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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계장면 이어붙여 하루 24시간을 작품으로

세계적인 미디어작가 크리스찬 마클레이, 리움 개인전

크리스찬 마클레이

크리스찬 마클레이 '시계'의 한 장면

시간을 분ㆍ초 단위로 자른 다음 다시 이어붙였다. 그 과정에 들인 수고로움과 번거로움 탓인지 연결된 시간과 장면은 평소보다 더 길고 묵직하게 느껴진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크리스찬 마클레이(55)는 이 같은 과정을 적용해 신작 ‘시계’를 만들었다. 유례없는 24시간짜리 실시간 작품이다.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9일부터 열리는 개인전을 통해 국내에 공개된다. 마클레이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시계 장면들을 시간 순으로 연결해 하루 24시간을 재현했다. 상영 시간도 실제 시간과 맞춰 친숙한 고전 영화가 현실과 같은 속도로 흘러간다. 작품 곳곳의 시계 장면들은 시간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흘려보내는 시간의 무게감을 되새긴다. 작가는 작품구상에 5년을 보냈고 장면 수집을 위해 5,000편의 영화를 리서치하고 제작에만 28개월을 매달렸다. 한국영화도 등장한다. 낮 2시30분에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임수정이 벽시계에 숨는 장면, 3시20분에는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감옥 밖으로 나온 순간, 저녁 9시는 ‘달콤한 인생’의 한 장면이 나오는 식이다. 미국 태생으로 스위스에서 성장해 뉴욕에서 활동 중인 마클레이는 보여주는 것이 중시되는 미술계에서 들려주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온 작가다. LP판의 소리를 섞는 디제잉 작업 등 30년 이상 소리를 소재로 작업한 ‘사운드아트’를 주로 선보였다. 이번에 함께 전시된 ‘비디오 4중주’는 일렬로 4개가 배치된 가로 12m 대형 스크린에서 전혀 상관없는 영화들이 악기 연주ㆍ노랫소리부터 발구르는 소리ㆍ그릇 깨뜨리는 소리ㆍ비명 등의 소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부조화한 듯한 장면들이 4중주처럼 기묘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95년작 ‘전화’는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소리와 이에 답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연결해 시공을 초월한 사람간의 연결을 표현했다. 작품이 상영 중인 리움내 전시장 ‘블랙박스’는 앞으로도 연 1~2회 미디어 작가를 소개하는 미래적 전시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13일까지. (02)2014-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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