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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명품 브랜드'의 명성을 구축한 이랜드가 패션의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으로 성공신화를 넓혀가고 있다. 인수합병(M&A)한 브랜드들이 호실적을 내면서 올해 그룹 목표인 영업이익 1조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박성수(사진) 회장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이랜드'의 꿈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랜드그룹은 1·4분기 미국 및 유럽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스포츠 브랜드인 미국 케이스위스가 전년 매출의 40%를 3개월 만에 달성, 지난해 1월 인수 후 5월부터 영업 시작 뒤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탈리아 라리오(2010년 인수), 만다리나덕(2011년), 코치넬레(2012년) 등 7개 브랜드를 운영 중인 유럽 사업부 역시 매출 10%, 영업이익은 85% 성장했다. 글로벌 M&A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성장 본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케이스위스의 경우 이랜드는 인수 직후부터 인원 및 생산, 매장, 상품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경쟁력 강화에 매진했다. 국내에서 푸마와 뉴발란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성공 노하우를 접목해 빠르게 정상화했다. 이를 위해 이랜드는 지난해 1월 조직 문화 개편을 단행했다. 해외 사업부는 현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나이키와 푸마 등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현지 임원들을 CEO(최고경영자)와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유럽지사장 등으로 대거 영입·배치했다. 전직원 대상 설명회를 주기적으로 열어 합병된 직원들의 박탈감을 줄이고 조직 문화 통합에도 힘썼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랜드는 또 인건비가 상승한 중국을 벗어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지역으로 생산 공장을 다각화해 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목표 고객을 재정립하고 '미국 헤리티지 테니스' 콘셉트로 브랜드 정체성도 다시 세워 이탈 고객의 발길을 돌려세웠다.
지난해 처음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유럽 사업부문은 경기 회복 전 임에도 실적이 좋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보인 곳은 이탈리아 매스티지 브랜드인 코치넬레.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 1,200개 매장을 보유한 코치넬레는 최근 러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유통망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선보인 밀라노와 로마의 플래그십 매장은 해외 유수의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겨루며 선전하고 있다. 올 하반기 밀라노에 추가 매장을 선보이고 베니스 공항 면세점과 파리, 런던에도 대형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해 미국 사업부가 3,000억원, 유럽 사업부가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그룹 매출액의 3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 12조2,000억원의 매출액과 1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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