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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인시스·뉴로핏 코스닥 신규상장…일반청약 3곳 진행 [이번주 증시 캘린더]
증권증권일반 2025.07.21 06:20:00이번 주에는 스마트폰 부품업체 도우인시스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뉴로핏, 엘에스스팩1호와 디비금융스팩1호 등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프로티나·대한조선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우인시스와 뉴로핏은 각각 이달 23일, 25일에 코스닥에 입성한다. 도우인시스는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를 덮는 얇은 투명 소재인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곳이다.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해 폴더블폰 등 최신형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수요가 많다. 도우인시스는 구글, 오포, 샤오미 등 해외 대기업과 삼성전자에 UTG를 공급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3만 2000원에 확정했으며 총 공모 금액은 5000억 원이다. 25일에 상장하는 뉴로핏은 딥러닝 기반의 뇌 영상 분석을 위한 AI 솔루션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 퇴행성 뇌질환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공모가는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 상단인 1만 4000원으로 정해졌고 규모는 280억 원이다. 엘에스스팩1호와 디비금융스팩1호도 22일 코스닥 시장에 나란히 상장한다. 공모가는 두 종목 모두 2000원이고 공모 금액은 각각 80억 원, 100억 원이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비상장회사와의 합병을 목적으로 증권사가 미리 상장해 놓는 법인이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은 직상장과 달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과정을 거치지 않아 실패 부담이 적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벤처기업이 주로 활용한다.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는 중형 조선사 대한조선은 22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현재 유조선, 셔틀탱커선,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을 만들고 있다. 상장을 통해 선박의 친환경 기술 전환에 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4만 2000~5만 원으로 상단 기준 총 공모 금액은 5000억 원이다.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프로티나는 이달 18일 시작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21일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프로티나는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과정으로 꼽히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PPI) 분석 작업을 맡는 기업이다. 상장 후에는 미국의 연구실을 인수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신약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성장 동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모가는 1만 4000원이며 공모 금액은 210억 원이다. 아울러 하나35호스팩도 25일 일반 청약 절차를 통해 증시 입성을 노린다. -
"당뇨병, 뭘 먹느냐보다 언제 먹느냐가 더 중요"…위험 낮추려면 '이 시간'에 식사해야
문화·스포츠헬스 2025.07.21 06:02:45신진대사는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며 늦은 저녁 식사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대사 과정이 아침 시간에 더 활발히 진행된다는 점에서 아침 중심의 식사가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 6월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른 시간에 식사할수록 인슐린 민감도가 높고 당뇨병 발병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사 시간이 유전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독일 인간영양연구소 포츠담-레브뤼케(DIfE) 소속 연구팀은 당뇨병 병력이 없는 일란성 및 이란성 쌍둥이 46쌍을 대상으로 쌍둥이의 영양유전체학 분석(NutriGenomics Analysis in Twins) 연구를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5일간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시간 등을 식단 일지에 기록했으며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수면-각성 주기(크로노타입)를 분석한 뒤 혈당 부하 검사 등 다양한 대사 검사를 진행했다. 이때 주목한 지표는 일주기 칼로리 중간점(CCM)이었다. 이는 하루 섭취 칼로리의 50%를 먹는 시점을 뜻하며 식사가 늦을수록 CCM 역시 늦춰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칼로리를 아침 등 이른 시간에 섭취한 이들은 인슐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저녁에 많은 양을 먹은 참가자들은 인슐린 민감도가 낮았다. 이들은 체질량지수(BMI)가 높고 허리둘레도 더 굵은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특징은 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식사 시간 결정 요인이 유전적 영향을 받는지도 분석됐다. 그 결과 일란성 쌍둥이 간 식습관 유사성이 이란성 쌍둥이보다 뚜렷했으며 연구진은 일상적인 식사 패턴의 최대 60%가 유전자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저자인 올가 라미히 교수는 “식사 선호 시간의 상당 부분이 유전적 소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은 개인 맞춤형 영양 전략 수립 시 일주기 리듬과 유전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주요 칼로리를 아침이나 점심 등 하루 초반에 집중하면 포도당 대사가 개선되고 비만과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유전적 특성상 식사 시간 조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데몬 헌터스 보고 왔어요"…대학 국제 여름캠프 '만석'
