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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 삼성, 계열사 협의체 필요한데...'따로 또 같이' SK식으로 가나
산업 기업 2017.03.03 17:43:37“삼성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기로 한 만큼 이제는 삼성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업하는 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계열사별 협의회 등을 만들어 사회공헌 등 기존의 순기능을 이어나가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협력해야 합니다.”(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선포했지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혼란을 최소화할 계열사 간 협업 체계가 필요하고 결국 관련 조직이 만들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십년간 ‘오너→미전실→계열사’로 이어진 톱다운 방식에 익숙했던 전문경영인과 임직원들이 당장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해결해야 할 숙제와 부작용이 만만찮다는 평가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계열사 자율경영은 총수 구속에 따른 불가피한 과도기 체제일 수 있다”며 “자율경영에 바탕을 두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협업 시스템은 구축해야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미 계열사 간 자율경영체제를 본격화한 후 보조 위원회 등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SK식 모델이 재조명되는 상황이다. SK는 2012년 11월 서울 광장동 아카디아 연수원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 등이 참여해 그룹의 새로운 운영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을 공식 도입했다. 계열사들이 평소 각사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하다가 그룹 차원에서 협의할 사안이 있을 때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에 참여해 협업하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글로벌성장위원회엔 해외 사업과 연관된 기업의 이사들이 참여해 공동의 먹거리를 논의하고 커뮤니케이션위원회에는 기업 홍보가 필요한 곳들이 가입해 타사 의견을 듣는 식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각 계열사는 공식 계약을 맺는 등 법적 절차도 밟는다. 자율성과 법률적 정당성을 모두 아우르는 셈이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 최재원 SK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참여를 배제하고 지주회사인 SK도 각사의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지주회사의 큰 역할이던 각 계열사 CEO 및 주요 임원 인사도 위원회에 넘겼다. CEO 평가 등의 인사는 인재육성위원회가 검토해 각사의 이사회에 전달하고 각사 이사회가 최종 확정하는 구조다. 현재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조대식 전 SK 사장을 두고 △전략위원회(조대식 의장 겸직) △에너지·화학위원회(위원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ICT 위원회(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글로벌성장위원회(유정준 SK E&S 사장) △커뮤니케이션 위원회(박정호 SK 텔레콤 사장) △인재육성위원회(서진우 사장) △사회공헌위원회(최광철 사장) 등을 운영 중이다. SK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삼성 미전실과 비슷한 게 아니냐고 하지만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의사결정 기구가 아닌 조정·협의 조직”이라며 “각사가 분담금을 내서 운영하고 이 비용도 공시하면서 투명하게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삼성이 SK의 모델을 참고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필수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합법적인 틀 안에서 각 계열사 의견 조정에 참여할 수 있다. 계열사별로 당면 현안을 해결하게 하면서 지주회사가 그룹차원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나 인수합병(M&A) 등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 측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공식화했지만 오는 24일 개최되는 주주총회 안건에는 지주회사 전환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이 협업 체제를 구축한다 해도 자리를 잡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SK만 해도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한 지 무려 15년이 넘었고 수많은 토론을 거치며 2007년과 2012년 자율경영 체제를 리뉴얼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 전자가 '뉴 삼성' 주도...계열사는 글로벌 생존력 강화
산업 기업 2017.03.01 17:41:09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유학을 마치고 지난 2000년 국내로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경영기획팀 상무보)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2002년부터 매년 빼놓지 않고 참석하는 행사가 있다. 바로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선밸리 미디어 콘퍼런스’다. 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행사로 이 부회장은 이곳을 자신의 ‘준거집단’ 중 하나로 삼고 이미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글로벌 수준에 맞춰왔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권위주의와 허례허식 등을 질색하며 철저히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가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오랫동안 구상해온 ‘뉴 삼성’을 가동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이 등장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이상 오너와 그룹 컨트롤타워가 각 계열사의 먹거리를 찾아주고 키워주는 방식으로는 삼성의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삼성이 그룹 안에서 모든 제품과 기술을 생산하며 수직계열화돼 있어 미전실의 명령과 조율이 절대적이었다”면서도 “이제 신기술과 기업을 빠르게 사오면서 삼성의 외연이 더욱 확장되는 시대인 만큼 경직된 톱다운 방식보다 계열사별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이 부회장이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 해체라는 예상치 못한 경영쇄신안을 내놓은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선도하고 각 계열사는 각자 글로벌 생존력을 높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도 선임된 상태다. 