축과 이에 따른 거시경제적 파장은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연준이 안팎의 금융 시스템 안정에 대한 요구로 인플레이션 잡기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물가는 더 높게, 더 오래 지속될 위험도 있다. 투자자들은 그래서 내년까지는 경기 침체가 언제든 올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 시장 상황이 향후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해 높은 수익률보다는 낮은 변동성을 가진 자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물가의 방향성이 올해 중반까지 불확실한 만큼 우량 채권도 평가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도 파산 과정에서 우량 채권을 의도하지 않게 매도한 바 있다.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장기 자금은 소득이 발생하는 배당 성장주, 단기채권, 만기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유망하다. 경기 침체기 주식이 좋은 투자처임은 과거 사례에서 입증됐지만 적어도 3분기까지는 위험을 적극 분산해야 한다. -
유가 10% 뛰면 물가 0.3%P 올라…고민 커진 금통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03 18:01:09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금융 불안으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준비하던 전 세계 통화 당국에 국제유가가 다시 변수로 떠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예고도 없이 감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불안이 다시 나타난다면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하기 어렵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전망치보다 10% 높아질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의 추가 상승 폭은 0.2~0.3%포인트로 추산된다. 2월 경제전망에서 조사국은 올해 국제유가를 연평균 배럴당 84달러로 예상했다. 이번 OPEC+의 기습 감산으로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9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등 주요 기관마다 10달러 안팎의 전망치 상향이 이뤄지고 있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가 연말 3% 초반까지 하락한다는 전제로 통화정책을 운용 중인 한은도 국제유가가 변수가 되면 계산이 꼬이게 된다. 당장 4일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5% 아래로 떨어진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통화위원들은 여전히 국제유가와 환율의 재상승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6월 이후 상승세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금통위는 변수를 하나 더 안고 금리를 결정하게 됐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OPEC+의 국제유가 지지 의지가 재확인된 만큼 은행 사태와 같은 금융 불안 등으로 위험 기피 심리가 확산하지 않는 한 국제유가는 강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 조절에 한은도 이달 11일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OPEC+의 감산도 수요 감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 성격인 만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발생했던 지난해보다는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날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 등으로 연준의 재가속화 옵션이 제거돼 한은 입장에서도 추가 인상의 명분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
美 금융불안 파고드는 '위안화 굴기'…CIPS 이용액 22% 급증
국제 국제일반 2023.04.03 15:52:52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각국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실리콘벨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 불안까지 더해지자 중국이 그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중동·아프리카·남미 등을 대상으로 위안화 사용을 권유하며 달러 패권에 전방위적 도전장을 내밀고 나섰다. 미중 경쟁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군사 분야에 이어 결제통화 등 금융 부문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2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이 달러 중심의 전 세계 무역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대항해 만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의 이용 금액은 지난해 96조 7000억 위안(약 14조 1000억 달러)으로 전년보다 21.48% 급증했다. 중국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안화 사용을 늘리는 협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과 양국 간 무역 거래에서 달러가 아닌 서로의 통화를 쓰기로 합의하고 SWIFT 대신 CIPS를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는 중국 정유 회사 룽성석유화학의 지분 10%를 위안화로 매수하기로 했다. 중국은 세계 각국에 대한 구제금융을 늘리고 있는데 2021년 기준 긴급 대출의 90%를 위안화로 내줬다. 아울러 2021년부터 아프리카에 대외 위안화 센터를 세워 현지 금융기관에 1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원유 등 상품 시장에서도 위안화 결제를 늘리며 ‘페트로 달러’에 대항하고 있다. 미국은 197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군사 지원 등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원유를 달러화로만 거래하자고 제안했다. 세계 각국이 석유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비축해야 하는 ‘페트로 달러’ 시대의 개막이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원유와 천연가스의 위안화 결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페트로 위안’ 띄우기에 나섰다. 현재 전 세계 유전의 40%를 차지하는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는 이미 원유를 위안화로 거래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프랑스 토탈에너지도 참여해 개발한 액화천연가스(LNG) 6만 5000톤을 상하이 시장에서 위안화로 거래했다고 밝혔다. LNG는 보통 달러로 거래하며 위안화 결제는 당시가 처음이었다. 이에 전 세계 무역·금융 결제 시장에서 위안화 사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아직 절대 규모는 미국 달러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증가 속도는 빠르다.