사회사회일반 2025.07.21 06:00:0018일 오후 ‘K팝 댄스’ 수업이 열린 한양대 강의실. 블랙핑크 제니의 ‘like JENNIE’가 울려 퍼지자 30명의 학생들이 대형 거울 앞에 서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거나 곡 분위기에 맞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강사가 수업 도중 “빨라지지 마세요”라고 외치자 다들 웃음을 터뜨리며 동작을 늦추기도 했다. 학생들의 국적은 미국, 홍콩,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네덜란드 등 총 8개국. 수업에 참여한 싱가포르 출신 탄 슈겍 씨는 “12살 때부터 소녀시대를 좋아했는데 한국에서 춤을 배우고 한국인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들이 방학을 이용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다양한 수업과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여름 캠프’의 인기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K콘텐츠 열풍에 따라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한국에서의 취업과 정착까지 고려하는 외국인 2030세대도 늘고 있다. 한양대의 경우 2023년 1098명이었던 국제여름학교 참가자는 올해 1710명으로 55.7% 증가했다. 연세대 역시 같은 기간 약 2100명에서 2200명으로 참가자 수가 늘었다. 학생들의 국적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고려대 국제하계대학에는 2023년 50개국 학생들이 참여했으나 올해는 80개국으로 확대됐다. 학생들은 약 4주 동안 한국어뿐만 아니라 경제·공학·사회과학 등 여러 수업을 듣고 문화를 체험하며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여름 캠프의 수요가 급증한 배경에는 ‘세계적인 K콘텐츠 열풍’이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타고 ‘오징어게임’이나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등 한국 콘텐츠가 흥행하면서 국내 문화를 직접 경험하려는 외국인 학생이 늘고 있다. 태권도, 한식 요리, 야구 관람 등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면서 동시에 각국의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한양대에서 수업을 듣는 빅토리아 씨는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데몬 헌터스’를 보고 K팝 댄스 수업을 꼭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오징어 게임’에 나온 전통놀이도 인상 깊게 봤는데 한국 유적지를 방문해 역사를 공부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각 대학은 외국인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매년 새로운 강좌와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하계대학에서 △한국 영화와 사회 △한자, 그 언어로의 여정 등 15개 강의를 신규 개설했다. 연세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는 수업을 열었다. 김용찬 연세대 국제처장은 “국제하계대학 커리큘럼을 학생의 수요에 맞게 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국내외 학생들이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강의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뿐만 아니라 인턴십 등 국내 취업에 대한 외국인 학생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양대가 국내 스타트업과 연계해 운영하는 단기 인턴십 프로그램의 지원자는 지난해 여름 3명에서 올해 올해 17명으로 크게 늘었다. 부산대는 여름 캠프에서 현대차 울산공장과 영화시설 등 지역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부산 소주 공장에 방문한 리투아니아 출신 고다 씨는 “소주 제조 과정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어 흥미로웠다”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머무르며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외국인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데일리케이션(일상+휴가)’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한국 방문이 장기적인 정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비자 확대 등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K스타트업의 위엄…머스크도 인정한 업스테이지 '솔라 프로2' 성능 세계 12위
산업IT 2025.07.21 06:00:00업스테이지의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 ‘솔라 프로2’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분석 기관으로부터 성능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솔라 프로2는 엑스에이아이(xAI)의 ‘그록4’, 오픈AI의 ‘챗GPT’,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특히 xAI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관련 소식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며 더욱 큰 주목을 끌었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2는 글로벌 AI 분석 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지능 지표(Intelligence Index)’에서 58점을 획득해 전체 12위를 기록했다. 기업 기준으로는 업스테이지가 전 세계 상위 10위권에 포함됐으며 이는 한국 기업 중 첫 사례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이번 발표에서 총 20위까지 지능 지표를 공개했는데 문샷AI가 개발한 ‘키미 K2’와는 같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라마4 ‘매버릭(51점)’과 ‘스카우트(43점)’를 가뿐히 제쳤다.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한 서비스는 xAI의 ‘그록4(73점)’였으며 오픈AI의 ‘o3-프로(71점)’,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70점)’, 딥시크의 ‘R1(68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아티피셜애널리시스는 해당 지능 지표를 발표하며 자사 SNS를 통해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2를 직접 소개했다. 아티피셜애널리시스는 SNS 게시물에서 “솔라 프로2는 310억 개의 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는 모델로 크기에 비해 놀라운 성능을 보여준다”면서 “‘생각’ 모드에서는 ‘클로드4 소넷’에 근접하는 지능을 갖춘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해당 게시물은 19일 머스크가 직접 공유하면서 솔라 프로2의 탁월한 성능에 대한 평가가 전 세계로 확산됐다. 머스크는 솔라 프로2의 성능을 호평한 게시물을 인용하면서도 “xAI의 그록은 여전히 1위이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해 자사 모델의 우위를 강조했다. 아티피셜애널리시스는 이전 게시물에서 솔라 프로2를 ‘가장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모델’로 선정한 반면 그록4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낮은 모델’로 평가한 바 있다. 머스크는 이러한 평가를 의식한 듯 성능 측면에서는 여전히 우위에 있다는 것을 부각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업스테이지는 이번 평가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는 한국 대표 AI 기업으로 부상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SNS를 통해 “공신력 있는 글로벌 모델 평가 기관의 지표에 등록되면서 솔라 프로2가 글로벌 주요 LLM보다 좋은 성능을 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머스크가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더욱 많이 홍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솔라 프로2가 이처럼 전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업스테이지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프런티어(최첨단)급 LLM 개발에 집중해온 덕분이다. 