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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투게더]1부 중소기업 성공뒤엔 금융 있다<br><2>은행이 선택한 첨단기술 픽셀플러스<br>고급기술로 '鄭게이트' 태풍도 이겼다
입력2004-07-19 18:59:09
수정
2004.07.19 18:59:09
창업직후 사건터져 자금압박으로 주저앉을뻔<br>CMOS센서기술로 '부품소재 사업자' 선정돼<br>기업銀이 앞장서 투자자 주선·자금지원 단행
[런투게더]1부 중소기업 성공뒤엔 금융 있다은행이 선택한 첨단기술 픽셀플러스고급기술로 '鄭게이트' 태풍도 이겼다
창업직후 사건터져 자금압박으로 주저앉을뻔CMOS센서기술로 '부품소재 사업자' 선정돼기업銀이 앞장서 투자자 주선·자금지원 단행
기업銀 동수원 RM지점 오경왕 지점장
이서규 픽셀플러스 사장
IT·BT벤처 기술력만으로 지원
2000년 10월 검찰이 한 벤처기업 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 이른바 ‘정현준 게이트’. 벤처 기업가였던 정씨가 사업확장을 위해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저축은행에서 수백억원대의 불법대출을 받고 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정ㆍ관계에 수십억원대의 뇌물을 제공했던 이 대형비리 사건으로 국내 벤처시장은 ‘동면(冬眠)’에 들어간다. 은행권은 물론 ‘될만한’ 벤처기업에 언제나 목말라 있던 벤처캐피털까지 투자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현준 게이트’가 터지기 6개월 전 회사를 설립, 대전 카이스트의 한 연구실에 둥지를 튼 픽셀플러스는 이 사건의 ‘후 폭풍’을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2000년 말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 있는 벤처캐피털 회사 30여 곳을 찾아가 투자를 호소했지만 어느 한 곳도 눈길을 주지도 않더군요. 정말 막막했습니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사장은 창업 직후 암담했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를 딛고 일어서 픽셀플러스는 창업 4년 만에 세계적인 CMOS 이미지센서(CIS) 공급업체로 발돋움한다. 픽셀플러스의 성공 뒤에는 이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굳게 믿었던 은행의 과감한 지원이 숨어있었다.
◇창업 직후의 위기=LG반도체와 현대전자의 ‘빅딜’ 이 이뤄진 직후인 2000년 4월 국내 굴지의 반도체회사를 그만둔 7명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퇴직금을 십시일반 모아 자본금 2억원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CMOS 이미지 센서 제조업체인 픽셀플러스는 이렇게 태어났다.
CMOS(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 이미지 센서란 최근 전세계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카메라폰의 핵심부품. 그들에게는 일본이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CCD(고체활상소자)센서를 CMOS 센서로 대체할 기술과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창업과 함께 시련은 시작됐다. 자본금 2억원과 벤처캐피털 회사로부터 투자 받은 3억원 등 총 5억원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반도체 설계장비를 구입하기에도 모자랐다.
때마침 터진 ‘정현준 게이트’ 등 대형비리 사건으로 벤처기업의 모럴헤저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자금지원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창업 직후 닥친 위기는 역시 기술력과 이를 인정한 정부 및 은행의 지원으로 극복됐다. 2000년 12월 산업자원부 주관 제2차 부품소재기술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것. 사업자로 선정돼 정부와 벤처캐피탈로부터 각각 11억원, 10억원을 지원 받았다. 이때 기업은행은 이제 막 문을 연 픽셀플러스에 각종 컨설팅과 투자자 주선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사장은 “자금조달 방법 등에 대해 제대로 몰랐던 시절이지만 당시 기업은행 투자팀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자금을 확보한 픽셀플러스는 대전을 떠나 수원의 경기벤처빌딩으로 회사를 옮겨 본격적인 제품개발에 착수한다.
◇기술력 하나보고 운전자금 지원=기업은행 본점이 투자부문을 맡았다면 동수원 RM지점은 2001년 5월부터 운전자금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 오경왕 동수원 RM지점장은 “매출도 전혀 없고 오로지 제품개발에 주력하는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픽셀플러스의 우수한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첫번째 위기를 넘긴 픽셀플러스는 이후 1년여 동안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 성과로 2002년 8월 31만화소급 CMOS 이미지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때 픽셀플러스는 또 한번의 자금난을 겪어야 했다.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양산에 들어가기까지는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고 이 때 투자자금과 대출금이 모두 바닥을 드러냈다. 그러나 두번째 닥친 위기는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었다. 국내 은행과 정부로부터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 받자 외국계 투자 펀드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지난해 4월 픽셀플러스는 일본과 홍콩 자본으로부터 4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안정적인 경영기반도 구축됐다.
픽셀플러스는 담보나 매출이 없어도 확실한 기술력이 있는 벤처기업이라면 은행권의 대출은 물?해외투자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로 손색이 없다.
◇창업 4년만에 매출 1,500억원 기업으로 성장=픽셀플러스는 이제 탄탄대로 들어섰다.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작년부터는 130만 화소급 CIS를 양산하고 있으며 200만 화소급 제품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내년에는 300만화소급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말부터 주력 제품인 CMOS 이미지 센서 샘플을 일본ㆍ중국ㆍ유럽 등지의 휴대폰 및 카메라모듈 업체에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에는 기업공개(IPO)도 예정돼 있다. 픽셀플러스의 뛰어난 성장 잠재력을 확인한 증권사들이 IPO(기업공개) 주간사 선정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동원증권이 최종 낙점됐다.
동반자가 된 기업은행 동수원 RM지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동수원 RM지점은 130만 화소급 CIS 양산에 필요한 원자재 구입비 등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무역금융 등의 방식으로 꾸준히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2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 규모가 올해는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말이 되면 전세계 CMOS 이미지센서 시장의 15%를 점유해 관련분야 세계 5대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입력시간 : 2004-07-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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