샐러리맨 CEO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이 부회장의 1심 재판이다. 만약 이 부회장이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뉴 삼성 플랜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이 부재한 상태에서 당분간은 삼성전자가 다른 계열사들의 전략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이미 ‘삼성=삼성전자’로 인식될 정도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각자도생하라는 메시지가 던져진 가운데 다른 계열사들은 삼성전자의 변화를 보고 자신들의 경영전략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ASML·시게이트·램버스·샤프 등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지분을 매각하는 한편 하만·데이코·비브랩스 등의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체질 개선이 이 부회장의 작품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다른 계열사들 역시 삼성전자의 방향을 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함께 3각축을 이루는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물산·생명 등은 전문경영인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미전실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계열사 각자도생 체제인 만큼 회사별 성적표에 따른 가차없는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 종전에는 미전실이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품어 생존할 수 있게 하는 구조였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기업은 ‘삼성’이라는 수식어를 다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이나 삼성엔지니어링 등 이 부회장이 고민해오던 ‘중후장대’ 사업들은 보다 처절하게 살길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현업에 복귀할 경우 각 계열사 경영인들이 최고 역량을 발휘하게 하되 보유 지분을 통해 이사회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다른 계열사를 컨트롤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0.57%, 0.06% 갖고 있는데다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도 16.5%를 보유함으로써 지배력을 높인 상태다. 기존에는 미전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그룹을 지휘해왔다면 이제는 이사회에 의견을 내는 등 더욱 투명하게 다른 계열사에 개입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이제 각 계열사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며 “이 부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 뉴 삼성 재편이 거침없이 이뤄질 것이지만 반대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삼성의 혼란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 미전실 해체로 '구심점' 역할 필요...전자, 지주사 전환 되레 빨라질수도
산업 기업 2017.03.01 17:41:03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기로 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무죄 입증이 최대 당면현안인 만큼 경영권 승계 문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면 미전실 기능 중 일부가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일 재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는 일정 기간 유예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 부회장의 구속 사유 중 하나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주주 제안으로 공론화된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당분간 결과물을 내놓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 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데 안건으로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미전실 해체나 이 부회장의 구속이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전실 기능 중 일부가 지주회사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이나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의사결정은 물론 전자·전기 분야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지주회사 아래로 모이면서 계열사 간 업무조정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미래 신사업 발굴, 비주력 사업 부문의 매각 같은 결정도 합법적인 틀 안에서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삼성전자는 삼성SDI 19.6%, 삼성전기 23.7%, 삼성SDS 22.6%, 삼성디스플레이 84.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회사의 경우 자회사 지분 20%를 확보해야 하는데 일부는 이미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미전실을 통해 탈법적으로 진행됐고 미전실이 그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미전실 해체로 이 같은 논란이 해소됐다”면서 “삼성전자 이사회라는 합법적인 틀과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삼성이 당초 약속한 대로 5월에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내부검토 결론을 내놓고 지주회사 전환에 착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 "계열사 기능 극대화·협력 통해 경영혼란 줄여야"