솔라 프로2는 단순한 텍스트 생성 능력을 넘어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솔라 프로2는 개발 단계에서 빅테크 범용 LLM과 유사한 성능을 내면서도 특정 테스크에 잘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비용 효율 측면을 동시에 고려했다. 실제로 솔라 프로2는 ‘종합지식’ ‘수학’ ‘코딩’ 등 고난도 추론 중심 벤치마크에서 ‘챗GPT’와 ‘딥시크 R1’ ‘큐원3’ 등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이기도 했다. 권순일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데이터 처리 방법론이나 학습 방법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정된 자원 안에서 높은 성능을 내는 LLM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면서 “글로벌 최신 모델들과 비교해 성능 격차가 크지 않으며 프런티어급 LLM 개발이라는 목표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고도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이재명 정부, 국가재정전략회의 확 바뀐다 [Pick코노미]
경제·금융정책 2025.07.21 06:00:00나라가 걷어들이는 세수와 재정지출의 씀씀이를 결정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수평적 토론 형식으로 재편된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계급장을 떼고 치열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난상 토론’ 방식이 유력하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 전체 예산의 큰 줄기를 잡아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대통령실과 협의해 국가재정전략회의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처럼 대통령과 전 부처 장관이 1~2일간 합숙하며 예산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했던 방식도 주요 후보 방안 중 하나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의 제안으로 도입됐다. 당시에는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핵심 인사들이 모여 전략과 정책·예산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면서 실제 국정과제 반영과 예산 구조 변화를 이끌어냈다. 현재와 같이 기재부가 작성한 계획을 승인받는 자리가 아니라 정책 우선순위와 자원 배분을 둘러싼 실질적 조정이 이뤄지는 장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약 이행을 위한 복지 예산 증액에 반대한 재정경제부를 향해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고 발언하며 화제를 일으킨 사건도 이 때였다. 재정전략회의가 재정을 둘러싼 정책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정과제에 자원을 배분하는 실질적 전략 기구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후 정권을 거치며 회의의 전략성과 구심력은 점차 약화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국가채무 총량 관리 등 재정 건전성 중심으로 논의 범위가 좁아졌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회의가 ‘보고회’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는 문제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2022년 첫 회의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점심 식사 이후 회의장에 복귀하지 않아 사실상 파행으로 끝났다. 2023년 회의에서는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줄이라는 돌발적 지시를 내려 부처 간 정책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회의에서는 안건 발표 이전에 부처별 자유 발언을 지시하면서 회의가 겉돌았다고 한다. 3년 내내 전략 없는 회의가 반복됐고 엉뚱한 지시로 흐름이 깨지는 일이 되풀이됐다는 게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당시 전략회의에 참석했던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윤 전 대통령이 신임을 받는 장관이 발언할 때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는 장관 순서 때는 사실상 자유롭게 발언하기가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모 장관이 국무위원들 면전에서 크게 질책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사실상 경직적 분위기 속에서 토론이 힘들었다는 의미다. 특히 저성장의 국면에서 긴축 기조만 외쳐 경기 침체와 물가 대응 측면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재정 건전성에 대해 절대 흔들릴 수 없는 1순위라는 목표를 못 박아놓은 바람에 다른 정책적 목표는 내밀 수 없었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재정전략회의를 ‘토론과 조정의 장’으로 다시 세운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도 기재부에 기존 보고회 수준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며 새 판을 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방식이 바뀌면 예산 짜는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직접 분야별 예산 한도를 정하고, 부처들이 그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사업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는 ‘총액배분자율편성예산제도’의 기능을 복원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처럼 기재부 예산실이 세부 사업까지 일일이 간섭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선출직인 대통령이 재정 방향을 직접 잡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변화는 기재부에서 예산실을 떼어내 ‘기획예산처’를 만드는 구상과도 연결된다. 큰 그림과 전략은 대통령이 주도해서 짜고 실제 집행과 관리는 독립된 조직이 맡는 식으로 재정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재정전략회의인 만큼 회의체가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
앞서가는 '싸우는 당대표' 정청래…충청·영남서 63%로 압승
