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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천연가스산업] 가스公 깜깜이 가격정책… 업계 출혈 강요

유가 내려도 수입단가 쉬쉬… 가스공급가 찔끔 인하 그쳐

"공사 경영난 떠넘기기" 비난… 민영화 제안도 수년째 논의만

천연가스 산업 전반에 대한 홀대는 도시가스 업체와 민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가스 마피아’로 불리우는 한국가스공사의 가격 정책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큰 틀에서 원자력·석탄 위주의 에너지 정책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주요 도시가스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도시가스는 올 1·4~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총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6% 줄었다. 경동도시가스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31억원으로 전년보다 55.5% 감소했다. 인천도시가스도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9억원이었다. 이밖에 삼천리·대성에너지·경남에너지 등 상장된 도시가스사의 1·4~3·4분기 누적매출은 전년 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악화의 표면적인 원인은 유가가 하락하면서 도시가스의 가격 경쟁력이 줄어 수요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스공사의 가격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가스공사는 가정용ㆍ산업용 천연가스를 일괄 수입해 전국 33개 도시가스회사에 공급한다. 공급 가격(도매요금)은 유가와 연동해 결정되지만 가스공사는 정확한 수입 단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올 10월 사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도매요금은 24.2%(산업용 기준) 인하됐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이 기간 동안 56% 이상 떨어진 데 비하면 턱없이 낮은 인하폭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산업용 도시가스의 경우 가격이 비쌀 경우 대체재인 벙커C유 등으로 수요가 옮겨간다. 산업용 도시가스 매출 비중이 높은 경동도시가스·인천도시가스가 더욱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벙커C유는 천연가스보다 많은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에너지원이다.



가스공사 외에 따로 발전용 천연가스를 수입해 들여오는 민간 발전사들과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심할 경우 발전업체들의 수입 가격이 가스공사의 절반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며 “가스공사가 경영난 때문에 도매요금을 비싸게 책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3·4분기 1,4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천연가스 직수입과 가스공사 민영화 등의 해법이 제안됐지만 수 년째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LNG 발전사들 사이에서도 “이러다간 다 말라죽는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지난 2012년 64%였던 LNG발전소 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43%까지 떨어졌다. 원가가 저렴한 원자력·석탄 발전소에서 우선 전력을 공급하고 모자라는 양을 가스 발전에서 찾는 구조 때문이다. 이 때문에 GS EPS의 경우 지난 2013년 1,09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100억원 남짓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정부의 전력 정책 수립에 참여했던 한 대학 교수는 “민간 발전소의 적자난이 5~6년 이상 계속 이어지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한 부분인 가스 산업이 무너질 것”이라며 “관련 기업들이 일정한 수익을 거두며 생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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