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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10월 29일] 출판계, e북 사업에 적극 나서야

미국 워싱턴 지하철에 한 남자가 올라타자 승객이 보던 신문의 제목이 실시간으로 바뀌더니 새 기사가 뜬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자매체는 영화보다 더 빨리 현실화될 것으로 미래 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마존의 전자책(e북) '킨들'은 이미 그 과정을 단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킨들에 읽어야 할 참고 자료를 내려 받아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e북이 대학 강의실 풍경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 출판계 역시 e북이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e북의 미래는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규모의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도 최고의 관심사였다. 특히 출판사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한국 역시 e북 단말기 업계와 교보문고ㆍ예스24 등 출판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e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를 제공할 출판사들의 뚜렷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e북 산업의 역사나 기술이 뒤쳐진 것은 아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북토피아를 비롯해 e노블타운 등 전문업체들이 등장해 콘텐츠를 축적, 공공도서관 등에 서버를 구축하면서 발빠르게 사업을 진행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의 한국 주빈국 행사에서는 우리 e북 기술이 주목받기도 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문열씨가 소설 '호모엑세쿠탄스'를 2003년 e노블타운에 연재하는 등 작가들의 관심도 컸다. 그러나 저작권 침해 여지가 많고 단말기 개발이 지연되는 등 e북의 미래가 어둡다고 판단해 많은 출판사들은 e북 콘텐츠 출간을 거부했다. 때문에 최근 유통업체의 적극적인 e북 사업을 바라보면서 자칫 종속관계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 1년에 4만종이 넘는 책이 출간되는 세계7위의 출판국이다. 여기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컴퓨터ㆍ네크워크 기술까지 갖추고 있다. e북이 종이책을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대세인 것은 분명하다. 빠른 속도와 소통 그리고 실시간 검색을 원하는 특성을 지닌 신인류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ie)'의 입맛에 맞는 시대가 오고 있으니 e북의 수요 증가는 시간문제다. 더 늦기 전에 출판사들이 한마음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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