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분기 60.8%에서 지난해 4분기 58.4%로 감소했지만 위안화 비중은 같은 기간 1.9%에서 2.7%로 상승했다. 세계 외환 상품 시장 결제통화 비중에서도 지난해 4월 현재 달러화가 88.5%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지만 위안화도 7.0%로 호주 달러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위상이 이전만 못한 틈을 파고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무역수지는 블룸버그에서 비교 가능한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30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계속되는 재정적자로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주기적으로 상향하지 않으면 정부가 쓸 예산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하는 ‘디폴트’ 리스크도 되풀이되고 있다. 만성적인 ‘쌍둥이(무역·재정) 적자’다. 여기에 최근에는 은행발(發) 금융 불안도 가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현상이 달러 자산을 덜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나친 달러 패권에 신흥국에서도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원자재가 대부분 미국 달러화로 결제되다 보니 달러의 가치 변동에 따라 신흥국 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령 원자재 가격에 변동이 없더라도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수입 비용은 늘어나 무역적자와 국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미국은 이번에 러시아를 제재할 때 러시아 은행을 달러 결제망인 SWIFT에서 배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SWIFT가 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목도한 신흥국은 과도한 달러 의존도가 결국 자국 운신의 폭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대체재로서 위안화 사용을 늘리고 있다.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창시한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달러가 세계 금융에서 너무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신흥국에 그들의 달러 의존 리스크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미국 달러의 위상이 워낙 공고해 단기간에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만큼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중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당국이 매일 정하는 고시환율이라는 것 등 위안화가 갖고 있는 약점도 만만치 않다. 다만 유럽의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중국의 낮은 수준의 자본 개방도에서 역외 위안화 시장은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며 “향후 몇 년 안에 다극 통화 체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OPEC+ 기습 감산…사그라드는 인플레에 '기름' 붓다
국제 정치·사회 2023.04.03 15:25:29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인 추가 감산에 들어간다. 글로벌 경제 주체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원유 감산은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심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 에너지 전문가들은 올해 유가가 90달러를 돌파하고 내년에는 1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2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통신은 다음 달부터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5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쿠웨이트·오만·알제리 등도 일제히 감산에 동참해 하루에 총 116만 배럴을 줄이기로 했다. 여기에 6월까지 하루 50만 배럴 감산을 예고한 러시아는 이날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깜짝 감산’은 시장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국제유가 상승을 노리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유국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이후 유가 하락이 감산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감산의 여파로 3일 아시아 시장에서 유가는 장중 8% 넘게 급등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결정은 잘못됐다”고 정면 비판했다. -
사우디·러, 美 에너지패권 맞서 감산 주도…"연말 100弗 간다"
국제 정치·사회 2023.04.03 15:06:10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산유국들의 ‘깜짝 감산’을 주도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것은 물론 미국과 사우디 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 8%나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예상하지 못한 유가 변수로 인해 다음 달 통화정책 방향을 설계해야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산유국들의) 감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2일(현지 시간) 외신과 에너지 컨설턴트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일일 116만 배럴의 추가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 이상 오른 90달러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위기 우려로 지난달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지며 15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던 유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 전망치를 올해 말 배럴당 95달러, 내년 말 배럴당 100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날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발표한 자발적인 감산 규모는 116만 배럴이다. 하지만 여기에 기존에 추진하던 250만 배럴의 감산을 합하면 총 감산량은 366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일일 전 세계 수요의 3.7%에 해당한다. 물론 실제 감산량이 이보다 적을 수 있으나 이번 감산을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생산량 변경 움직임이 없던 산유국들은 이날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거론하며 예방적 차원에서 감산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산 발표는 3일 예정된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를 앞두고 휴일에 불시에 이뤄졌다. 