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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탤런트'를 춤추게 하라] 핀란드

기업·대학 결합 '테크노폴리스'에 해답있다<br>자금력·연구력 공유하는 수평적 선순환 관계 '이노바치오'제품 쏟아내 <br>국립연구원·기술청 통해 산학연 측면 지원…세계최고 R&D센터로


리스토 밀릴레 오울루大 OPTM연구소장

마르티 엘실레 테크노폴리스 CEO

['글로벌 탤런트'를 춤추게 하라] 핀란드 기업·대학 결합 '테크노폴리스'에 해답있다자금력·연구력 공유하는 수평적 선순환 관계 '이노바치오'제품 쏟아내 국립연구원·기술청 통해 산학연 측면 지원…세계최고 R&D센터로 리스토 밀릴레 오울루大 OPTM연구소장 마르티 엘실레 테크노폴리스 CEO "기업과 대학의 수평적 선순환 관계가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베르티 바이니 헬싱키공대 교수는 "핀란드 산업 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기업과 대학의 유기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핀란드에서는 대학 연구원들이 대학 내에만 머물지 않고 노키아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 기업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업은 이를 이용해서 '이노바치오(혁신)'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오울루대학의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미야 마탈라씨는 "난 대학과 기업에 고용된 연구원이지 학생이 아니다"고 말할 정도다. 결국 기업과 대학의 성공적인 결합이 핀란드에 인재를 불러들이고 경제성장도 이끌고 있는 셈이다. ◇"테크노폴리스에 답이 있다"=핀란드 헬싱키에서 600㎞ 떨어진 오울루. 한국의 소도시 정도의 크기이지만 오울루 테크노폴리스에는 글로벌 IT기업의 R&D센터가 모두 들어와 있다. 안정적인 사회구조, 탄탄한 연구환경은 노키아는 물론 IBMㆍ인텔ㆍHPㆍ지멘스ㆍ선ㆍ캐논 등 세계적인 IT기업의 아이디어 뱅크를 품에 안고 있다. 한겨울 영하 40도의 추위와 하루 2시간도 해를 볼 수 없는 조건의 도시에 글로벌 IT기업들이 앞 다퉈 R&D센터를 설립한 이유가 뭘까. 페캬 야라 안틸라 핀란드 경제연구소(ELTA) 연구원은 "자작나무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 오울루대학 건너편의 테크노폴리스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89년 소련이 해체되며 경제 버블이 붕괴된 후 핀란드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했고 이러한 산업구조 고도화의 기반이 대학과 기업의 결합"이라고 설명했다. 테크노폴리스는 수평적이다. 기업이 돈을 낸다고 해서 우위에 서 있지도, 대학이 아이디어를 낸다고 해서 특허에 대한 독점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공유가 우선이다. 이영동 오울루대학 연구원(박사과정)은 "오울루대학의 연구원은 언제든지 연구주제를 가지고 테크노폴리스 R&D센터를 찾아가 연구 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 어느 대학 연구원이 대기업의 연구센터 장비를 이용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톱니바퀴식 연결고리=핀란드의 산학연계는 치밀하게 연결돼 있다. 정부가 핀란드국립기술청(TEKES)과 핀란드국립연구원(VTT)으로 지원시스템을 만들고 대학과 TEKES의 자금 지원과 VTT의 기술 지원을 받아 연구활동을 수행해 기업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공한다. 특히 VTT는 오타니에니ㆍ오울루 등 각 지역의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해 연구활동을 지원한다. 1942년 설립된 VTT는 2,780명의 연구원을 기반으로 지난해 2억1,700만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13%가 해외에서 수익이 발생했다. 현재 고객은 공공 부문이 400개, 민간기업이 3,400개, 외국기업이 580개에 달한다. 에시 에밀리아 헬싱키공대 박사는 "VTT는 대학과 기업의 연구활동을 지원하며 글로벌 인재들을 핀란드로 끌어들인다"며 "연간 5억유로에 달하는 예산을 가지고 있는 TEKES의 자금력과 VTT의 연구력의 결합은 핀란드를 가장 좋은 R&D센터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 없는 사회(?)=헬싱키의 밤은 재미가 없다. 오후11시가 넘어야 어두워지지만 상가는 오후7시면 모두 문을 닫고 드문드문 있는 술집도 오후10시면 문을 닫아버린다. 이승희 KOTRA 헬싱키 무역관장은 "재미 없는 사회지만 교과서에 충실하게 따르며 인재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사회가 핀란드"라고 지적한다. 