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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망치는 국회의 늑장

칠레 상원이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법안 처리를 미루기로 했는데, 더욱이 그 이유가 우리 때문이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칠레는 한국과의 FTA 법안을 지난달 26일 하원에서 통과시켰고 상원에서도 이달 중으로 비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 국회에서 FTA 체결 비준동의안이 계속 표류를 거듭하자 칠레에서도 일방적으로 의회 승인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급격히 형성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한ㆍ칠레 FTA에 대한 양국의 국회 비준은 상호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비준동의안은 지난 7월 8일 국회에 제출됐으나 소관상임위원회인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정치인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눈치보기에 급급, 처리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터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기간 중 한국의 농촌운동가 이경해씨의 자살사건이 발생해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졌다. 비록 칸쿤회의가 합의 없이 끝났지만 농업개방이 대세인 것이 확인됨에 다라 앞으로 농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다자간 협상에서 피해가 적게 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개방에 대비한 대응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한ㆍ칠레 FTA 체결은 절실하다.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다자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FTA 체결을 많이 한 나라는 시장 선점 및 협상력 제고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 FTA 체결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는 200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여개의 FTA가 발효될 전망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우리는 아직 단 하나의 FTA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6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7번째로 높은 무역대국으로서 아직도 `FTA외톨이`로 남아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한ㆍ칠레 FTA비준 지연에 따른 피해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거미줄처럼 얽힌 중남미지역의 FTA를 이용해 우회수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칠레간의 FTA가 최근 발효돼 우리가 받는 타격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가 계속 눈치만 본다면 경제적 손실은 가중될 것이 분명하며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더욱 난처한 지경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농가지원특별법과 병행해서 한ㆍ칠레 FTA비준안을 조속히 처리, 맡겨진 `숙제`를 마무리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남은 과제`인 아세안, 일본, 미국 등과의 FTA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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