정치정치일반 2025.07.21 06:00:00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 경선에서도 20%포인트를 웃도는 차이로 박찬대 후보를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당 대표 선거에서 가장 큰 비중(55%)을 차지하는 권리당원 표심에서 ‘강력한 개혁 당 대표’를 내세운 정 후보가 ‘당정대 안정감’을 내세운 박 후보를 앞서가는 모습이다. 20일 전국 폭우 피해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8·2 전당대회 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후보는 62.55%의 득표율로 37.45%에 그친 박 후보를 2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정 후보는 전날 진행된 충청권 경선에서도 득표율 62.77%로 박 후보(37.23%)를 크게 앞섰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가 62.65%, 박 후보가 37.35%다. 두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일제히 이재명 정부와의 호흡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3년 전부터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당 대표를 꿈꿨다”며 “얼굴을 보지 않아도, 눈빛을 보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 대통령께서는 일만 하라”며 “궂은일, 험한 일, 싸울 일은 제가 하고 협치, 통합, 안정의 꽃과 열매는 모두 대통령의 공으로 돌려드리겠다”고 공언했다. 박 후보는 “저 박찬대는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잘 싸우는 것에 더해 이제 여당다운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이 다 가볼 수 없는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잘 싸우는 것에 더해 이제 여당다운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이 다 가볼 수 없는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가 그간 ‘당심’ 유세에 주력해온 만큼 권리당원 투표에서 우세할 것이라는 분석은 있었지만 20%포인트 이상 앞선 것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정 후보는 이날 경선이 끝난 뒤 “내란 세력 척결을 위해 일로매진(一路邁進, 한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감)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충청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신 당원 동지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만 최종 결과에는 국회의원 등 대의원(15%)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30%)가 반영되는 만큼 승패를 쉽게 단언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의원 선거인단과 국민 여론조사 개표 결과는 8월 2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박 후보 측은 국회의원 등 대의원 표심에서는 정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선다고 보고 있다. 한국갤럽이 15~17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1%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전체 권리당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호남과 수도권 지역 경선이 남은 만큼 판세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날 폭우 피해를 고려해 각각 26일, 27일로 예정됐던 호남권과 경기·인천 순회 경선을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경선과 통합해 치르기로 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당대회 연기를, 정 후보는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당겨 남은 순회 경선을 한번에 치르는 ‘원샷 경선’을 각각 제안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렉라자’ 매출 성장, 또 성장… 유한양행 실적 개선 계속된다
산업기업 2025.07.21 06:00:00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최초의 국산 항암제 ‘렉라자(레이저티닙)’의 매출이 올 2분기에 급증했다. 이에 따라 렉라자의 판매 로열티를 수령하는 유한양행(000100)과 오스코텍(039200)의 실적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J&J)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합산 글로벌 매출이 1억 7900만 달러(약 25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9% 성장한 수치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27% 증가했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억 2000만 달러(약 446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렉라자 병용요법이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가 장악했던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 시장에 빠르게 침투한 결과로 풀이된다. 렉라자 병용요법은 기존 1차 치료제였던 타그리소 대비 생존 기간을 12개월 이상 늘리는 압도적인 임상 결과를 냈다. 제니퍼 토버트 J&J 혁신의약품 책임자는 “렉라자 병용요법은 기존 1차 요법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대비 12개월 이상 생존 기간을 늘린 유일한 치료법으로서 신규 진단 환자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J&J에 따르면 의사의 처방 의도(intend-to-prescribe)가 증가해 현재 1차 폐암 환자의 약 25%가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개시한다. J&J의 우선 공략 순위에 있는 주요 병원에는 100% 침투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J&J는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 제형 승인이 중요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J&J는 렉라자 병용요법의 기존 매출 전망치를 약 2배 수준으로 상향한 상태다. 앞서 J&J는 렉라자 병용요법이 2027년에 18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 2028년에 23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 예상했다. 병용요법 매출이 늘어나면 J&J에 렉라자를 기술이전한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제노스코의 판매 로열티 또한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올 2분기 실적과 관련해 “(렉라자) 일본 승인으로 인한 1500만 달러의 마일스톤과 더불어 로열티 수령으로 기술료 수익 288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렉라자의 중장기 매출 성장 가능성과 함께 하반기 리브리반트 SC 제형 승인 가능성,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선호 등재 및 최종 생존기간(OS) 결과 도출에 따라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숨 고르는 코스피…관건은 다가오는 2분기 어닝시즌 [주간 증시 전망]
