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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물갈이 말로만 하나… 사표 수리 안하고 후임인선 차일피일

사의 후에도 출근하고 국회 업무보고 진풍경<br>인천공항공사·LH사장 등 늑장 인선에 경영공백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장과 관련, "국정 철학이 맞아야 한다"고 밝힌 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하 공기업에 대한 전방위 압력을 넣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기관장 물갈이를 천명해놓고 정작 이미 사의를 표명한 기관장의 사표조차 수리하지 않는 등 늑장 인선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기가 이미 종료된 기관장의 후임 인선 작업도 올스톱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마다 경영 혼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새 정권 때마다 답습되는 모습이지만 이번에는 공백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이대로라면 공공기관은 하반기가 돼야 제 모습을 갖춘다.

2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새 정부가 국정철학이 다른 공공기관장의 사퇴를 압박하면서도 이미 사의를 표명한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4개월 전 최초로 사의를 표명한 이채욱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미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아직까지 후임자 공모 일정이 시작되지 않고 있다.

임기가 이미 끝났거나 종료 예정인 공공기관장의 후임 인선도 중단된 상태다. 김문덕 서부발전 사장의 임기는 이달 1일 종료됐지만 공식적인 후임 인선 작업을 아직도 시작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서부발전이 후임 사장을 뽑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렸지만 기획재정부의 요청으로 절차가 중단됐다.

원장 후보를 3배수까지 압축했던 산업연구원은 국무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원장 선임 절차가 중단됐다. 다음달 임기가 종료되는 김용근 산업기술진흥원장도 공식적인 후임 인선 절차가 이미 시작돼야 했지만 전혀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정부 출연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ㆍ한국조세연구원ㆍ농촌경제연구원 등도 원장이 내각 또는 청와대로 이동하면서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공공기관장은 어색한 모양새로 출근하고 있고 일부 기관장은 사의 표명 이후에도 국회에 출석해 기관 업무에 관해 설명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한참 공공기관의 현안 보고가 많고 새로운 업무를 시작해야 할 시기에 경영 혼선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지각 인선을 벌이는 것은 내각이 워낙 늦게 출범한데다 기관장 인사 검증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디까지 교체를 해야 할지 교통정리가 안 됐고 정부와 일부 사퇴 대상 기관장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대략적인 후임자 검증이 끝나야 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 후보를 추리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며 "한 대형 공기업 사장 후보는 청와대에 보고가 올라갔지만 모두 적당하지 않아 절차를 진행하지 말라는 통보가 내려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식적인 기관장 선임 절차가 적어도 2~3개월은 걸린다는 점이다.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지고 공모를 받아야 하며 가스공사와 같은 상장회사의 경우 주주총회도 거쳐야 한다. 공기업의 한 임원은 "신임 사장이 업무 현황을 파악하려면 적어도 올해 말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미 사의를 표명한 공공기관장이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 대부분이 오는 9~10월까지가 정식 임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공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현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면서 후임 인선 작업을 할지, 부사장 대행체제로 갈지 정도는 정해줘야 하는데 전혀 움직임이 없으니 직원들만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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