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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눈물겹게 버티다

제7보(141~200)


원래는 두 집 내고 살기 바빴던 하변 백대마가 15집쯤 살이 붙었다. 흑도 하변에서 백돌 4개를 잡아 8집을 지었으나 그 방면에는 원래 흑집이 5집쯤 있던 곳이므로 실제로 챙긴 이득은 별것이 없다. 이래서는 무조건 역전이다. 중국측 검토진에서는 환성이 터져나왔다. 6회까지 열린 삼성화재배에서 중국은 단 한번도 우승한 일이 없었다. 한국이 5회, 일본이 1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중국은 마샤오춘과 창하오가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제 중국기사 4명이 준결승을 치를 판이니 그 어찌 아니 기쁘랴. 조훈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재역전을 노리고 있었으며 마침내 기적적인 반집승리를 얻어내게 되는데…. 흑47의 역끝내기는 조훈현 특유의 버티기. 우상귀를 62의 자리에 막고 싶지만 그곳은 어차피 후수이고 참고도의 백1 이하 5의 끝내기를 당하면 역전의 기회가 전혀 없다고 여기고 이곳부터 차지하고 본 것. 승기를 잡은 뤄시허의 손길에는 가속이 붙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의 착점은 얄미울 정도로 정확했다. 좌상귀에 백92가 놓이자 흑의 패색은 더욱 짙어졌다. 목에 칼이 들어왔건만 조훈현은 93이하 99로 눈물겹게 버티고 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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