증권국내증시 2025.07.21 05:40:00코스피 지수가 지난주 3200선 안착에 실패하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국내외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과 미국의 관세 협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2.3포인트(0.39%) 오른 3188.07에 장을 마쳤다. 15일에는 4년여 만에 320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도세가 커지면서 보합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44억 원, 814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2945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그간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이어 왔지만 다음달 1일부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시행됨에 따라 시장의 민감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결과에 따라 주가도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피는 3200선 돌파 이후 상승 탄력이 약화됐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대감과 경계 심리가 혼재돼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어닝 시즌은 이번주부터 본격화한다.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24일 SK하이닉스(000660)·KB금융(105560)·현대차(005380) 등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한다면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다소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기업들 주가가 상당히 오른 상황에서 어닝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시장에 더욱 민감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시장에 압박감을 주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치에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월 대비 물가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관세발 물가 상승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도 더욱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증시의 풍부한 대기 자금은 추가 랠리 요인으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8일 미국이 한국에 25% 상호 관세 부과 서한을 보냈음에도 코스피는 1.8% 상승 마감한 바 있다”며 “여전히 매수 대기 자금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오른 업종 중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000~3250포인트로 제시했다. -
10초 검사로…2주 이내 부정맥 발생시점 예측한다
사회사회일반 2025.07.21 05:30:00세계 최초로 간단한 심전도(ECG) 검사만으로 2주 이내에 부정맥이 발생할 시점을 정밀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부정맥 예측 솔루션 '맥케이(Mac'AI)'의 처방을 시작했다. 맥케이는 부정맥 의심 환자의 ECG를 AI로 분석해 향후 14일 이내 발생할 부정맥의 시점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언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지 근거를 제공해 뇌졸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신태영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2018년 창업한 의료 AI 소프트웨어 기업 시너지에이아이가 개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맥케이는 정상 ECG 데이터만으로 27종에 달하는 주요 부정맥 발생 위험을 91.3%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확증임상 결과를 얻었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올 4월에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돼 의료기관 처방이 가능해졌다. 신의료기술 평가유예 제도는 새로운 의료 기술의 조기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기술 평가를 유예하는 제도다. 최대 5년간 국내 의료기관에서 비급여로 처방할 수 있다. 현재 부정맥 진단의 표준검사인 10초 ECG는 순간을 포착할 뿐,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은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뇌졸중의 주범으로 꼽히는 무증상 심방세동은 발견하기 더욱 어렵다. 강인숙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장은 "맥케이 도입은 환자 안전을 위한 병원의 최첨단 노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부정맥 위험에 노출된 고위험 환자에 대한 예측 분석을 통해 치매, 뇌졸중, 심정지, 돌연사 등 고비용중증질환의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외에도 서울대병원, 이대서울병원, 강원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20여개 대학병원들이 순차적으로 맥케이를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예측 기간이 2주로 정밀한 만큼 글로벌 시장 경쟁력도 높다고 평가된다. 신태영 시너지에이아이 대표는 "단순한 질병 예측을 넘어 환자들에게 '예방할 수 있는 미래'를, 의료진에게는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의 길을 제시한다"며 "대한민국 의료 기술이 세계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산업단지공단, 수해 대비 울산국가산단 현장 안전점검
산업중기·벤처 2025.07.21 05:30:00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일 울산국가산업단지 내 주요 사업장, 공사현장 등 재해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울산국가산업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중요 국가산업단지로, 화학물질 취급이 많은 특성상 장마철 침수 시 화재 등의 대형사고 가능성이 높다. 산단공은 울산시청 상황실과 국가산업단지 통합안전관리센터를 찾아 지하배관 등 및 가스설비 안전, 도로 기반시설 현황, 비상 대응체계 운영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상습 침수지역을 순회하며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또 이번 점검을 통해서는 울산·미포국가산단 SK 데이터센터(IDC) 구축사업 현장을 방문해 침수피해 예방시설 현황, 공사현장 안전시설 구비 상태 등도 점검했다. SK그룹은 울산·미포산단 내 냉열(LNG)을 활용한 ID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산단공은 67개 관할 산업단지와 75개 연접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여름철 재난사고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산업단지 재난안전관리 100일 계획을 시행 중이다. 이상훈 이사장은 앞서 17일 충주외국인투자지역 내 빗물 저류지에 대한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이사장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산단 안전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안전관리 활동을 통해 근로자의 안전 및 입주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안전점검을 함께 한 김호철 산업통상자원부 지역경제정책관은 “최근 집중호우 등 자연재난의 빈도가 증가하고 강도가 세지고 있다”며 “산단을 비롯한 모든 산업시설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산업시설물을 관리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
