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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은 소비자들..소득 늘어도 돈 안써,,내수 위축 심각

직장인 A씨는 지난해부터 저축을 늘리기로 마음먹었다. 벌어들이는 돈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살고 있는 집값이 떨어지자 이를 저축으로 만회하기로 한 것이다. A씨의 지난해 연봉 상승분의 대부분은 저축하거나 빚을 갚는데 썼다. 대신 소비는 최대한 억제했다. 다행이 정부가 보육료 지원을 늘려 아이 양육 부담을 줄여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A씨의 사례는 통계청의 ‘2012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을 근거로 우리나라 평균 가구의 소비행태를 재구성한 것이다. 가구동향에 나타난 소비행태는 미래에 대한 불안 탓에 ‘마른 수건 쥐어짜듯’ 소비를 줄이는 우리 가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2인 인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07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이는 전년 소득증가율 5.8%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3.8%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계소득 증가의 대부분은 근로소득에서 나왔다. 지난해 근로소득은 7.7% 늘었으나 사업소득은 1.6% 증가에 그쳤다. 경기불황과 자영업 경쟁 심화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지난해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조세,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31만7,000천원으로 전년보다 6.4% 늘었다..

소비지출은 월평균 245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물가상승율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증가율은 0.5%에 불과했다. 소비액 증가의 대부분이 물가상승 탓일뿐 실제 소비양은 전혀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난해 4분기 소비지출도 전년대비 1.4%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해 3분기 1.0%에 이어 2분기 연속 1%대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3분기를 제외하고 소비지출 증가율이 2분기 이상 1%대에 머문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가계 흑자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소비성향이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이처럼 소득은 늘어난 반면 소비는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부담을 우려한 가계가 마지못해 저축을 늘렸다는 얘기다. 흑자율 개선으로 가계이 재무구조는 다소 개선됐다. 흑자가구 비율이 22.8%로 전년보다 3.7%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항목별 소비지출을 보면 주거ㆍ수도ㆍ광열(9.4%)의 오름폭이 가장 컸다. 집주인의 전세기피로 월세가구가 늘어나면서 주거비가 11.6%나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주류ㆍ담배 지출 증가율은 1.0%로 전년(1.2%)보다 증가율이 하락했고, 식료품 소비도 2.9% 늘어나는데 그쳐 전년(7.1%)보다 크게 감소했다.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 보건, 교통, 통신요금, 오락ㆍ문화, 음식ㆍ숙박 지출액도 전년보다 다소 늘었으나 증가율은 대부분 하락했다.

다만, 교육 및 기타상품ㆍ소비스 지출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정부의 유치원비 지원, 대학교 등록금 인사, 보육료 지원이 늘어나면서 가계 부담이 다소나마 줄어든 것이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하락과 가계부채 등 이자부담, 정부의 복지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계의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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