산업 기업 2017.03.01 17:40:59미래전략실 해체를 포함한 삼성 쇄신안에 대해 재계 및 학계 전문가들은 컨트롤타워의 긍정적 기능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각 계열사의 기능을 극대화하고 각 부문별로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경영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1일 “지금까지 삼성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그룹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방식이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며 “과거 방식이 무조건 나빴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회장은 이어 “어차피 미전실을 해체하기로 한 상황에서 삼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조하고 협업하는 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대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삼성그룹의 해체로 그런 기능이 약화될까 우려된다”며 “계열사별 협의회 등을 구축해 사회공헌 등 기존의 순기능을 이어나가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의 조정·협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성장사를 다룬 ‘삼성웨이’를 쓴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전실은 경영진단팀 등 감사 기능을 갖추고 각 계열사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는 역할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어 “미전실 해체로 삼성 각 계열사로 기능이 이관되면 각 산업 영역과 관련된 인수합병(M&A)은 잘 일어날 수 있겠지만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진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바이오 같은 경우 삼성이 기존에 하던 사업과는 완전히 성격이 달랐는데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교수는 “미전실이 큰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했던 만큼 중앙집권화되면서 각 계열사의 자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미전실 해체로 장기적으로는 계열사의 의사결정 판단력이 더 좋아지고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미전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킨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진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전실에 있던 사람들이 계열사로 옮겨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에서 같은 일을 한다면 결국 없어진 게 아닌 것”이라면서 “핵심 계열사인 전자·생명·물산에 각각 3개의 ‘미니 미전실’이 생겨 사실상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시너지는 계열사끼리 나는 것이 아니라 전자·생명·물산 등 세 소그룹 내에서 나는 것인 만큼 미전실이 없어졌다고 해서 큰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진기자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 티끌도 안남기고 과거와 단절...정공법 택한 JY '처절한 혁신의지'
산업 기업 2017.02.28 18:04:28미래전략실을 티끌도 남기지 않고 완전 해체한 삼성그룹이 대표이사와 계열사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체제로 돌아섰다. 28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삼성SDI 사장 인사 역시 계열사가 직접 발표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지금까지 사장단 인사는 그룹 차원에서 한꺼번에 발표했다. 삼성은 ‘권한은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던 미전실을 해체하고 계열사 자율경영체제를 도입하는 ‘정공법’을 통해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끝난 후에는 이사회 중심의 삼성 경영쇄신안이 한층 구체화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올랐고 글로벌 기업들의 이사회 중심 경영기법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최적화된 오더를 내리던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삼성의 장점인 기동성과 실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은 미전실을 대체할 별도의 조직 설치나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을 주축으로 한 ‘3두마차 체제’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어떤 방식으로든 미전실의 ‘순기능’은 살릴 것으로는 보이지만 이 부회장의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각 계열사들이 각자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사회 중심 계열사 자율경영체제에서 주목되는 곳은 각 계열사 이사회 내의 경영위원회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삼성 주력계열사의 경영위원회는 모두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 경영위원회에는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이상훈 사장이, 삼성물산 경영위원회에는 최치훈 사장, 김신 사장, 김봉영 사장, 이영호 경영기획실장 등이 참여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김창수 사장과 김대환 경영기획실장이 경영위원회를 맡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회사의 경영방침 및 전략과 사업계획, 사업 구조조정 등을 심의·결의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다. 자회사 매입 또는 매각이나 직원 급여체계 결정도 경영위원회를 거친다. 지금까지는 계열사의 경영전략과 관련해 미전실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앞으로는 이사회 내 사내이사들로 구성된 경영위원회가 실질적으로 회사의 전략을 짜는 창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전실이 사라진 후 계열사 간 업무조율 기능은 사장단 및 임원들 간 협의체를 통해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전기·SDI·SDS 등 전자·전기·IT 분야 계열사 사장단끼리 모여 사업 시너지를 도모하는 식이다. 