축구장 3.4만개 규모 농작물 침수…밥상 물가도 '꿈틀'[Pick코노미]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7.21 05:30:0016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축구장 3만 4000개 면적의 농작물이 물에 잠긴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에 농경지 침수까지 잇따르면서 수박·고추 등 먹거리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농작물 침수 규모는 총 2만 4247㏊(19일 오후 5시 기준 )로 집계됐다. 17일 지방자치단체 초동 조사 기준 피해 규모는 총 1만 3033㏊였는데 이틀 만에 그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피해 규모는 축구장 3만 3951개에 달한다. 작물별로는 벼 침수 피해가 2만 986㏊로 가장 컸다. 논콩(1860㏊), 멜론(139㏊), 수박(127㏊), 고추(108㏊), 쪽파(95㏊) 등도 침수됐다. 지역별로는 이번에 폭우가 집중된 충남의 피해 면적이 1만 6714㏊로 가장 컸고 전남과 경남도 각각 6361㏊, 876㏊ 피해를 입었다. 유실·매몰된 농경지도 축구장 116개 규모인 83㏊에 이른다. 가축은 소 60두, 돼지 829두, 오리 11만 마리, 닭 93만 마리 등 100만 마리 넘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에 더해 농작물 침수 피해까지 빠르게 확산하자 정부는 비상 대응에 나섰다. 국무총리실은 "이례적인 집중호우로 경남 산청군 등이 특히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었다”며 “김민석 국무총리는 빠른 수습과 복구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오늘 현장으로 급파했다”고 밝혔다. 이날 충남 부여와 경남 산청을 잇따라 방문한 송 장관은 “농업 피해의 경우 신속한 손해 평가와 조사를 진행한 뒤 보험금 및 복구비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현장 관계자들에게 산사태·침수 등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밥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 정보에 따르면 18일 기준 수박 1통 가격은 3만 866원으로 전년 대비 44.7% 급등했다. 수박 값은 15일에 7월 기준 최초로 3만 원을 돌파한 이래 나흘 연속 3만 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풋고추 100g당 가격도 전년 대비 38.3% 오른 223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추(2.5%), 참외(20%), 열무(5.1%) 등 가격도 상승했다. -
[백상논단] 北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성공 조건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7.21 05:30:00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사회주의 문명 개화의 새 경관”이라고 자평하며 올해 노동당 80주년의 핵심 성과로 선전했다. 2014년 6월 최초 계획을 발표한 후 10년 만에 완공된 이 사업은 ‘김정은의 숙원’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대외에 알려졌지만 과연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은 김정일 시기부터 관광 사업을 외화 획득의 효율적 수단이자 체제 통치의 도구로 여겨왔다. 특히 김정은은 수차례 “관광문화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정일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했고 김정은이 마식령 스키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삼지연시 관광지구 등을 건설했지만 최대 투자와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단 곳은 단연 원산갈마다. 원산은 김정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시다. 출생 설화가 전해지고 모친 고용희가 일본에서 북한으로 이주한 뒤 원산에 정착했다는 추정도 있다. 확실히 밝혀진 사실은 원산에 김정은 일가의 별장(초대소)이 있고 그가 어린 시절부터 이곳을 자주 찾았다는 점이다.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이 2013년 김정은의 초청을 받아 이 시설을 방문한 일도 있다. 이처럼 각별한 애착과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원산에 역점을 둔 대규모 개발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업의 근본적 성공 가능성을 좌우할 타당성 검토와 수요 조사는 사실상 결여돼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1호 지시’로 불리는 수령의 명령, 특히 현지 지도를 통한 사업은 어떤 반론이나 추가 검토 없이 즉시 강행된다. 원산갈마는 이 같은 북한 체제의 비합리성과 비효율성이 집약된 결정체다. 오늘날 제대로 된 민간기업이라면 이런 방식의 사업 추진은 상상하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 인프라다.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항공편 확보가 필수지만 현재 계획된 러시아 관광객을 기준으로 해도 일일 최대 170명의 평양행 항공편만 가능하다. 더욱이 갈마비행장까지의 추가 이동 등 복잡한 동선은 여행의 비효율성을 키운다. BBC 보도에 따르면 전체 여행 일정은 일주일에 달하고 비용은 한화 기준 약 240만 원으로 러시아 노동자 평균 월급보다 60%나 높다. 휴양지로서의 경쟁력 또한 의문부호가 크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주된 동기는 ‘금단의 오지’를 경험하려는 호기심이다. 중국인 방문객의 경우도 주로 자국의 1960~1970년대를 떠올리는 ‘시간여행’ 성격이 강하다. 현대적 시설과 서비스를 기대하는 휴양지로 북한을 찾을 이유는 거의 없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을 비롯해 러시아의 흑해 연안, 튀르키예, 태국 등과의 가격·접근성을 비교하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보다 근본적인 한계는 자연환경이다. 원산은 여름 휴양지임을 표방하지만 속초보다 평균 해수 온도가 4도 낮고 해수욕이 가능한 절정기(7~8월)에도 평균 강수일이 15일에 달한다. 실질적으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기간이 한 달도 채 안 되지만 시설 대부분은 연중 해수욕장 이용을 전제로 설계·건설됐다. 수요와 맞지 않는 과잉 시설, 기후·입지 특성에 무지한 개발의 전형이다. 북한 내수만으로는 채산성이 나올 수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북한 1인당 국민소득은 158만 9000원에 불과하다. 일부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4박 5일 패키지가 북한 주민 대상 1인당 100달러에 판매되지만 잠재 수요도 제한적이고 팔리면 팔릴수록 적자는 커진다. 결국 김정은의 야심작이 성공하려면 한국 관광객 유치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과거 금강산 관광에는 해마다 19만 명이나 한국인이 방문했다. 육로·해로 접근성도 뛰어났고 원산 역시 금강산과 연결되는 고속도로가 존재해 잠재 수요가 있다. 관건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철회하고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대역사(大役事)는 결국 김정은 체제의 허장성세를 보여주는 대형 흉물로 남게 될 것이다. -
