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탕 더미로 단을 쌓거나 미니어처 집을 짓는 등의 작품을 선보여온 구정아(38)씨가 ‘2005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최종후보에 올랐던 김소라(40)와 니키리(35)의 작품들과 함께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지난 22일부터 12월11일까지 전시된다. 최종수상자 구씨는 1991년부터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작가로 나폴레옹이 유배됐던 엘바섬의 밤 바다를 담은 비디오 설치작업 '씨사이'(Ssisai)와 드로잉작업 '새치미'(Sechimi), 그리고 각설탕을 쌓아올리는 설치작업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제목 '새치미'와 '씨사이'는 각각 '천연덕스럽게 시미치를 떼는 태도'와 '주책없고 실없이 웃는 사람'을 이르는 통영지역 사투리다. 구씨는 드로잉과 각설탕 설치작업, 비디오 설치작업을 전시공간 안에 전략적으로 배치, 관객들로 하여금 잘 볼 수 없게 만들면서도 오히려 작품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한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그의 작업 방식은 전시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전환하는데, 주의 깊게 살펴봐야 작품을 알아 볼 수 있다. 작고 눈에 띄지 않은 것들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는 작가는 ‘고요한’, ‘친밀한’, ‘비밀에 쌓인’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은 지난 2000년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미술계 지원을 하는 것으로 2003년부터 아트선재센터와 공동으로 주관해 왔다. 그러나 내년도부터는 강남 신사옥을 오픈하면서 전시 장소를 강남으로 옮길 예정이다. 그동안 수상자로 장영혜, 김범, 박이소, 서도호,박찬경 씨를 배출했다.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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