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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애들러 킥스타터 공동창업자에게 듣는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 조건


불특정 다수 군중(Crowd)에게 투자(Funding)를 받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국내 시장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주목하는 곳은 바로 스타트업이다.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기 스타트업에게 크라우드 펀딩은 가뭄 속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15 스타트업콘(Startup:CON 2015)’ 참석을 위해 방한한 글로벌 대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의 공동창업자 찰스 애들러(Charles Adler)에게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크라우드 펀딩은 독특하다. 우선 기존 은행, 투자회사 등 금융권을 통하지 않는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은다. SNS를 활용하는 방식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은 다른 말로 ‘소셜펀딩(Social Funding)’이라고도 불린다.

투자 유치를 원하는 각각의 프로젝트에는 저마다의 목표액과 모금기간이 정해져 있다. 기간 내에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금액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반환된다.

크라우드 펀딩의 특징은 비단 투자 방식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경직된 투자 시장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스타트업 특유의 생동감을 제공한다. 찰스 애들러 공동창업자는 크라우드 펀딩을 이렇게 정의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산업의 흔한 성공 방정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이 보유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는 흥행성, 성공 가능성을 떠나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존재를 지지하는 소수의 관중이 있기 마련이죠. 이것이 바로 크라우드 펀딩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군중을 찾도록 도와주는 플랫폼, 다양성을 지지하는 곳이 바로 크라우드 펀딩이라 생각합니다.”

찰스 애들러 공동창업자의 말처럼 킥스타터는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한다. 때로는 누가 봐도 실패가 예상되는 프로젝트에 과감히 펀딩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설사 그것이 무모한 도전일지라도 ‘무모함’보단 ‘도전’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한다. 그 ‘무모함’을 원하고 지지하는 투자자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페블 스마트워치’다. 지난 2012년 처음 페블 스마트워치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만 해도 대다수 벤처투자자들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 애플의 애플워치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페블이라는 회사에 투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궁여지책으로 페블의 CEO는 킥스타터를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결과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페블은 약 7만여 명으로부터 1,000만 달러(약 100억원)가 넘는 투자금을 지원받았고, 이를 통해 출시된 ‘페블스마트워치’ 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스마트워치 시장조사 업체 스마트워치 그룹(Smartwatch Group)에 따르면, 페블은 지난 2014년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게임 제작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더블 파인어드벤처’ , 아이팟 나노에 시계줄을 붙여 스마트 워치를 만드는 ‘틱톡+루나틱 멀티 터치 워치 키트’ 프로젝트 등이 투자업계의 외면 속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이 같은 킥스타터의 무모한 도전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킥스타터는 글로벌 460여 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지금까지 킥스타터는 940만 명이 선보인 약 9만 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누적 모금액수만 해도 무려 190억 달러(한화 약 21조 7,600만 원)에 달한다. 프로젝트 분야도 다양하다. 음악, 영화, 게임 등 문화 분야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불고있는 창업 열풍을 타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물론 모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킥스타터처럼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니다. 실제로 몇몇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프로젝트 실패의 여파로 파산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쿼키(Quirky)’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쿼키는 한때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여러 기업들로부터 약 1억 8500만 달러(약 2,12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해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투자를 받기 위해 몰려든 사람만 해도 약 100만 명에 육박했고, 쿼키를 통해 상업화된 제품도 400여 종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억 달러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상용화된 몇몇 제품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냉장고에 남은 계란 수를 알려주는 ‘디지털 계란판’ 등 실패작들이 쿼키의 수익성을 갉아먹었다”고 파산의 이유를 지적했다.

이 같은 사례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다. 아직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분명한 사실은 국내 스타트업 역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투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 규모는 약 500억 원 수준이다. 주요 크라우드 펀딩 기업들은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내년에는 그 규모가 8, 000억 원으로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서서히 생겨나고 있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까?

찰스 애들러 공동창업자는 말한다.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파악해 간지러웠던 부분을 긁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크라우드 펀딩 시장의 경우 초창기에는 미술, 예술분야에 수요가 많았습니다. 그 분야를 중점적으로 공략하다 보니 다른 분야까지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아이디어를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누군가의 생각과 주장이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지 말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찰스 애들러 공동창업자가 말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사업화에 나서는 스타트업들의 노력이다. 아이디어에 확신을 갖고 있다 해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 태도, 경제는 계속해서 변한다”며 “아이디어,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 제품에도 이러한 변화를 수용해 바꿔갈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가 가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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