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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형 임금피크제 실시… 신한은행의 새로운 실험

조용병(오른쪽) 신한은행장이 7일 서울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 합의'를 마친 후 유주선 신한은행 노동조합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기업 특유의 문화 반영… 내년 도입

만 55세 넘는 부지점장 이상 직원

역량·성과따라 진입 시기 차등 둬

시간제 관리전담계약직도 도입

재채용 기회·3년 간 고용 보장도


신한은행이 신한 특유의 성과주의 문화를 반영한 '차등형 임금피크제'를 은행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다.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며 원칙적으로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되 성과가 우수할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를 늦추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1일부터 역량이나 성과에 따라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을 달리하는 '차등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7일 밝혔다. 앞서 국민은행이 직무를 차별화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데 이어 신한이 진입 연령을 차등하면서 은행권의 임금피크제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신한은행 노사가 이날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4급 이하 과·차장급 직원은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된다. 정년 60세까지 5년간 전년 총급여의 300%를 순차적으로 나눠서 지급 받게 된다.



다만 부지점장급 이상 관리자 직원은 업무 성과에 따라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를 차등 적용 받는다. 역량이나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차등 진입 시기가 결정된다. 만 55세가 넘었어도 부지점장이나 지점장직을 계속 유지하면서 임금피크제를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앞서 국민은행의 경우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되 대상자들에게 마케팅 직무, 일반 직무, 희망퇴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직무의 경우 일반적인 은행 업무를 담당하며 임금피크제 도입 직전연도 연봉의 50%를 보장 받는다.

하지만 마케팅 직무를 선택하면 기본 연봉은 일반 직무보다 낮지만 아웃바운드(외부) 영업을 통해 임금피크제 직전 연봉만큼 성과급으로 챙겨갈 수 있다. 신한이나 국민은행 모두 영업 네트워크가 뛰어난 중년의 직원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임금피크제를 설계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업 역량이 뛰어난 인재는 끝까지 연봉을 보장하며 은행이 활용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희망퇴직 조건을 유리하게 설계해 인력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원들 입장에서는 50대 중반부터 또다시 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와 함께 직원 본인의 선택에 따라 임금피크제 대신 시간제 관리전담계약직 재채용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시간제 관리전담계약직으로 다시 채용되면 3년간 추가 고용이 보장된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신규 직원 채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자 신한은행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의 실천"이라며 "노사가 서로 한발씩 양보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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