[글로벌 뷰] 한일 협력이라는 새로운 해시태그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7.21 05:30:00두 번째 일본 도쿄 근무를 하면서 첫 해외 생활을 시작했던 2000년이 가끔 생각난다. 세상은 밀레니엄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도쿄의 밤거리는 여전히 화려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활력보다는 침체된 분위기가 엿보였다. 2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의 도쿄는 사뭇 다르다. 바로 편의점에서부터 달라진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젊은이들이 정규직을 마다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명 ‘프리타’만 하려고 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현재는 그 당시 쉽게 볼 수 없었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창한 일본어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 정부의 최근 변화된 이민 정책과 맞물려 이곳 사회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단면이다. 도쿄의 스카이라인도 몰라보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낮은 잿빛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면 지금은 고층 건물들이 쑥쑥 솟아나 도심 곳곳을 점령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변화는 ‘한류’, 한국의 위상이다. 지금의 도쿄 번화가에는 한국 상품을 전문으로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고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한국의 신인 아이돌 그룹이 공연할 수 있는 전용 공연장들도 곳곳에 생겨났다. 한때 반한 감정이 극에 달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넘어선 놀라운 변화다. 변화하는 시대와 같이 글로벌 시계(視界)는 예측 불가능한 드라마와 같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그리고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혼자 힘으로’ 모든 파도를 막아내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형국이다. 이 속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은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새로운 ‘해시태그’가 될 기회를 찾고 있다. 양국은 반도체 소재부터 첨단 인공지능(AI)까지, 그리고 광물 확보에서 미래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놀랍도록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뜨거운 분야인 반도체부터 살펴보면 이러한 경향성이 뚜렷해진다. 일본은 ‘반도체 왕국’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소재·부품 강국이었다면 이제는 생산 역량까지 끌어올리며 자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단단히 하려는 것이다. 대한민국도 이미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이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초대형 투자를 예고했다. 양국 모두 반도체를 단순한 산업을 넘어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명확하다. 이처럼 양국은 첨단산업 육성, 공급망 안정화, 탄소 중립 등의 중대한 목표 앞에서 마치 쌍둥이처럼 닮은 고민과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약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일본의 첨단 소재·부품 기술력과 한국의 AI·소프트웨어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최근의 양국 간 협력 사례는 이러한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KOTRA도 지난 60여 년간 일본 현지에서 쌓아온 무역·투자 네트워크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일 공급망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지원군’ 역할을 다할 것이다. -
[시론] 노동관련법 개정 서두를 일 아니다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7.21 05:30:00지난주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김영훈 후보자는 노란봉투법 통과를 비롯해 ‘협력과 참여의 노사 관계’ 구축 의지를 피력했다. 환영한다. 다만 의욕만 앞세우기 전에 기업인들이 지적하는 다음과 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하면 좋겠다. 먼저 노란봉투법은 법적·실무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사용자 범위 확대에 대한 문제다. 법안은 기업이 근로자와 근로계약이 없더라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가지면 사용자가 된다고 규정한다. 이런 추상적 표현이 법에 도입되면 법의 해석을 둘러싸고 수많은 분쟁이 생긴다. 실제로 원청 기업 이하 하청 업체 등 직접 고용 관계가 없는 기업까지 사업자의 단체교섭 의무가 확장될 수 있다. 자동차·조선·철강 등의 산업은 원청이 수백, 수천 개의 하도급과 협업하는데 사업자가 원청과 별도로 이들 하청과 직접 교섭해야 한다면 산업 현장이 마비될 우려가 크다. 불법 쟁의행위 조장 우려도 크다. 불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 ‘각 손해의 배상 의무자별로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 명찰 떼고 마스크 쓴 불법행위자를 식별하기 어려워 사실상 손해배상 청구를 포기하라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은 불법 파업이 더욱 빈발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노동쟁의 개념이 확대되는 것도 걱정스럽다. 노동쟁의의 개념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에서 ‘근로조건 전반에 관한 분쟁’으로 확대해석할 수 있게 된 것이 문제다. 정상적인 사업장 이전이나 투자 결정 같은 경영상 판단까지도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주4.5일 근로제 도입은 환영할 만하다.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다소 긴 것은 사실이다. 다만 낮은 노동생산성을 고려하면 재계·노동계·정부 모두의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33위다. 중소기업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결국 대기업 위주로 제도가 시행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킨다. 자율 시행이 바람직하고 기업은 프로젝트형 업무의 도입 등 일의 방식 자체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 포괄임금제 금지도 문제다. 업종에 따라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거나 관리하기 어렵고, 이런 업종에서는 포괄임금제가 절대로 필요하다. 특히 정보기술(IT), 연구개발(R&D), 영업 등 유연한 근무가 필요한 직종에서는 근로시간을 일일이 산정하기 어렵다. 디지털화와 재택근무 등으로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근로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포괄임금제 금지는 시대 변화에 역행한다. 포괄임금제를 금지하면 커피 타임, 흡연 시간, 대기 시간 등 업무 외 활동까지 세밀하게 따져야 하므로 노사 간 갈등과 분쟁이 증가할 수 있고, 근로자의 실질임금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대법원은 포괄임금제를 전면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나 근로조건 및 임금 산정 방식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유효성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판례가 충분히 쌓인 후에 판례가 법이라는 확신이 들 때 법규화하면 된다. 새 장관의 리더십을 기대하면서 기업들의 우려에도 충분히 귀를 기울여주기를 당부한다. -
