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가지 항목은 모두 존경받는 기업의 잣대로서 중요성을 지닌다. 하지만 9가지항목의 중요도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올해 전체 설문조사 대상자들이 9가지 항목에 대해 각각 중요도(10점 만점)를 평가한 결과는 위에 열거된 순서와 같다. 요컨대 설문조사 대상자들은 제품/서비스의 품질을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제1 덕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중요도 순위는 지난해와는 조금 다르게 나왔다. 지난해는 평가항목 중요도 순위에서 경영 품질이 3위, 인재 선발과 개발 및 유지가 4위였다. 올해는 이 두가지 항목이 서로 순위를 맞바꿨다. 즉 올해 설문조사 대상자들은 기업의 인적자원이 경영 품질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항목별 점수의 추이를 보면 제품/서비스의 품질은 2014년 9.04점에서 올해는 8.94점으로 조금 하락했다. 또 경영 품질 역시 8.31점에서 8.25점으로 낮아졌다. 반면 재무 건전성, 인재 선발과 개발 및 유지 항목은 각각 8.38점 → 8.43점,8.24점 → 8.35점으로 높아졌다. 성균관대 경영연구소는 항목별 점수가 0.05점이상 변화했다면 중요도도 변화했다고 판단했다.
설문조사 대상 집단별로도 9가지 평가항목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올해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 종사자 집단은 제품/서비스의 품질에 이어 인재 선발과 개발 및 유지 항목을 2위에 올려놓았다. 재무건전성은 3위로 평가했다. 또 기업 종사자 집단과 전문가 집단은 혁신성(7위)을 커뮤니티/환경에 대한 책임(8위)보다 중요하게 인식했다. 일반인 집단의 응답에서는 두 항목의 순위가 각각 8위와 7위로뒤바뀐다. 존경받는 기업의 덕목에 관해 기업 종사자와 전문가들은혁신성, 일반인은 사회적 책임에 좀 더 무게를 두는 셈이다.
어떻게 선정했나
포춘코리아가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은 미국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Th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의 조사방법론을 거의 그대로 적용한 ‘한국판 존경받는 기업 리포트’다. 업종 분류 방식 등 일부만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은 포춘코리아가 매년 발표하는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 중에서 매출액 1조 원이 넘는 기업을 1차 후보군으로 삼는다. 이들 후보 기업은 다시 10개 산업별로 재분류된다. 이어 산업별로 상위 50% 기업만 추려낸다. 다만 산업별 균형과 안배를 위해 소속 기업 수가 적은 업종은 상위 50%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매출액 1조 원이 넘는 기업은 모두 조사 대상으로 포함시킨다. 반대로 소속 기업이 너무 많은 업종은 조사 대상을 최대 20개로 제한을 뒀다. 특정 산업에 후보 기업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올해 조사는 ‘2014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중에서 146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성균관대 경영연구소가 후보 기업 선정을 비롯해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을 맡았다.안희준 성균관대 경영연구소장(경영전문대학원 교수·재무 전공)이 조사 및 분석 작업을 총괄했고, 김주현 연구원(박사과정)과 김지원 연구원(석사과정)이 실무를 맡았다.
설문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수행했다. 한국리서치는 지난 4월 13일부터 4월 24일까지 온라인 웹 조사 방법을 통해 일반인 2,524명, 기업 종사자 694명, 전문가 102명 등 총 3,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문가 그룹은 경영·경제연구소 연구원,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영 컨설턴트, 경영·경제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 조사는 크게 두 갈래로 이뤄진다. 하나는 산업부문에 관계없이 전체 후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올스타 기업 50이고, 다른 하나는 전체 산업을 10개로 나눠 조사하는 산업 부문별 존경받는 기업이다. 올스타기업 50은 설문조사 대상자들에게 전체 후보 기업 명단 중에서 가장 존경할 만한기업 10개를 선택하도록 한 후, 그 결과를 합산해 선택 빈도수가 높은 기업 순으로 순위를 정했다.
산업 부문별 존경받는 기업은 일반인을 배제하고 기업 종사자와 전문가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미국 포춘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 작업에 사용하는 9개 평가항목(항목별 10점 만점)을 그대로 적용했다. 9개 항목은 ▲제품/서비스의 품질, ▲재무 건전성, ▲인재 선발과 개발 및 유지, ▲경영 품질, ▲장기적 투자가치, ▲기업자산의 현명한 사용, ▲커뮤니티/환경에 대한 책임, ▲혁신성, ▲글로벌 비즈니스 수행의 효율성 등이다. 설문조사 대상자들이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면, 그 점수를 산술 평균해 산업 부문별 톱5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을 썼다.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 선정 작업을 마치며
기업들은 매년 많은 금액을 광고에 지출한다. 그런데 이들 광고 중 단지 제품에 대한 소개에 그치지않고 기업을 소개하거나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경우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많다. 마케팅과 재무 분야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광고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기업에 대해 알게 되고해당 기업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것 자체가 제품 판매 증대의 효과를 넘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와 같이 정보기술(IT) 및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더 많은 사람이 특정 기업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고 호감을 갖는다는 것은그만큼 기업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민의식 성숙과 함께 소비자와 투자자가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더욱 그 효과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예컨대, 21세기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강조되면서 CSR에 자원을 투자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현상도 결국 기업의 평판을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기업이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고, 주주 및 고객과 종업원을 위한 경영을하며, 지역사회와 환경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은 결국 기업 이미지의 향상 및 호감도 증대로 이어져 기업가치 제고라는 모습으로 보답을 받게 될 것이다.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 선정 작업은 이러한 취지에서 출발하여 어떤 기업이 높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 이미지의 향상과 호감도 증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형성될 수 있다. 존경받는 한국 기업 선정작업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경로를 최대한 포괄적으로 담기 위해 제품/서비스의 품질, 커뮤니티/환경에 대한 책임과 같이 기업 평판도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 외에도 재무 건전성 및 혁신성 등 다양한 선정 기준을 조사 문항에 포함시켰다. 그뿐 아니라 조사의 객관성 유지를 위해 기업 종사자, 전문가, 일반인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총 3,000명이 넘는 피(被)설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존경받는 기업은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리스트 외에도 업종별로 리스트를 따로 선정하기에 업종 분류 역시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이 또한 분석의 객관성 유지를 위해 관련 연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한국거래소 업종 분류 기준을 최대한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하였다. 기업의 평판도는 시민의식의 성숙 및 정보환경의 발달과 더불어 앞으로 더더욱 기업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선정된 기업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더욱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최대한 노력하기 바라며, 그렇게 하는 것이 결국 주주 가치로 이어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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