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국처럼 수업시간 늘려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어린이들은 매년 한국 어린이들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1개월이나 적다”며 21세기에 대비한 수업확충 모델로 한국을 직접 거론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히스패닉상공회의소에서 교육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을 통해 “새로운 세기에 도전하려면 학생들이 교실에서 더 많은 시간 동안 공부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바로 여기 미국에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학교일정은 21세기 경제를 준비하는 데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한 뒤 “바로 그것이 효과적인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 확대와 학교가 문을 여는 동안 더 많은 시간을 수업에 할애하는 방안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환경과 방식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의 책임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학교가 아무리 개혁적이고 교사들이 아무리 효과적으로 가르쳐도 학생들이 자신들의 교육에 책임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성공할 수 없다”며 “이는 학생들이 학교에 제때 등교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하며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필요할 경우 과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010년까지 미국의 대학생 졸업 비율을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리겠다”면서 “교육수준이 높은 경쟁력 있는 노동력을 키워내기 위해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확대 및 고교 퇴학률 감소노력 강화 등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각종 현안과 관련해 한국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10월15일 뉴욕주 대선후보 3차 토론에서 그는 “워싱턴DC의 학교 시스템은 오랫동안 엉망이었으나 지금은 훌륭한 교육감(미셸 리)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은 오바마 대통령의 단골 메뉴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조립 라인을 갖췄지만 한국산 배터리로 구동된다(2009년 2월24일 상ㆍ하원 합동연설)”고 했는가 하면 “한국은 수십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반면 미국이 한국에 파는 자동차는 고작 5,000대도 되지 않는다(2008년 6월1일, 사우스다코타주 유세)”며 무역 불공정을 꼬집기도 했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자주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된다.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그는 한인들과 자주 마주치며 한국인들의 근면성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DC의 공교육 재건에 나선 미셸 리 교육감, 정무비서관 역할을 하며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유진 강 등 한국계 인사들도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관심을 갖게 한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