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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에 호소 안먹힌다”/우수한 내구력·첨단 사양 장점

◎외제차 공세에 국내사 위기감/“기술개발만이 살길” 공감대 형성지난해 5월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 현대자동차의 다이너스티 신차발표회장. 정세영 명예회장. 정몽규 회장, 전성원 부회장, 박병재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차발표회는 다른 때의 발표회와 달리 비장감이 감돌았다. 『외제차는 희소가치 때문에 왜곡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이너스티는 벤츠, BMW 등과 경쟁한다는 마케팅포인트로 개발돼 다양한 첨단사양을 적용했다』. 박사장은 이날 시종일관 외제차에 대한 경계성 발언을 했다. 국내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가 외제차에 대해 이런 공격적 입장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실제로 다이너스티는 시트의 메모리기능과 아웃사이드 미러를 미리 세팅할 수 있는 IMS 등 그동안 국내시장에 선보이지 않았던 신기술이나 신규사양을 대폭 적용했다. 미려한 디자인과 꼼꼼한 마무리도 돋보였다. 현대가 다이너스티를 내놓은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대형차시장은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다이너스티의 출현은 외제차가 국내업체들의 기술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외제차 전시장에는 국내업체 연구진들이 종종 방문한다. 외제차의 내구력이 우수하다는 것도 국내업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산차 내구기간이 통상 3­4년인데 반해 외제차는 8년이상은 아무 이상없이 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업체들이 수출용과 내수용을 따로 만든다는 오해도 여기서 나온다. 결국 외제차시장의 일정정도 발전은 국내자동차산업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국내업체들도 이점은 인정하고 있다. 『사실 만들면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애국심에 호소하던 시절도 지났다. 기술개발과 서비스를 게을리하면 우리도 망한다는 위기감이 요즘 팽배해지고 있다』는 국내업체 한 최고경영자의 고백은 외제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팽배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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