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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타워 상량식] 세계적 랜드마크 代이은 30년 꿈 눈앞… 롯데 제 2도약 터닦았다

신격호 총괄회장 사업보국 의지서 출발

87년 부지 매입 이후 고도 제한 등 난관도

회장 집무실 등 이전하고 호텔·월드몰과 시너지

내년말 '잠실시대' 활짝

롯데월드타워 상량식 퍼포먼스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76층에서 열린 상량식 행사에서 신동빈(앞줄 왼쪽 여섯번째)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정우택 새누리당 정무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신 회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송은석기자

꼭대기 층에 대들보를 얹기까지 30여년이 걸렸다. 긴 시간이 흐르면서 당초 구상했던 에펠탑 디자인 대신 곡선미를 강조한 디자인이 채택됐고 층수도 바뀌었지만 우리나라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라는 염원은 이어졌다.

롯데월드타워가 마지막 대들보를 최고층인 123층에 올린 22일 오후3시. 꼭대기 층 현장 근로자 3명이 힘차게 철재 대들보를 조이며 고정하자 76층에서 이를 영상으로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들보에는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고 액운을 막는다는 뜻에서 '용(龍)'과 '거북 귀(龜)' 자를 넣은 기원문이 새겨져 있었다. 근로자들이 '시민 여러분, 안전하게 짓겠습니다'라고 적은 보드를 들어 보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여러분들의 도움과 질책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감격스러운 기분을 전했다.

롯데는 이날 상량식(上樑式)을 열고 롯데월드타워의 외장 공사를 마쳤다. 롯데월드타워의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64톤급의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일반 시민들이 전한 희망의 메시지와 서명을 받은 대들보를 꼭대기 층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대들보는 30분 만에 123층에 도착했다.

상량식은 건물의 외장 공사가 끝났다는 의미다. 상량식에 참석한 신동빈 회장은 "완공 시점인 내년 말을 기준으로 세계 6번째 높은 건물이 이곳에 세워지는 것"이라며 "앞으로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상량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추진한 것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다. 그는 지난 1980년대 초부터 '세계 최고층 건물'을 세우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군 후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 등을 어느 정도 성장시키는 데도 성공한 시점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단순히 자신의 지위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최고층 건물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그는 1967년 한국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조국을 오랫동안 떠나 있었던 관계로 서투른 점도 허다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소생은 성심성의, 품질 본위와 노사 협조로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겠다"며 소박함 속에 나라에 대한 사랑을 얘기했다. 당시의 기업인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그 역시 '사업보국'의 관념이 강했다.

한일 양국에서 굴지의 대기업으로 떠오른 후에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다. 잠실 일대에 종합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세계적 명소를 만들어야 한다"며 롯데월드타워를 포함한 제2롯데월드 개발을 지시했다. 2004년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는 "제2롯데월드에는 에펠탑을 본뜬 세계 최고층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며 "중국인 관광 수요에 대응하려면 이런 관광 자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뜻이 쉽사리 이뤄지지는 않았다. 롯데는 1987년 1,000억원을 들여 잠실 부지(8만7,770㎡)를 매입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은 1994년이다. 당초 100층짜리 호텔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서울시에서 반대했다. 1998년 36층 높이로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초고층 건물에 대한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2004년 다시 지상 112층 높이의 제2롯데월드 건립안을 송파구에 제출했다. 고도제한 문제로 공군과 갈등이 있었으나 헌법소원과 행정협의조정위까지 거쳐 결국 2010년 롯데월드몰 건설 허가를 받아냈다. 신동빈 회장이 상량식에서 "오늘의 롯데월드타워가 있기까지 모든 열정을 쏟은 아버님, 신격호 회장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는 내년 말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그룹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롯데정책본부 모두 롯데월드타워로 집무실을 옮기며 '잠실 시대'를 연다. 또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기존의 잠실 롯데호텔과 롯데월드의 시너지 효과를 무기로 잠실을 관광·유통·엔터테인먼트 특구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월드타워 완공 후 연간 1,600억원의 세수효과와 400억원의 상권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해마다 8,000억원 이상의 외국인 관광수입과 함께 일자리도 2만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이 국내뿐만이 아닌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 공략에 매달려 온 롯데가 아시아 유통·관광·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확보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변수다. 신동빈 회장은 '원 롯데'를 슬로건으로 한일 롯데가 협력해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발목을 잡을 우려가 남아있다. 이날 상량식에는 참석한 신동빈 회장의 가족은 누이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유일했다. /유주희·김민정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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