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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L 63 AMG'

537마력… 넘치는 힘·질주본능 자극<br>핸들링 반응성 등 탁월<br>2억 넘는 가격은 부담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카 'SL'은 스포트(Sport)와 경량(Leight)이라는 독일어 단어에서 한 글자씩을 취해 차명을 지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컨버터블 하드탑 루프를 지닌 메르세데스-벤츠의 2인승 대형 스포츠카라고 하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고의 럭셔리를 추구한 스포츠카라는 점을 추가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L 63 AMG'를 타보니 역시 스포츠카 다웠다. 럭셔리 대형 스포츠카인 SL 중에서도 8기통 5,461cc 엔진을 탑재한 AMG 모델이다. 최고출력 537마력을 자랑하는 '꿈의 스포츠카'라는 명성이 생생히 느껴졌다.

외관부터가 인상적이다. 중앙에 삼각별이 박힌 상단 그릴과 헤드램프는 강인함을, 미끈하게 빠진 뒷모습은 고급스러움을 표현한다.

압권은 옆모습이다. 동그랗게 솟아오른 루프라인이 특히 아름다운데, 이 루프를 접어 넣고 오픈탑으로 변신하면 전혀 다른 느낌의 차가 된다. 또한 이 차는 후드가 길고 트렁크 부분이 짧은 전형적인 '롱 노즈 쇼트 테일' 스타일로 운전석이 자동차의 중간 부분에 위치한다. 이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운전의 느낌, 특히 코너링의 느낌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시동버튼을 눌렀다. 다른 AMG 차량과 마찬가지로 무시무시한 시동음이 난다. 그러나 공회전시의 배기음은 조용하고 정제된 느낌이다.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포함한 실내의 느낌이 고급스럽고 안락하다. 색다른 경험이다.

부드럽게 속도를 높여 봤다. 대배기량 차답게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모든 게 이뤄진다. 변속 타이밍은 1,200rpm 정도이며 시속 80㎞에서 이 차 변속기의 최고 단수인 7단에 이른다. 시속 100㎞에서 1,500rpm을 넘지 않고 140㎞에 도달해도 2,000rpm 내에서 주행한다.



엑셀레이터를 꾹 밟으면 등이 시트쪽으로 쭉 밀리는 급가속감과 함께 AMG 차량 특유의 배기음을 느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 중에서도 AMG 디비전은 소리에 특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차의 풀 스로틀 배기음은 확실히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는 느낌이 난다. 'C 63 AMG'나 'SLK 55 AMG'같은 컴팩트급 차의 배기음이 직설적이라면 이 차의 배기음은 톤이 더 낮고 웅장하며 한층 고급스럽다.

핸들링의 반응성은 놀랍다. 작은 조작에도 예민하게 꺾인다. 어지간한 코너는 직선주로처럼 달려나간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이 차는 고성능차이기도 하지만 가격이 메르세데스-벤츠 전 차종 가운데 최상위권에 들 정도인 고급차다. 때문에 편의장치도 화려하다. 특히 시트는 옆구리와 허벅지 부분의 조임 정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행 상태에 따라 전동식으로 몸을 고정해주기도 하며, 안마 기능도 갖췄다. 여기에 운전석이 편한 것도 특징이다. 운전석의 다리 공간이 특히 넓고 안락한데, 이 곳이 차량 스피커 사운드의 공명 공간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최대토크는 81.6㎏ㆍm나 된다. 여기에 알루미늄 차체로 경량화를 달성해 제로백은 4.3초에 불과하다. 연비는 리터당 7.8㎞, 가격은 2억8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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