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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자리 없어지면 어쩌나"… 조선사 '불안한 휴가'

2분기 대규모 손실에 고강도 구조조정 불보듯

대우조선, 해양플랜트 임원 1순위 관측 속

삼성도 감원·비효율자산 팔아 재무개선 예고



본격 휴가 시즌에 돌입한 조선업체들이 휴가 이후 예고된 구조조정 때문에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다. 오랜만에 즐기는 달콤한 휴식 대신 고강도 구조조정을 앞두고 무더위 속 불안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2·4분기 대규모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휴가가 끝나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휴가에 돌입한 대우조선해양은 휴가를 마친 후 임원 구조조정과 불필요한 자산 매각에 돌입한다. 회사 측은 임원을 제외한 직원 감원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조직을 축소·개편하는 과정에서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달 31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발생한 통근버스 충돌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휴가를 반납한 채 거제에 머물며 사고수습 현황 점검과 함께 구조조정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영실사가 끝나는 대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앞서 지난달 20일 담화문을 통해 "부동산과 주식 등 비업무성 자산을 매각할 것이며 고정비 등 각종 비용 절감에 배전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정 사장은 "고용불안을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 순환보직 등 질적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용불안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부서 통폐합 과정에서 인원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관측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1순위는 대규모 부실을 초래한 해양플랜트 임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2·4분기에 기록한 2조318억원의 손실 가운데 극지용 반잠수식 해양시추선인 송가 리그 프로젝트 등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인적 쇄신과 함께 국내외 풍력발전 부문, 웰리브(급식), 에프엘씨(골프장) 매각작업 등도 휴가 이후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 매각, 마곡산업단지에 6,000억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신사옥과 연구개발(R&D)센터 건설 중단 등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중공업도 임원감축과 비효율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임원 수를 감축하고 유사기능 통폐합 등으로 중복기능을 제거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며 "생산과 직결되지 않는 비효율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2·4분기 매출 1조4,395억원, 영업손실 1조5,481억원, 당기순손실 1조1,55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2014년 1·4분기에 대형 해양프로젝트의 손실이 예상돼 충당금을 설정하고 조기 정상화를 추진해왔지만 해양 EPC 프로젝트의 경험 및 역량 부족으로 인한 설계물량 증가, 자재발주 지연 등으로 추가 공정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앞서 부사장급이 맡았던 조선해양영업실을 해체하는 한편 영업팀 직원들을 조선시추사업부와 해양생산사업부 등에 분산시켰다. 신규 사업으로 추진해온 풍력발전 사업은 영업을 중단하고 당분간 기술개발만 진행한다.

현대중공업은 2·4분기 실적발표 직후 인사를 통해 임원진을 교체했다. 신규 상무보 선임자 37명 가운데 40대가 46%인 17명이나 된다. 업계에서는 "세대교체와 함께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인사"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3조2,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2·4분기 1,7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며 '부실의 늪'을 탈출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1,500명에 이르는 관리직 과장급들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플랜트 사업을 해양 사업과 합치고 애프터서비스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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