삼성의 주력계열사인 삼성물산의 경우 잇따른 계열사 합병으로 외형이 커지면서 4개 사업 부문(건설·패션·상사·리조트)으로 운영되는 회사 경영의 시너지를 최대화하기 위해 각 부문 사장들이 참여하는 ‘시너지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자·바이오·금융 등 삼성의 3대 축과 관련된 계열사 사장단 간의 협의 및 조율은 있을 수 있겠으나 공식적이고 주기적인 협의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룹 사장단 회의가 없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삼성 내부에서 전문경영인들 중심의 경영체제도 상당히 자리 잡은 만큼 당장 삼성에 큰 혼선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연 매출 300조원, 임직원 5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의 컨트롤타워가 해체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 미전실은 계열사 전문경영인을 견제하고 그룹 차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전략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조율 기능, 계열사 간 임직원 전환배치, 계열사 간 업무 분장·조정, 강력한 감사·경영진단 시스템 등도 미전실이 있어 가능했던 부분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한다지만 미전실 해체 이후 이 부회장이 그리는 삼성 경영의 그림이 어떤 것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며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수직적 계열화와 빠른 사업구조 재편이 삼성의 강력한 무기였는데 컨트롤타워 없이 그런 강점이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정말 이 정도일 줄은…" JY '옥중 충격 인사' 내용이
산업 기업 2017.02.28 18:04:21삼성이 60여년간 명맥을 이어온 미래전략실을 공식 해체하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 도입을 선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따른 전면적인 경영쇄신안이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 등 삼성 2~3인자를 비롯해 미전실 팀장 전원도 사임했다. 그룹을 이끌던 수뇌부가 모두 퇴진하면서 삼성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8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면적인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 쇄신안의 핵심은 미전실 해체와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 도입이다. 삼성SDI는 이날 사장 교체를 직접 발표하면서 계열사 자율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삼성SDI는 조남성 사장이 사퇴하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 부회장이 옥중에서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지난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한 미전실은 5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전실 임직원들은 모두 계열사로 흩어진다.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삼성그룹’이라는 말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미전실이 주도했던 그룹 사장단회의와 연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간부승격자 교육, 신입사원 연수 등의 행사도 모두 없어지고 그룹 신입사원 공채도 올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순실 지원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승마협회장) 역시 삼성전자와 승마협회에서 모두 물러나고 승마협회에 파견된 임직원들도 소속사로 복귀하기로 했다. 삼성은 아울러 대관업무 조직을 해체한다고 밝혔다. 또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의 일정 기준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4일 이사회에서 10억원이 넘는 기부금이나 후원금·출연금을 낼 때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앞으로 삼성은 계열사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자율 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계열사 경영위원회는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 간 업무조정은 연관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들 간 협의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쇄신안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전실 해체에 따른 글로벌 기업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삼성發 쇄신, 다른 그룹으로 확산될듯
산업 기업 2017.02.28 18:04:14재계 맏형인 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는 등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다른 그룹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 및 학계 전문가들은 당장 큰 변화는 없더라도 삼성과 비슷한 방향으로 조직 문화 대수술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국내 대기업들은 조직이나 인사·채용·대관 등에서 삼성의 방식을 상당 부분 차용해왔다. 대기업의 성장 방식이 비슷했던 만큼 재계 1위인 삼성의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채용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이 지난 1957년 첫 그룹 공채에 나선 후 계열사별 교차지원이 안 되는 그룹 공채 방식은 하나의 규칙처럼 이어지고 있다. 삼성이 직무능력 및 인적성 검사(SSAT)를 시작하자 현대차(HMAT), SK(SKCT), LG(GSAT) 등도 비슷한 제도를 만들었다. 삼성의 변화는 현재 기업 형태가 지주회사 체제인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주회사 체제를 이미 갖춘 SK나 LG 등 주요 그룹은 지주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이어가는 등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전략실처럼 법적 실체가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다만 지주사 역할은 계열사별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같은 거시적 역할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다. 계열사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삼성의 방식을 접목할 가능성도 크다. 지주사 체제가 아닌 현대차나 롯데·한화 등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직간접 조직들의 기능이 대폭 축소될 수 있다. 