형식상 OPEC 차원의 공식 발표 없이 각 나라가 개별적으로 감산에 나선 모양새다. JMMC는 3일 화상회의 후 “자발적인 추가 생산량 조정은 원유 시장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예방 조치”라고 지지 입장을 내며 감산 계획을 엄격히 준수하라고 회원국들에 권고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발표를 주도한 것은 사우디와 러시아”라고 전했다. 실제 감산 규모를 봐도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50만 배럴씩 감산하고 나머지 산유국들이 이를 따르는 형태다. 결국 이번 감산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경제 개혁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유가를 높게 유지해야 하는 사우디와 원유 수익이 절실한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사우디에 원유 증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사우디는 되레 감산을 주도하며 미국과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사우디가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원유 생산량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명확한 징후”라고 말했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고조되며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도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미국 지역은행의 잇따른 파산과 유럽 대형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 등 금리 인상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또다시 금리 인상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감산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 압력을 조절하기 위한 연준 등의 과제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국채금리 역시 상승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라자드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로널드 템플은 “이번 감산은 인플레이션 요정이 병 속에 봉인돼 있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다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한국, 메트라이프서 탑5 중요 시장…위치 공고히 할 것"[톡톡 금융인]
정치 대통령실 2023.04.02 18:11:34“한국은 고령화로 은퇴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에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메트라이프 전 세계 진출 국가 중 5위권인 한국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존 매캘리언(사진) 메트라이프 미국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 메트라이프생명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수많은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을 떠났지만 메트라이프는 여전히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매캘리언 CFO는 한국 보험 시장에 대해 “규제 환경이 잘 정비돼 있고 고객의 지식 수준도 뛰어난 성숙한 시장”이라고 평했다. 그는 “메트라이프가 한국의 고령화와 관련해 개인연금 솔루션 분야 등 노후 보장 측면에서 도울 것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나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 그는 “항상 위기는 찾아올 수 있으며 특정 위기가 더 큰 위기라고 보지 않는다”며 “40여 개 국가에 진출한 메트라이프의 다양화·다각화 전략은 155년간 메트라이프의 탄력 회복성의 원천인 만큼 위기 상황도 잘 극복해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메트라이프는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추구해 어떤 경제 환경에서도 대응이 가능한 ‘올웨더(All-Weather)’ 전략을 본사 차원에서 추구하고 있다. 매캘리언 CFO는 “‘언제나 당신 곁에, 더 든든한 미래를 위해’라는 회사의 키메시지처럼 어려울 때 도와주는 회사로 기억되기 바란다”며 “보험업은 장기적인 약속을 하는 업이고 메트라이프라는 회사가 155년을 이어온 만큼 고객들의 위험 관리를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매캘리언 CFO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10년간 보험감사 업무를 한 후 2006년 메트라이프에 합류해 IR헤드, EMEA(유럽·동유럽·아프리카) 지역본부 CFO 등을 거쳐 2018년부터 본사 CFO를 맡고 있다. 이번 방한은 CFO로서 글로벌 지사들을 둘러보는 차원으로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이뤄졌다. -
[단독] 저축은행 예금, 3분의 1이 퇴직연금…금융당국 “비중 줄여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02 18:07:08저축은행들의 퇴직연금 규모가 총 정기예금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금융 당국이 퇴직연금의 비중 축소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저축은행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퇴직연금 취급 저축은행 32개 사의 정기예금 잔액 총 90조 1600억 원 가운데 33%에 달하는 30조 4300억 원이 퇴직연금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권 수신 자금의 90% 이상이 정기예금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퇴직연금 취급 회사들은 전체 수신의 3분의 1을 퇴직연금에서 조달하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 업권의 퇴직연금 규모는 2018년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허용한 후 빠르게 늘고 있다. 2018년 첫 시행 당시 1조 원대에 불과했던 저축은행 퇴직연금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처음으로 30조 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30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불과 4년 만에 25배 가까이 급성장한 것이다. 