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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별면책 늘려라”…대법원 권고에도 꿈쩍 않는 지방법원

회생파산위 권고 후 서울서만 특별면책 활성화

서울회생법원 893건 인용…지방 300건 불과

“서울에서 회생절차 밟고 싶다” 목소리 커져

코로나19 경제 쇼크로 폐업하는 상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 명동 모습./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인회생 채무자들이 증가하면서 대법원이 특별면책 활성화를 권고했지만 지방법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 거주하는 개인회생 채무자들의 상당수가 서울에서 사건을 맡기고 싶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대법원에 따르면 전국 법원은 지난해 개인회생 사건에서 총 1,193건의 특별면책 인용 결정을 내렸다. 특별면책은 개인회생절차에서 채무자들이 변제 계획을 모두 이행하지 못해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채무절차를 마감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지난해 특별면책 인용은 1~5월 전체 237건에 불과했지만 6월부터 급증해 연말까지 956건이 인용됐다. 하반기 특별면책 인용이 증가한 것은 대법원 권고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월 대법원 산하 회생·파산위원회는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특별면책을 활성화하라고 권고했다. 회생·파산위원회는 회생·파산 절차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법원행정처장 자문기구다. 코로나19로 폐업했거나 회사에서 실직한 개인회생 채무자들이라면 특별면책을 신청할 창구가 넓어진 것이다.

하지만 회생·파산위원회 권고이후 서울과 지방법원들의 특별면책 인용이 극명하게 갈렸다. 대법원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위원회 권고가 나온 지난해 6월 359건의 특별면책 인용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710건을 진행했다. 전국 법원이 6월부터 진행한 전체 특별면책 인용 956건의 74.3%에 달한다. 전체 특별면책 결정 4건 중 3건이 서울에서 인용된 것으로 서울회생법원 이외의 다른 지방법원들은 특별면책에 인색했던 것이다.

/이미지투데이




전체 개인회생 사건 비중을 보면 지방에서 특별면책을 받는 게 서울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개인회생 사건 접수는 총 8만 6,551건으로 이 가운데 서울(1만 6,282건, 18.8%) 을 제외한 지방 비중이 81.2%(7만 269건)에 달했다.

그런데 개인회생 채무자들이 특별면책을 신청할 경우 인용되는 비중은 지난해 서울이 74.6%, 지방이 25.4%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가 서울에 집중됐다고 가정해도 특별면책 인용이 유독 서울회생법원을 중심으로만 나타난 것이다.

지방 법원에서 특별면책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개인회생 채무자들 중에서는 서울회생법원에서 사건을 진행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서울에서는 특별면책을 받을 수 있지만 지방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채무자회생법상 개인회생 채무자들은 거주하는 지역의 관할 법원에서만 회생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법원을 선택해 회생절차를 밟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는 “과거 법 개정으로 개인회생 변제기간이 60개월에서 36개월로 단축됐을 때도 서울회생법원만 업무지침을 변경해 기존 채무자들에게 혜택을 준적이 있다”며 “해당 조치는 대법원 결정으로 폐지됐지만 서울회생법원이 절차적으로나 행정적으로나 채무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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