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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경 심의에 증세 연계는 옳지 않다

17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국회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달 18일 국회에 상정된 지 2주일이 넘도록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예결위 전체회의 역시 공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대로 가다가는 7일 끝나는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 처리는 물 건너 갈 판이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적자국채를 찍어내는 빚더미 추경이니 재정건전성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추경은 간단히 처리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말마따나 15조원이 넘는 적자 국채를 찍어내면 재정건전성이 훼손되고 결국에는 국민부담도 늘어나게 돼 재정건전성을 보강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성장 기조에서 당장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묘수는 없다. 성장을 통해 세수기반을 확충하고 조세개혁을 단행하는 것이 해법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도 이달 말 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로 한 마당이다. 그때 가서 재정건전성 문제를 따져본다고 해도 늦지 않다. 재정 문제를 고려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사안의 시급성을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당이 재정건전성 확보 대책으로 요구한 증세 카드는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저성장 리스크를 끊어내기 위해 재정을 더 푸는 상황에서 증세는 추경의 효과를 반감시킬 우려가 크다. 이런 엇박자를 낼 바에야 세수부족을 벌충할 세입 추경만 하고 경기부양용 추경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민주당이 증세의 방향으로 제시한 소득세 과표조정은 기본적으로 하루아침에 뚝딱 처리할 사안도 아니다. 어차피 9월 정기국회에서 세법 문제를 다룰 터이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조세개혁특별위원회도 구성돼 있다.



여야는 공히 추경 편성의 당위성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추경 심의를 다른 문제와 연계 처리하는 것은 소모적 정쟁일 뿐이다. 비생산적인 논의로 발목을 잡기보다는 추경 세부항목에 대해 면밀하게 심의하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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