문제는 퇴직연금 규모가 커진 만큼 이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졌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전체 퇴직연금 취급 회사들의 총 정기예금 대비 퇴직연금 비중이 33%라면 그중에는 수신 규모가 큰 대형사도 포함돼 있는 만큼 대형사를 제외한 일부 개별 중소형사의 퇴직연금 비중은 40~50%에 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에 “퇴직연금 의존도를 낮추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들에 “글로벌 긴축 기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저축은행 퇴직연금 조달 비중 과다에 따른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이 우려된다”며 “비상시 긴급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퇴직연금 상품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연말·연초에 자금이 집중되는 특징이 있는데, 운용은 연말·연초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자금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영역”이라며 “따라서 퇴직연금에만 자금이 너무 쏠려 있으면 유동성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감원은 구체적인 적정 비중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실시될 경우 저축은행에서 퇴직연금 자금이 일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디폴트옵션에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디폴트옵션 시행 시 원금 보장형 상품 차환에 실패한 저축은행에서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은 3월 30일 금융위원회·금감원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2023년 퇴직연금 업무설명회’에서도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수신 기반이 쏠린 저축은행들에는 지난해 7월부터 검사 및 수신 다각화 등을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유동성 위기가 세계적으로 발생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퇴직연금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급격하게 빠져나갔을 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금융 당국 입장에서는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듯하다”고 말했다. -
적자 5조 넘으면 한전채 발행 또 막혀…협력사 연쇄도산 우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4.02 17:50:46“에너지공기업들이 ‘빛(light)’이 아닌 ‘빚(debt)’을 만드는 기관으로 전락했습니다.” 한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2일 전기·가스요금 조정 결정 때마다 반복되는 사달을 이같이 표현했다. 특히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을 불러들여 리스크 요인을 집중 점검하려다 회의 직전 돌연 이를 취소했다. ‘국민 부담 경감’을 명분으로 공공요금을 동결해놓고 곧바로 에너지 공기업이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은 메시지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산업부는 “공기업 재무 상황 등 종합적인 점검에 시간이 소요돼 불가피하게 연기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런 소동 자체가 정치적 요금 결정의 후폭풍이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전과 가스공사의 경영난을 악화시키는 요금 산정 체계에 대한 시장 불신만 키우고 있다고 꼬집는다. 당초 한전은 이날 회의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끝내 무산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를 집중 거론할 예정이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차입 경영’ 중인 한전이 찍어낼 대규모 한전채가 야기할 수 있는 채권시장 교란이다. 가뜩이나 실리콘밸리은행(SVB)·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투자 심리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한전채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흑자 도산을 걱정하는 기업들이 속출했고 정부는 긴급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 한전은 전기를 원가 이하에 팔다 보니 매달 네 차례에 걸쳐 지급하는 전력구입대금 충당을 위해 공사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료비가 급등했던 지난해 한전채 발행 규모는 37조 2000억 원으로 2년 만에 12배 증가했다. 이 중 국내 한전채 발행액은 35조 원으로 국내 회사채 발행액(76조 8000억 원)의 45.6% 수준에 달한다. 문제는 사실상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는 데다 한때 연 5% 후반의 고금리인 한전채가 과다 공급되면서 국내 채권시장 수요를 잠식하고 채권금리의 동반 상승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공기업 한전이 제 살길을 찾아 빚을 냈을 뿐인데 애꿎은 일반 사기업들이 휘청거린 이유다. 일부 대기업조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파리가 날리자 발행 계획을 접어야 했다. 한전은 올 들어서도 이미 5조 3000억 원어치의 한전채를 찍었다. 이번 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적자를 메우기 위한 채권 발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전이 올 1분기 5조 3333억의 적자를 낼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대로 올 연말까지 전기료가 동결될 시 한전채 누적 발행 규모가 1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전이 채권을 발행해 적자를 메꾸는 데도 한계가 있다. 적자가 쌓일수록 자본금을 갉아먹어 사채 발행 한도도 쪼그라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등을 합한 총액의 다섯 배를 초과할 수 없다. 지난해 말 한시적으로 두 배에서 다섯 배로 늘렸지만 천문학적인 적자가 쌓이면서 추가 법개정 없이는 역부족인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한전의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를 기존 8조 6000억 원에서 12조 6000억 원으로 확대했다. 적자 해소를 위한 유일한 길인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다는 판단하에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냉방비·난방비에 대한 국민 부담을 고려하면 남은 하반기 추가 인상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자본감소로 사채 발행 한도에 여력이 없기 때문에 자금 조달 이슈는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전 스스로도 올해 5조 원 이상 적자를 낼 경우 2024년 공사채 발행이 불가능해진다고 인지하고 있다. 한전에서 시작된 재무 위기가 발전사·협력사의 동반 부실로 이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전 관계자는 “6500여 개 협력사의 연쇄 도산, 대규모 실업 사태 발생 등 전력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칫 매년 6조~7조 원 수준인 송·배전망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력 계통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분기 가스요금이 동결됐던 가스공사는 갈 길이 더 바쁘다. 요금 인상이 무산되면 환수가 어려운 민수용 미수금이 지난해 말 8조 6000억 원에서 올해 말 12조 900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한 연간 이자비용은 4700억 원으로 하루 13억 원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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