미전실처럼 법적 실체는 없어 권한과 책임이 괴리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컨트롤타워가 자칫 오너가의 이익에 기여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나쁜 이미지가 생긴 것 역시 부담이다. 현대차처럼 주요 계열사가 중심이 되고 나머지 계열사들이 이를 따라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지극히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변혁을 선택한 것이지만 계열사가 많은 국내 다수의 대기업들에 컨트롤타워는 꼭 필요한 존재”라며 “당장 관련 조직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기능이나 역할이 발전·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던 인사 방식은 계열사 별로, 그룹에서 진행하던 연말 기부금 등의 문화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변화가 오히려 기업들의 정상적인 활동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 '뉴삼성 그리기' 고강도 인적쇄신...삼성 세대교체 태풍 분다
산업 기업 2017.02.28 18:04:0728일 전격 단행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대대적 인적쇄신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했고 이를 두 달여 만에 실제로 실행하면서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시대’와의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또 미전실 소속 실장·차장·팀장 전원이 사의를 표명할 정도로 강력한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병철 창업주로부터 60년 가까이 이어져온 기존의 인사 및 경영 방식을 버리고 뼛속부터 달라진 ‘뉴 삼성’의 미래를 그리기 위한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최지성 미전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전실 차장(사장)의 사임은 이재용식 인사 태풍을 예고하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다.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은 그룹의 핵심 수뇌부로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오너 일가를 보좌해온 인물들이다. 그룹에서 사업·지배구조 개편 등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며 이 부회장 공백을 최소화할 유력한 ‘총수 대행’으로 꼽히기도 했다. 당장 삼성이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과 주요 결정 등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라는 카드를 버린 것은 당분간의 경영 공백보다 확실한 쇄신 이미지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 부회장의 굳건한 의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전실 해체는 예고된 것이지만 인사의 폭이 상상 이상”이라며 “미전실 임원들이 모조리 사임한 것은 혹여나 미전실의 기능이 다른 계열사로 속속 스며들 것이라는 일말의 의문조차 없애버리기 위한 강력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전실 해체와 소속 임원 퇴진을 시작으로 삼성 전 계열사에서 ‘정도 경영’을 최우선으로 한 거침없는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논의하던 막중한 사안까지 각 계열사에서 담당하게 되는 만큼 철저히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옥중인사 1호’로 삼성SDI를 선택하며 거침없는 신상필벌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 중국 전기차 배터리 인증 탈락 등의 악재로 9,000억원대 적자를 내며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은 삼성SDI의 수장을 옥중에서 교체한 것이다. 종전의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상근고문으로 물러났고 ‘메모리 성공신화’를 쌓아온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이 삼성SDI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 성공신화를 일군 주역인 전 사장에게 삼성SDI 수장 자리를 맡김으로써 ‘보상’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수익의 절반 이상을 메모리사업부에서 올렸을 정도로 성과가 큰 만큼 그 실력과 경험으로 SDI 체질개선까지 이루기를 기대한 것 같다”며 “조 사장에 대한 그룹 차원의 신뢰는 탄탄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도 물러난 것을 보면 앞으로의 인사는 좀처럼 예상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핵심인 메모리사업부장에는 D램개발실장인 진교영 부사장이 내정됐다. 진 부사장은 1997년 스탠퍼드대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줄곧 메모리사업부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엔지니어로 꼽힌다. 이날 삼성은 삼성SDI 사장 인사만 냈지만 향후 계열사별 사장단 인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계열사를 대표하는 사장들의 역할과 지위가 중요해지는 만큼 일부 부회장 승진 인사가 이뤄지고 이에 따른 후속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늘어나면서 사업부문을 담당할 새로운 사장이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게 되면 삼성전자 DS부문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새로 선임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물산에서 최치훈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 60년 명맥 미전실 '성공신화 주역' '실체없는 조직' 평가 갈려
