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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유머·외모·사교술… 나만의 매력이 성공 무기

■ 매력 자본(캐서린 하킴 지음, 민음사 펴냄)


보수가 두둑한 금융업체에서 일하다 실직한 한 여성이 있다. 다이어트와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줄인 그는 10년은 젊어 보였다. 젊고 생기 있어 보이도록 헤어스타일도 짧게 바꿔 면접을 봤더니 3개월 뒤 컨설턴트 업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잡았다. 연봉은 50%나 올랐다. 책은 이 여성이 자신이 지닌'매력자본'을 제대로 뽐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매력자본'은 저자가 만든 조어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출신인 저자는 매력자본을 경제자본, 문화 자본, 사회 자본에 이어 현대 사회를 규정하는 제 4의 자산이라고 꼽는다. 아름다운 외모와 패션 스타일, 이성을 다루는 나름의 방법 등 한 사람을 매력적인 존재로 만드는'매력자본'이 일종의'조용한 권력'이라는 말이다.

매력 자본이 지닌 이점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1991년 영국에서 실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력적인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소득이 20% 많았고 여성은 13% 많았다. 키가 클수록 남성은 23%, 여성은 26% 소득이 많았다. 북미에서는 매력적인 남성이 14∼28%를 더 벌고, 매력적인 여성은 12∼20%를 더 벌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처럼 진가를 발휘하는 매력 자본이 왜 종종'외모지상주의'등의 말로 폄하돼 왔을까. 저자는 그 원인을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서 찾으며 보다 학술적으로 분석해 나간다. 그는 "대체로 매력 자본은 여성이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 시장을 이미 장악한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매력 자본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거나 부정했다"며 "매력 있는 여자에게'백치미'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풀이한다. 저자는 이어"여성의 성적 매력을 경멸한 페미니스트 역시 남성 우월주의 관점과 공모했다"고 꼬집는다.

매력자본과 성공의 연계성을 역설하는 저자는 오롯이 타고난'외모 프리미엄'만이 매력 자본의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매력자본에는 키나 피부색처럼 고정된 특징뿐만 아니라 활력, 사교술, 유머, 예의 범절, 춤 실력, 자기표현 기술처럼 배우고 키울 수 있는 능력도 포함된다. 저자는 지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 15년 이상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처럼, 각자 가지고 있으나 잊었던'무기'인 매력 자본을 밖으로 끄집어내 갈고 닦으라고 조언한다.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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