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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과 정치

철강산업은 유독 정치와 관련이 많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20년이 넘는 철강 노동자 경력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성장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수입규제조치 바람을 불러일으켜온 장본인도 역시 철강산업이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미국내 철강기업 대표자들과 임직원 수십만명의 표밭을 의식해 지난해 연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전격적으로 실시했다. 미국의 수입제한 조치를 시발로 유럽연합을 지나 중국, 동남아까지 한해동안 수입제한의 광풍은 지구를 한바퀴 돌며 몰아쳤다. 이러한 정치적 선택의 결과는 가혹하다. 미국은 철강수입을 제한한 이후 대표적인 수입철강제품인 냉연강판이 200달러대에서 400달러에 육박하는 수직곡선을 그리며 미국내 철강수요산업에 추가비용부담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겨줬다. 미국에 투자를 하고 있는 세계 주요기업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혼다와 도요타의 경우 수입제한조치로 자동차용 냉연강판 수입이 여의치 않고 미국내 일본계 철강업체가 없어 물량부족에 시달리자 울며 겨자먹기로 비행기로 공수를 감행하기도 했다. 국내 철강산업도 정치와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 처해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기로 업체들이 기본 원자재로 활용하는 고철의 경우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정치적 세력들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치가 기업활동에 끼어들면서 발생한 결과가 참혹하다는데 있다. 미국은 카네기로 상징되는 `철강왕`이라는 명예가 떨어진지 오래다. 30개에 달하는 철강기업들이 매각 또는 파산이라는 퍼슬서런 구조조정의 덫에 걸려 수년간을 지체하다 이제는 세계 상위권 업체도 찾아보기 힘든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뉴욕의 월가와 기관투자가들은 노무현 신정부에 대한 기대와 견제의 눈길을 함께 보내고 있다. 노동자 출신의 좌파로 명성높은 룰라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국제자본을 대변하는 월가의 의혹을 안정시키는데 최우선 순위를 뒀다. 이달 25일이면 신정부가 본격적으로 중앙무대에 올라선다. `반면교사`라는 고사성어가 새삼 떠오르는 시기다. <최인철기자(산업부)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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