산업 기업 2017.02.28 18:01:13문패를 바꿔가며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온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총수 직속 조직인 미래전략실은 지난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했다.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그룹 관리의 필요성을 느낀 이병철 회장은 일본 미쓰비시와 미쓰이 등을 벤치마킹해 비서실을 만들었다. 1970~1980년대 그룹이 성장하면서 삼성 비서실의 위상도 높아졌다. IMF로 경영위기를 맞은 삼성은 1998년 비서실을 구조조정본부로 바꾸며 위기를 극복했지만 2006년 ‘X파일’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증여가 드러나면서 구조본을 축소했다. 이후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고 규모를 줄였다. 그러나 전략기획실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수조원대 차명계좌 운용 등 불법행위가 드러나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소된 뒤 경영쇄신안이 나오면서 해체 운명을 맞은 것이다. 이후 삼성은 2010년 전략기획실을 부활시키면서 지금의 미래전략실로 이름을 바꿨다. 미전실은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 등 7개 팀으로 이뤄졌다. 계열사에서 파견된 임직원 200여명이 근무하고 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미전실장은 이학수·김순택·최지성 부회장이 차례로 맡았다. 미전실에 대해 삼성 성공신화의 주역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법적 실체가 없는 조직으로 총수를 위한 불법행위를 주도했다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삼성은 ‘성공의 삼각축’으로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미전실의 기획, 전문경영인의 실행을 꼽는다. 미전실이 모든 정보를 보고받아 치밀한 기획안을 마련한 다음 총수의 지시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 일사불란하게 집행하는 시스템이 삼성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지주회사가 없는 상황에서 계열사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그룹의 큰 그림을 그려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반면 실체 없는 조직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그룹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아닌 미전실에서 이뤄진다”며 “미전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하고 많은 경우 무리한 판단을 하고 불법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가보지 않은 길 가는 삼성]'파란 피' 조직문화도 바꾼다
산업 기업 2017.02.28 18:00:22삼성 미래전략실 해체로 ‘파란 피’로 상징되는 삼성 문화 역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공채가 사라지고 그룹이 주도하는 입문교육 대신 계열사별 교육이 강화되면 ‘삼성맨’으로 불리는 DNA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삼성 미전실이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하면서 삼성이 ‘그룹’으로서 해왔던 모든 업무가 없어지게 된다. 특히 그룹 차원의 공채 역시 올 상반기 채용까지만 진행하고 하반기부터는 계열사별 자율공채를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룹 공채가 없어질 경우 신입사원들에게 ‘삼성맨 DNA’를 심었던 그룹 입문교육이 사라지고 계열사별로 채용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삼성 신입·경력 입사자는 모두 그룹 입문교육을 받았다. 입문교육 과정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삼성맨으로서의 가치 공유다. 참가자들은 인력개발원에서 삼성의 역사와 조직문화 등을 배웠다. 삼성의 5대 핵심가치인 인재 제일, 최고 지향, 변화 선도, 정도 경영, 상생 추구를 실천할 방법과 삼성만의 깨끗한 조직문화, 글로벌 삼성의 위상 등에 대한 내용도 입문교육에 포함된다. 하지만 그룹 인사팀 주관으로 이뤄지던 이 교육은 앞으로 계열사 인사팀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삼성전자 3년차 직원은 “동기들과 함께 받았던 입문교육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더 이상 받지 못하는 후배들은 아쉬울 것 같다”며 “입문교육을 통해 삼성의 일원이 됐다는 공동체 의식이 심어졌고 교육을 받았던 동기들과 의지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전실이 폐지되면서 그룹 홈페이지와 블로그도 문을 닫는다. 인사와 연수 권한이 각 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던 신임 임원 만찬과 사장단 만찬, 연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간부 승격자 교육 등도 없어지게 된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사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오피니언 사설 2017.02.28 17:32:39삼성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기로 했다. 삼성은 미전실을 해체하고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강화하기로 하고 이 선상에서 “그룹 사장단회의도 폐지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현재까지 전해진 바로는 미전실이 보유한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경영진단 등의 기능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등 주력계열사로 이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룹 체제를 해체해 주력계열사 단위로 살길을 찾는 ‘각자도생(各自圖生)’ 이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삼성그룹이 내놓은 이번 조직개편은 예고된 사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받는 미전실 해체를 공언했기 때문에 그룹 내에서도 이미 실행시기만 남겨둔 확정 사안이었다. 그래서 조직개편 발표 시점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이 끝나고 이 부회장의 신병이 확정되는 이날로 잡았다는 것이 세간의 분석이다. 결국 기업 자율이라기보다 외부의 힘이나 여론의 압력으로 이뤄진 조직개편이라는 의미다. 기업의 경영이나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삼성의 이번 조직개편, 특히 컨트롤타워 기능 해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것이 사실이다. 우리 대기업집단은 ‘재벌’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도 한국 경제를 오늘의 위치까지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삼성그룹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과 미전실·계열사 간 긴밀한 협력관계에 강점이 있었다. 문제는 삼성의 이날 발표가 그룹 경영체제의 해체만 있고 정작 이의 대안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의 주요 기업들은 오히려 한국 대기업 체제의 장점을 모방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인터넷검색 사이트에서 출발한 구글이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무인자동차·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경제에서 삼성은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규모와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다. 그럼에도 ‘정치의 논리’로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까지 제거한 삼성에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지라는 것은 언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
