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출자ㆍ대출이 산은의 적체인사 배출구인가

산업은행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분을 취득하거나 대출해준 기업에 퇴직 임직원을 대거 내려보냈다고 한다. 지난 2010년 이후 재취업한 퇴직임원 48명 중 지분보유 기업의 대표ㆍ감사ㆍ전무 등으로 갈아탄 사람만도 29명으로 60%를 넘는다. 대우조선해양ㆍ쌍용양회 등은 낙하산들의 재취업 직장으로 굳어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골프장 업체까지 끼어 있다. 10명 중 7명꼴로 퇴직하자마자 자리를 옮겼다. 이러니 출자ㆍ대출을 내세워 거래기업을 인사적체의 배출구로 이용한다는 비아냥을 듣는 것 아닌가. 산은의 대기업 지원 비중이 최근 2년간 61%에서 77%로 치솟은 것도 낙하산과 무관한지 살펴볼 일이다.

낙하산들은 대부분 기업 구조조정 업무와 상관이 없거나 전문성이 없다고 한다. 산은은 경영감시 목적이라고 해명하지만 낙하산은 로비 창구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산은이 2009년 유관기관 재취업을 규제하는 공직자윤리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탓이 크다. 지난해에는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됐다.

도를 넘는 낙하산 인사는 기업 구조조정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산은은 대규모 신디케이트론을 받은 동양시멘트가 2010~2012년 세 차례에 걸쳐 부채비율 등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는데도 유예기간을 주고 재무약정 조건을 완화해줬다. 부실한 경영감시는 산은과 동양그룹의 부실을 키우고 동양증권을 통해 동양시멘트 회사채 3,562억원어치를 사들인 투자자들에게도 큰 상처를 줬다. STX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경영진 인사 등을 둘러싸고 잡음이 적지 않았다. 산은의 올해 적자규모가 1조원 정도로 불어날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낙하산을 고리로 한 산은과 출자ㆍ대출기업 간 유착관계는 기업 구조조정을 그르치고 부실을 키울 뿐이다. 국민의 혈세와 정부재정, 국가경쟁력까지 좀먹는 암적인 존재다. 정부는 공직자윤리법령을 손질해 산은의 부적절한 낙하산 배출구를 봉쇄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