노키아를 '국가 안의 국가'라고 표현했던 사회학자 파시 맨파도 인재강국인 핀란드의 성공 요인을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의 95%가 정부의 정책에 신뢰를 보내고 철저한 직무 중심의 조직구조, 성별ㆍ연령ㆍ직급과 무관한 평등주의는 글로벌 탤런트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케임브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오울루 테크노폴리스 지멘스에 근무 중인 존 헨드릭은 "같은 유럽이지만 영국과는 다른 문화가 핀란드"라며 "핀란드는 연구를 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최적화된 시스템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토 밀릴레 오울루大 OPTM연구소장 “석사과정연구, 반드시 기업과 연계” "오울루대학은 책상머리 연구에서 벗어나 직접 생산현장까지 뛰어들고 있습니다." 산학 연계의 표준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핀란드 오울루대학의 리스토 밀릴레(사진) OPTM연구소장은 "대학과 기업의 선순환 구조가 핀란드 산업 클러스터의 핵심"이라며 "기업은 대학에서 아이디어를 제공받고 대학은 기업을 또 다른 교육의 기회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울루대에서는 교수진은 물론 학생들도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필수다. 대학원생(석사과정)의 연구는 반드시 기업과 연계돼야 하며 학부생들도 여름방학 동안 기업체 인턴십을 거쳐야만 학점을 딸 수 있다. 밀릴레 교수는 "기업과 연계된 연구환경은 좋은 학생들을 오울루로 불러들이고 기업은 좋은 인재를 오울루에서 데리고 간다"며 "노키아의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4,000명이 오울루대 출신"이라고 말했다. "(오울루대학은) 북유럽에서 정보ㆍ이동통신ㆍ생명과학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밀릴레 교수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체들에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5년째 노키아 등 3개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오울루대학은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는 데도 적극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국ㆍ중국ㆍ싱가포르 등 아시아와 폴란드ㆍ프랑스ㆍ러시아 등 9개국 대학들과 아이템별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가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고 기업에 좋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고 강조했다. 마르티 엘실레 테크노폴리스 CEO “학부 아이디어 40%가 최종제품으로”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든 오케이." 마르티 엘실레(사진) 테크노폴리스 CEO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한국의 대학들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기업들은 어떤 아이디어를 원하느냐"고 질문했다. 당장이라도 한국의 대학ㆍ기업과 비즈니스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엘실레 CEO는 "테크노폴리스의 경쟁력은 대학과 기업의 협력에 있다"고 강조하며 "헬싱키ㆍ탐페레ㆍ오울루ㆍ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있는 테크노폴리스들은 인근 대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테크노폴리스의 비즈니스 연결에 대해 엘실레 CEO는 "테크노폴리스에는 아이디어, 기술, 적용 단계로 나눠 리서치팀이 있다"며 "비즈니스의 80% 정도를 리서치팀이 발굴해 대학과 조율한다"고 말했다. 핀란드 테크노폴리스에서 대학의 아이디어가 실제 비즈니스가 되는 확률은 전세계 산학 클러스터 중 가장 높다. 엘실레 CEO는 "대학(학부)의 자유로운 아이디어 중 40%가 최종 제품으로 되고 Lab(대학 내 연구소)의 경우는 80%가 최종 제품으로 생산된다"며 "물론 제품이 됐다고 해서 마케팅이 성공할 수는 없지만 단계를 거치며 경험을 축적해 좀더 발전된 기술과 제품을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휴가에 카약을 타고 홍수(오울루는 지역 원주민인 사미족 말로 홍수라는 뜻)를 거슬러 올라간다는 엘실레 CEO는 장난스런 말을 던졌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나와 같이 5주간 카약을 탄다면 당신도 10년 뒤에는 노키아의 CEO가 될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7/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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