‘오너 공백’ 삼성그룹 사실상 해체…미래전략실 폐쇄·계열사 자율경영
사회 사회일반 2017.02.28 17:24:14삼성그룹이 사실상 해체됐다. 삼성은 28일 미래전략실을 폐쇄하고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골자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최지성 실장을 비롯해 장충기 차장 등 미전실 팀장 전원이 사임했다고 밝혔다.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 7개 팀으로 구성된 미래전략실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를 수행하며 그룹의 중대한 결정마다 사안을 조율하고 업무를 수행해 온 부서다. 지난 1959년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 비서실이 근간이 되어 출범한 미전실은 이로써 58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편 삼성 측은 계열사를 총괄하는 선단식 경영을 없애고 자율경영 체제를 표방하면서 더 이상 ‘그룹’차원의 움직임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신입사원 공채는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수요 사장단 회의와 최고경영자 세미나 등도 폐지해 계열사가 주도적으로 사안을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연합뉴스TV화면 캡처] /김경민기자 kkm2619@@sedaily.com -
삼성그룹 사실상 해체, 개별 계열사들 사장 중심으로 자율경영
사회 사회일반 2017.02.28 17:15:44삼성그룹이 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개별 계열사들이 사장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28일 쇄신 차원에서 미래전략실을 전격 해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장단 회의도 없어진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차장도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은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 삼성그룹은 사실상 해체가 됐다. /김상민기자 ksm3835@@sedaily.com -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장충기 사장 사퇴에 상승세 이어가
증권 국내증시 2017.02.28 16:00:0128일 미래전략실을 폐지한 삼성그룹의 2·3인자인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사장)이 이날 사퇴했음에도 삼성그룹주 주가는 되레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1.00%(1만9,000원) 오른 192만2,000원에 장을 끝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700주, 2만3,700주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밖에 삼성중공업(010140)(3.23%), 삼성카드(2.17%), 삼성엔지니어링(2.06%), 삼성SDI(1.57%), 삼성생명(1.42%) 등 주요 삼성그룹주들이 1%가 넘는 견조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전실 해체에 따른 경영쇄신안을 호재로 평가하며 삼성그룹주에 대한 매수를 확대했다는 평가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삼성 2·3인자' 최지성·장충기 사임
산업 기업 2017.02.28 15:31:19삼성이 28일 미래전략실 폐지를 골자로 한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삼성그룹의 2·3인자’로 꼽혀온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들의 동반 퇴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된 데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은 그간 그룹의 핵심 수뇌부로 통해왔다.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오너 일가를 보좌해왔고, 그룹에서도 사업·지배구조 개편 등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1977년 삼성에 입사한 최 부회장은 마케팅 전문가로서 2006년 삼성전자 보르도 TV가 세계 1위에 오르게 한 공로로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 시절인 2012년 미래전략실장에 올라 6년째 미전실을 이끌어왔다.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후에도 수시로 병실을 찾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이재용의 가정교사’로도 알려진 최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주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직후 첫 면회자이기도 했다. 미전실 2인자인 장 사장은 최 실장과 호흡을 맞추며 그룹 안팎의 업무를 챙겨왔다. 2009년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을 맡다가 2010년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옮겼다. 이듬해 ‘미전실 차장’ 이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며 부임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켰다. 회사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이었다. 특검은 삼성의 속사정을 두루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을 지원하는 보고·결재 라인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여러 차례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지원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고 봐온 것이다. 특검은 삼성이 박 대통령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그에 따른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순실 씨에게 거액을 지원했다는 의혹, 최순실 씨 측에 명마를 사주며 우회 지원한 의혹과 관련해 이들을 상대로 집중 추궁해왔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돼 있는 상황에서 ‘2·3인자’였던 주요 인물들이 동시에 물러나게 되자, 수뇌부의 공백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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