전공의, 필수패키지 '백지화→재검토'로… "특혜 반대' 청원도 2만5000여명
산업바이오 2025.07.21 05:30:00사직 전공의들이 ‘백지화’를 주장했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재검토를 위한 협의체 구성’ 등 한발 물러선 3대 대정부 요구 사항을 내놓았다. 지난해 2월 7대 요구를 발표한 후 1년 5개월 만의 수정안이다. 비록 원론적 수준이지만 큰 틀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사항들도 있어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복귀 전제 조건이 아니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양질의 교육과 수련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정부가 사직 전공의, 유급 의대생이 복귀할 때 특혜를 주면 안 된다는 국회 국민청원이 사흘만에 2만4000여명의 동의를 받는 등 극도로 싸늘한 여론을 극복하는 일도 과제로 떠오른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검토를 위한 현장 전문가 중심의 협의체 구성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한 논의 기구 설치를 대정부 3대 요구 사항으로 확정했다. 전공의들은 ‘선(先)협상, 후(後)복귀’를 택했지만 요구 사항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수위를 낮췄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백지화에서 재검토로 강도를 낮추고, 의료사고 부담 완화도 논의 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한성존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3대 요구 사항은 (정부와) 공식 대화 테이블에 올릴 의제들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무너진 중증·핵심 의료를 재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정부·의료계·정치권 모두 3대 요구사항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어 협의체 구성 후 논의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이 가운데 핵심 쟁점은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이 될 전망이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30년 넘게 묵혀왔던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듯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특히 필수의료 진료과 전공의에게 책임을 묻는 건 말도 안 되기에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한 논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련환경 개선은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과 이미 활발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수련협의체를 만들어 신속하게 논의하겠다”며 “전공의가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련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주당 근무시간 및 연속근무시간 단축 법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장 교수들은 이 경우 현재 3~4년인 수련 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전공의들이 여기에 동의할지 미지수다. 군복무와 직결된 ‘수련 연속성 보장’ 요구도 뜨거운 쟁점이다. 대전협은 입영연기 요구에 선을 긋고 있지만 협상 과정에서 적어도 전역 후 원래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특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병역 미필 전공의들은 사직하면서 자동으로 입영대상에 포함돼 복귀 후에도 입영통지서를 받으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곧바로 입대해야 한다. 병무청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경우 수련을 마친 뒤 입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미필 전공의가 모두 복귀하면 내년 병역 자원이 없어질 수 있어 쉽지 않다. 이미 복귀한 전공의와 형평성 문제도 있다. 수련병원마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의국 분위기를 고려할 때 사직 전공의들이 돌아오면 병원에 남아있는 전공의들이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정 후보자도 “먼저 복귀한 이들은 우대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일선 수련병원에서는 고연차를 중심으로 복귀를 예상하면서도 내부 갈등을 우려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빅5’ 대형병원의 전공의는 548명으로 작년 말 대비 6개월 만에 약 2.38배가 됐다. 다만 의정갈등 발발 이전인 2023년 말의 2742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교수·간호사들도 전공의들의 행태에 실망한 경우가 많아 차후 제대로 융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도 전공의들에게 호의적이지는 못하다. 지난 17일 국회전자청원에 올라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에 이날 오후 8시 현재 2만4057명이 동의했다. 다음달 16일까지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청원인은 “전공의 부재로 인해 응급실, 수술실 등 주요 진료 현장에서 실제 공백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가족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국민은 생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원한다. 그러나 집단으로 책임을 방기하고 별다른 책임 없이 복귀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의료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 먼저 돌아온 이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결과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부와 교육기관, 의료계는 명확한 원칙과 공정성에 입각해 처리해 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으며 단 한 번의 특혜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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