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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공사 공식출범] "절대 방만경영 없다" 개혁 의지

이지송 사장 한달째 야근·면담 '강행군'

이지송 토지주택공사 사장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통합공사의 사업방향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 사장과 직원들과의 만남은 주말마다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8일 국토해양부 기자실에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지송 사장은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거대한 양 공사가 합쳐지면 더 방만 경영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마이크를 붙잡고 "방만경영 절대 하지 않겠다"며 모두가 깜작 놀랄 만큼 크게 소리쳤다. 현대건설 사장에서 대학 총장을 거쳐 '대수술'이 필요한 공룡 공기업의 사장으로 돌아온 그는 어깨는 무거웠지만 처음부터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고령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개혁을 위한 의욕 넘치는 자세는 지난 한달간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사장은 사장으로 내정된 직후인 지난 8월 말부터 바로 통합공사 설립준비단을 오가며 한달 내내 야근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오전7시3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해 오후10시를 넘겨 회사를 나섰다. 주말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지난달 12~13일에는 양 공사 처ㆍ실장과 지역본부장, 사업단장들을 모두 불러모아 1문1답 형식으로 현안에 대해 심층 면담을 실시했다. 이어 19~20일에는 본사 및 수도권 근무 2급 직원들 400여명과 본사 대강당에서 4시간 이상 면담했고 22일에는 차ㆍ과장급 직원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실무자의 의견을 들었다. 직원들과의 면담 중 점심시간이 되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 햄버거나 김밥이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이 사장은 서류로 업무 보고만 받기보다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양 공사 직원 한명 한명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직원들과 일일이 만나 끊임없이 '체질개선'을 주문했다고 한다. 특히 "며느리가 부엌에서 바쁜 시어머니를 도와주려다 그릇을 깨뜨린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방안에서 마냥 놀고 있는 며느리는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특유의 무책임과 무사안일을 벗어나지 않으면 통합공사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엄격한 모습과는 다른 섬세한 관심과 배려도 주목을 받았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들은 이 사장의 책상 위에는 별다른 집기는 없었지만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직원들의 인사카드철이다. 이 사장은 인사카드철을 항상 갖고 다니며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이력사항을 꼼꼼히 챙긴다는 것이다. 창립행사 준비사항을 체크하다 인사카드에 토목을 전공한 것으로 기록된 직원이 사무직 내근을 하고 있는 것을 본 이 사장은 "기술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 이번 출범 인사에 꼭 현장으로 가라"고 격려하고 인사팀에 전공과 소질에 따라 인사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 사장은 2003년 워크아웃 상태였던 현대건설의 수장을 맡으며 세가지 공약을 제시했었다. 경영정상화, 7,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미수금 해결, 충남 서산 개발이 그것으로 당시만 해도 외환위기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한 때라 무리한 목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2006년 퇴임 전까지 세가지 공약을 모두 이뤄냈다. 현대건설은 2005년 4,362억원이라는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경영정상화를 이뤘고 충남 서산 간척지는 태안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이라크 미수금 문제도 일거에 해결했다. 앞으로 금융 부채만 55조원에 달하는 거대 '부실' 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에 이 같은 '이지송의 마법'이 어떻게 발휘될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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