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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 3학년 넘으면 신청도 못해"…초등 보육 단절이 저출산 부추겨

[출산정책 패러다임 바뀐다]

■ 워킹맘 옭아매는 돌봄 시스템

초등생 공적돌봄 이용률 12%

수요 대비 공급 턱없이 부족

초등 교육시간 확대 필요성도







“주변 엄마들을 보면 자녀가 초등학생이 될 즈음 직장을 많이 그만둬요. 돌봄 교실에 맡기려 해도 경쟁률이 2 대 1 수준인 데다 아이가 3학년을 넘어가면 신청도 못해요. 낮 12시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데 퇴근 전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것도 마음에 걸려 아예 직장을 관두는 경우가 많더라고요.”(경기도 화성시의 초1 학부모 A 씨)

워킹맘들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선택의 기로에 선다고 토로한다. 아이가 영유아일 때와 달리 학교에 들어서는 시점부터 정부의 지원이 단절돼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기혼 여성 대비 경력 단절 여성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 계층은 30~39세(28.5%)로 여성이 20대 후반~30대 초반에 결혼한 뒤 낳은 아이가 학령기에 접어드는 시점과 맞물린다.



워킹맘들 사이에서는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게 현실적”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크다. 짧은 보육 지원 주기가 저출산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기준 공적 돌봄 이용률은 영유아 68.3%인 데 반해 초등학생은 12.5%로 매우 낮다.

문제는 이 같은 보육 단절이 조기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내놓은 ‘학생 학부모 요구에 부응하는 초등돌봄서비스 내실화 방안’에 따르면 초등 돌봄 수요는 2022년 기준 최대 6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교육 당국이 2022년까지 목표로 한 돌봄 서비스 대상은 31만 명에 그친다.

돌봄 시스템을 개선하는 동시에 초등 교육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초등 교육 시간 확대’를 제시한 바 있다. 초등학생 수업 시간이 짧으니 부모가 희망하는 만큼 학교에서 교육 시간을 늘리는 방안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돌봄 시스템에서 가장 약한 고리가 초등 돌봄”이라며 “누리 과정 도입 이후 어린이들이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친구·선생님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는 만큼 적응 기간을 이유로 오전 11시에 하교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 단체는 “부모가 늦게까지 일하도록 아이를 학교에 잡아두는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흩어져 있는 돌봄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현재 초등학생 돌봄 프로그램은 교육부 주관의 방과 후 교실과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다함께 돌봄센터, 여성가족부에서 맡은 아이돌보미 등 부처별로 흩어져 정책의 추진 동력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초등 돌봄 시스템이 세 개 부처로 흩어져 중심을 잡을 흐름이 없다”며 “독박 육아에 초등 돌봄 절벽에 막혀 여성들의 경력 단절이 급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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