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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공'사태…어디로 튈지 모른다

'럭비공'사태…어디로 튈지 모른다 [美대선] '17일까지 공식발표 불능'만 확실 "미국민들은 지금 해도(海圖)없는 항해를 하고있다."(마이애미대학의 선거법 교수 테렌스 앤더슨) 21세기 첫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 속에 빠져있다. 현재까지 분명한 사실은 문제의 플로리다주 선거결과가 17일까지 공식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뿐이다. 최악의 상황은 재검표 결과에 한쪽이 승복하지 않고, 재투표주장을 내세우면서 법정까지 가게 되는 경우. 이에 대해서는 내로라는 전문가들도 이론상 절차만 설명할 뿐 실제로 닥쳤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자신 없어 하고 있다. 법정소송으로 비화될 경우 법원은 재선거를 명하거나 선거결과를 변경할 수도 있지만 중차대한 대통령선거에 대해 명명백백한 사기 행위도 없는데 이같은 판결을 내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이론적으로는 각 주별로 선거인단을 공식 임명하는 12월18일까지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플로리다법원이 젭 부시 주지사의 선거인단 임명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수정헌법 12조는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수'가 아닌 '임명된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대통령 당선요건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불리한 부시후보측도 총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부시진영은 고어후보가 미세한 차이로 승리한 아이오와와 위스컨신주의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는 맞불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아이오와와 위스컨신의 선거인단이 18명이므로 두 주가 재검표에서 부시쪽으로 역전될 경우 고어가 플로리다를 빼앗아와도 다시 부시측이 앞서게 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습은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듯한 양상이다. 고어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인 윌리엄 데일리 전 상무장관은 9일 일차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플로리다의 4개 카운티의 재검표를 수작업으로 다시 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유권자들의 소송을 지원하는 등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5명의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팜비치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수작업으로 재검표를 또다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부시측의 선거운동본부장은 돈 에반스도 "민주당이 플로리다주의 선거결과를 왜곡시키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민주주의가 희생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현재까지는 양측 모두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는 양상이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사건에 대해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 두 당사자는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대리인을 내세워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당사자가 직접 나섰다가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건 자칫 대통령 당선을 위해 미국의 민주주의 절차를 희생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언론 및 정치인들은 조심스럽게 해외 부재자까지 포함한 재검표 결과에 양측 모두 승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줄곧 민주당을 지지해온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의원들의 입을 빌려 재검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짙은 먹구름 속을 헤매는 상황이지만 수작업까지 거친 재검표결과를 양측 모두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여론의 압력 때문에 재검표가 끝나는 14일, 해외부재자 개표가 완료되는 17일로 미국 역사상 처음 겪는 대혼란을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17일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미국 정치는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수밖에 없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11/10 18:3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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